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트로人 머니 산업 IT·과학 정치&정책 생활경제 사회 에듀&JOB 기획연재 오피니언 라이프 AI영상 플러스
글로벌 메트로신문
로그인
회원가입

    머니

  • 증권
  • 은행
  • 보험
  • 카드
  • 부동산
  • 경제일반

    산업

  • 재계
  • 자동차
  • 전기전자
  • 물류항공
  • 산업일반

    IT·과학

  • 인터넷
  • 게임
  • 방송통신
  • IT·과학일반

    사회

  • 지방행정
  • 국제
  • 사회일반

    플러스

  • 한줄뉴스
  • 포토
  • 영상
  • 운세/사주
오피니언>칼럼

[임영권 박사 칼럼] 가을 환절기, 병(病)이 몰려온다

임영권 한의학 박사(아이조아한의원 수원점 대표원장)



처서(處暑)가 지나니 아침저녁 선선한 바람이 불어온다. 이렇게 더위가 한풀 꺾이고 야외활동하기 가장 좋은 계절이 되면 가을철 유행 질환이 슬며시 고개를 든다. 여름 무더위에 소진한 진액과 기력을 보충하지 못하고 다음 계절을 맞이한 아이는 환절기 일교차에 쉽게 감기, 비염, 배앓이 등 잔병치레를 할 수 있다. 이렇게 가을 동안 잔병치레에 시달리면서 면역력을 쌓지 못하게 되면 아이는 다가오는 겨울 추위에 더 고생하게 된다. 면역력 저하로 반복되는 유행 질환의 굴레에서 벗어나 건강한 겨울을 보낼 수 있도록 대비하는 시기가 바로 지금이다.

가을 환절기의 계절적 특징은 아침저녁의 일교차가 크고 건조한 바람이 분다는 것이다. 그래서 가을 문턱에 들어서면 잦은 감기, 천식, 기관지염, 폐렴 등 호흡기질환에 시달리는 아이가 늘어난다. 아침저녁에는 완연한 가을날처럼 보여도 낮에는 햇볕이 뜨거워 실내에서는 에어컨을 사용하기도 한다. 체온조절능력이 미숙한 아이들은 계절이 바뀌면서 생활환경이 변화하는 것만으로도 면역력 저하를 불러올 수 있는데, 밤낮으로 찬 공기에 노출되니 호흡기질환이 잦을 수밖에 없다. 특히 기관지가 예민하고 폐 기운이 허약한 아이들은 더욱 힘들다. 문제는 가을에 감기, 천식, 기관지염, 폐렴 등 호흡기질환을 달고 산 아이들이 겨울철에도 유행성 독감을 포함해 호흡기질환을 반복하게 된다는 것. 이런 경우 떨어진 기력을 보하고 호흡기 면역력을 강화하면서 폐 기능을 북돋워야 한다.

아이 키 성장은 물론 학습까지 방해하는 비염, 축농증도 찬바람 부는 가을에 더 심해진다. 재채기, 콧물, 코 막힘 등 감기 초기 증상과 비슷하기도 하고 감기와 함께 비염 증상이 재발하는 경우가 많아 원래 비염, 축농증이 있던 아이라면 감기를 조심해야 한다. 환절기면 으레 그러려니 하고 비염 증상을 방치했다간 추운 계절 내내 콧물과 재채기로 고생하게 되고, 결국 만성비염으로 자리잡을 수 있다. 아이에게 코 건강이 중요한 이유는, 코로 숨을 쉬어야 잠을 잘 자고, 머리도 개운하며, 입맛도 좋기 때문이다. 즉 아이가 비염, 축농증 같은 콧병에 시달리면 코가 막히고 입에서 비릿한 냄새가 나 음식 냄새를 잘 맡지 못해 식욕을 잃는다. 기력을 회복해야 할 가을에 식욕마저 없으면 아이는 성장에 필요한 영양을 얻지 못한다. 자는 동안 코 막힘, 코골이, 후비루(코가 목 뒤로 넘어가는 것)로 인한 기침 등으로 숙면을 취하지 못해 성장호르몬 분비는 물론 뇌를 비롯한 각 신체기관의 휴식도 방해를 받는다. 학교에서는 연신 코를 훌쩍이거나 손으로 만지는 등 수업에 집중하기도 어렵다. 결국 만성 피로에 스트레스가 쌓이고 체력적으로 뒤처지면서 신체 전반의 면역력이 떨어질 수 있다.

원래 비염이 있던 아이라면 증상 완해기인 여름 동안 꾸준히 호흡기 면역력을 키워두고 코 점막을 튼튼히 해두는 것이 건강한 가을을 맞이하는 방법이다. 만약 가을 환절기에 증상이 나타났다면 비염 증상을 유발하는 생활환경, 즉 아침저녁 찬 공기, 찬 음식, 건조한 바람, 매캐한 냄새나 연기, 미세먼지 등을 조심하고 원인과 증상에 대해 병행 치료를 하는 것이 필요하다. 황기, 길경, 진피, 맥문동 등의 약재를 사용해 폐기의 기운을 보강하는 것과 동시에 상처 나고 민감한 코 점막을 한방 연고(청비고)와 한방용액 스프레이(청비수) 등으로 치료한다. 집에서는 깨끗한 물로 코세척을 해주는것도 매우 좋다.

잦은 배앓이, 장염도 가을철 자주 나타나는 질환이다. 여름은 무더위로 아이스크림, 찬 음료를 많이 섭취하기 때문에 속이 냉해져 아이들은 소화기(비위) 기능이 많이 저하된 채로 가을을 맞이하게 된다. 만약 가을이 되어도 먹는 것도 시원찮고, 잦은 배앓이나 소화불량, 설사 등으로 영양 흡수도 원활하지 못하다면 소화기 전반의 건강을 점검해보고 기운을 회복시키는 것이 좋다. 늦가을부터는 장염 바이러스가 유행하기 때문에 소화기 기능이 저하된 아이는 장염으로 고생할 수 있다. 여름 동안 냉해진 속을 가을에 보해야 다가오는 겨울 추위를 견디고, 봄철 성장까지 이어질 수 있다. 한방에서는 우선 산사, 백출, 대조, 진피, 후박, 지실 등의 약재가 처방된 한약으로 속을 따뜻하게 보하고 소화기 전반의 기능을 회복시킨다, 집에서는 약한 복통이나 소화불량처럼 증상이 가벼울 때는 귤껍질차(진피차)가 좋고, 구토나 설사까지 동반할때는 목과차가 좋다. 복부 뜸이나 마사지 등을 함께 해 속을 따뜻하게 하면서 비위의 기혈순환을 원활하게 해 영양의 소화와 흡수를 돕는다.

천고마비의 계절은 누구에게나 똑같이 찾아오지 않는다. 속이 편안하고, 잘 먹고, 잘 자는, 잔병치레가 없는 아이에게 찾아온다.
트위터 페이스북 카카오스토리 Copyright ⓒ 메트로신문 & metroseoul.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