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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명품 문화역 탐방] (26) 말죽거리의 번화함 상징…신분당선 양재역의 '교차점'

[명품 문화역 탐방] (26) 말죽거리의 번화함 상징…신분당선 양재역의 '교차점'

양재역 승강장 벽에 설치된 대형 설치미술 '교차점' /송병형 기자



신분당선은 첨단 미디어 프로젝트로 승강장에 역마다 어울리는 테마를 형상화하고 있다. 양재역의 경우는 '교차점(Cross road)'이라는 첨단 미디어 설치물이 시민들을 맞이한다.

이 설치물은 유려한 곡선을 가진, 계단형 구조의 흰색공간이 4면을 차지하고 있는데 사거리 형태를 이루고 있다. 이는 양재역을 둘러싼 자연과 빌딩을 형태를 컨셉트화한 것이다. 4면의 흰색공간을 제외한 나머지 면은 영상이 흐른다. 흐르는 영상에는 숫자, 한글, 영문 등이 이동하고 점멸하며 서로 교류하고 이동하는 문화의 교차점을 형상화하고 있다. 양재 사거리의 정체성을 가리킨다.

양재동은 '어질고 재주있는 사람이 많이 산다'는 의미를 담고 있는데, 사실 '말죽거리'라는 애칭이 더 유명하다. 양재동은 옛부터 말죽거리라는 애칭으로 불리면서 양재역·양재원이 있었다. 조선시대에는 역원제도(驛阮制度)가 시행돼, 역과 원을 두고 중앙과 지방의 공문 전달, 관물·세공의 수송, 관료사행의 마필 급여와 숙식의 제공, 변방 군정의 보고 및 민정시찰, 비행관리의 규찰 등을 담당하게 했다. 양재역은 여러 역과 원들 중에서도 사상들의 상업활동이 활발하게 이루어진 주요 상업지역이었다.

양재역 승강장 벽에 설치된 대형 설치미술 '교차점' /송병형 기자



뿐만 아니라 양재역은 정보 교류의 장이기도 했다. 명종대에 있었던 정미사화(丁 未士禍)는 바로 양재역에 붙은 '벽서'에 시작됐다. 명종 2년(1547) 9월 부제학 정언각이 어느날 그의 딸을 전라도에 전송하기 위해 양재역까지 갔다가 벽서를 보게 된다. 벽서에는 붉은 글씨로 "위에 여왕이 집정하고 간신 이기등이 권력을 농락하여 나라가 장차 망할 것을 그대로 서서 기다리게 되었으니 어찌 한심하지 아니한가"라고 씌어 있었다. 당시는 명종이 어린 나이에 왕위에 오르자 왕의 모친 문정왕후가 수렴청정을 하면서 실질적인 통치를 하던 시절이었다. 벽서의 배후로 '도덕성'을 강조하던 사림이 지목됐고, 결국 사화로 이어졌다. 교차점 영상의 붉은 바탕은 과거 양재역 벽서의 붉은 글씨를 연상시킨다.

양재역 승강장 벽에 설치된 대형 설치미술 '교차점' /송병형 기자



양재역에는 다른 설치미술도 있다. 지하2층 환승통로에 설치된 김건주의 'Walkers'와 김경민의 '여기가 어디죠?', 두 작품이다.

김건주의 작품은 무지개색상의 선들이 다발을 이루어 직선으로 뻗어가다가 예리하게 꺽인 뒤 다시 뻗어나가는 형상의 조형물이다. 이 형상은 끊임없이 움직이고 이동하는 도시인들의 모습을 형상화한 것이다. 개인을 상징하는 각각의 단면에는 다양한 색채를 가미하여 현대인의 다양성과 삶의 동적인 모습들을 상징적으로 드러낸다. 이를 통해 도시를 살아가는 사람들의 모습과 다양한 일상들을 리드미컬한 컬러로 조형화해 삶에 대한 역동성을 보여준다.

김경민의 작품은 탐험복 차림의 여자와 아이의 청동 인물상이다. 마치 신세계를 구축하려는 탐험가처럼 멀리 바라보는 사람의 모습을 통해 예로부터 교통의 요지였던 양재역의 정체성을 보여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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