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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회>사회일반

[인터뷰] "토론으로 '고민하는 힘' 키우는 모바일 세상 만들어가요"

이동현씨가 지난 7월 2일 서울시 시민청에서 열린 MCN(다중채널 네트워크) 토론에서 참가자와 대화하고 있다./프리고



랩톱 컴퓨터 바탕화면을 떠돌던 청년의 시선이, 대뜸 맞은편으로 초점을 옮겨와 도전적인 눈빛으로 변했다.

"기존 언론의 잘못을 되풀이하지 않을겁니다."

남들처럼 전철에서 스마트폰 화면에 몰두하던 이동현(28)씨는 대형 포털의 실시간 검색어 순위 안에 갇혀버린 콘텐츠 순환에 질려버렸다. 같은 고민을 하던 기자 한 명과 지난 5월 '생각을 여는 모바일 미디어' 프리고(Prigo)를 세운 이유다.

이름에는 프리즘(Prism)과 고(Go)를 합쳐, '세상을 바라보는 다채로운 빛을 보여준다'는 의미가 담겼다.

지난 1일 신사동 가로수길에서 만난 이씨는 뉴미디어 종사자로서 느껴온 고민을 쉴틈없이 쏟아냈다.

"콘텐츠가 특정 소재로 쏠리고 있어요. 광고주가 조회수에만 연연하니, 그 성과 역시 조회수로 매몰되기 때문이죠. 아무리 의미 있는 내용도 돈 안 되면 외면받는 현실을 잘 압니다."

피키캐스트에서 콘텐츠 제휴 업무를 하는 이씨는 약에 내성이 생기듯, 자극적인 내용만 선택받는 모바일 세계를 걱정하고 있었다.

"뉴미디어 환경은 확산도 빨라서 거짓여론에 쉽게 휩쓸리는 경향도 있죠."

남의 댓글에 집착하기 전에, 자신의 생각을 정리하는 문화가 요원했다. 급변하는 미디어 환경에 대한 고민도 섞였다.

이들은 우선 '토론으로 답을 조명한다'는 뜻을 담아 '토답토답 뉴미디어 플러스'라는 서브브랜드를 내놨다. 서울시 시민청에서 세 차례 이어진 토론에 총 30만원을 지원받았다. 현직자를 포함해 10명이 모여 이야기했다.

7월 22일 주제는 '나쁜 뉴스는 어떻게 만들어지나'였다. 이날 토론의 원칙도 둘이었다. 현직자는 강연 하지 말 것. 토론할 때 발언 우선권도 없다.

"현직자가 일방적으로 말하지 않는 방법을 고민한 결과죠. 대신 우리가 아젠다를 위해 관련 키워드를 찾아서 맥락을 파악합니다. 탁자를 둘러싸고 앉는 순간, 누구든 이야기를 꺼내는거죠."

현직자를 포함한 참석자 열 명이 두 시간 동안 토론한다. 그는 이 자리에서 미디어오늘 금준경 기자가 '가짜 뉴스는 없다. 나쁜 뉴스가 문제'라는 주장을 펴 신선했다고 한다.

다음 단계는 책이었다. "세 차례 진행한 토론에 대한 관심도와 질문 수준이 높은 6명을 모아서 '토답토답 북플러스'를 시작했어요."

이들은 '나라다운 나라'를 주제로 정한 뒤, 다문화와 교육, 통일, 복지를 소주제로 정했다.

"다문화 관련 현직자를 섭외해서 어떤 책이 토론하기 좋을지 협의합니다. 정해진 책을 읽고 세 시간동안 모여요."

처음 1시간은 자신의 생각을 글로 적는다. 토론을 거친 뒤에는, 처음 쓴 글을 고쳐 프리고 블로그에 올린다. 북플러스는 서울시 청년허브에서 100만원을 지원받았다. 총 네 번의 모임 중 두 번의 토론이 남았다.

프리고의 토론은 '실현' 단계로 접어들고 있다. 금천구 도시재생사업에 대한 의견을 모으는 '금천구 플러스'가 이달 말 열린다. 6명이 주말 아침마다 모여 11월 말까지 활동한다. 예산 500만원은 금천구에서 지원한다.

"이번 일은 우리 콘텐츠로 모바일에 영향을 줄 초석입니다. 토론 결과를 전자책으로 출판해 정책 제언으로 이어갈 겁니다."

이들은 글뿐만 아니라 영상 제작에도 나설 예정이다. 주요 주제에 대한 콘텐츠를 풍성하게 만들기 위해서다.

"하이네켄 광고가 영감을 줍니다. 페미니즘에 대한 의견이 극과 극인 남녀가 만나요. 이들 앞에 갑자기 상대방의 생각을 이야기하는 영상이 나오죠. 그리고 안내문이 뜹니다. '토론 하려면 하이네켄을 마시고 진행하세요. 아니면 떠나시라'고요. 이들은 떠나는 척 장난하다가 진지하게 상대 의견을 경청합니다. 토론이, 민주주의가 재밌어지는 순간이죠."

지원금으로 토론해 운영하는 '모바일 미디어'에 수익성이 있는지 물었다. 이씨는 "커뮤니티 시장이 생각보다 넓다"며 "앞으로 교육시장에 토답토답을 접목할 생각도 한다"며 눈썹을 올렸다.

이씨가 바라보는 시장은 다른말로 공론장이다. "문재인 정부에 대한 무조건적인 칭찬을 경계해야 합니다. 아젠다에 대한 공감을 넓히면서, 상식과 민주주의 발전에 기여하고 싶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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