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트로人 머니 산업 IT·과학 정치&정책 생활경제 사회 에듀&JOB 기획연재 오피니언 라이프 AI영상 플러스
글로벌 메트로신문
로그인
회원가입

    머니

  • 증권
  • 은행
  • 보험
  • 카드
  • 부동산
  • 경제일반

    산업

  • 재계
  • 자동차
  • 전기전자
  • 물류항공
  • 산업일반

    IT·과학

  • 인터넷
  • 게임
  • 방송통신
  • IT·과학일반

    사회

  • 지방행정
  • 국제
  • 사회일반

    플러스

  • 한줄뉴스
  • 포토
  • 영상
  • 운세/사주
금융>은행

[르포] 금융권 채용문 열렸는데…'4차 산업혁명'에 우는 비전공자

53개 금융사가 공동으로 13일 서울 동대문디자인플라자(DDP)에서 '청년희망 실현을 위한 금융권 공동채용박람회'를 개최했다. 이날 구직자들이 채용공고게시판을 들여다 보고 있다./채신화 기자



금융사 53개 공동 채용박람회 개최, 정장 무리 줄이어…비전공자 "블라인드 채용도 한계 있을 듯"

"신규 채용 확대하면 뭐해요. 비전공자는 여전히 갈 곳이 없는데…."

새 정부의 '일자리 창출' 기조에 금융권들이 채용문을 활짝 열고 있다. 4차 산업혁명으로 금융의 판이 바뀌면서 지점·인력을 축소해 오던 금융사들이 채용 박람회를 여는 등 신규 채용에 적극적으로 나서는 추세다.

그러나 금융사들이 ICT(정보기술)·핀테크 쪽으로 채용을 확대하면서 인문계열 등 비전공자들 사이에선 여전히 금융권 취업문이 '바늘구멍'이란 볼멘소리가 나온다.

53개 금융사가 공동으로 13일 서울 동대문디자인플라자(DDP)에서 '청년희망 실현을 위한 금융권 공동채용박람회'를 개최했다. 이날 오전 9시 40분경 은행 현장면접에 응시하는 지원자들이 박람회장 개장을 기다리고 있다./채신화 기자



◆ 현장면접 노린다…정장 무리 줄이어

은행·보험·카드사 등 금융사들이 13일 서울 동대문디자인플라자(DDP)에서 '청년희망 실현을 위한 금융권 공동 채용박람회'를 개최했다. 이날 행사는 금융위원회와 금융감독원이 후원하고 6개 협회가 53개 금융사와 공동으로 마련했다.

오전 10시 박람회 시작 한 시간 전부터 이미 박람회장은 정장을 입은 취업준비생들로 북적였다. 특히 이날 국민·신한·KEB하나·우리·농협·기업은행 등 6개 은행에서 실시하는 현장면접에 응시하기 위한 구직자 수백 명의 대기줄이 길게 이어졌다.

박람회장이 열리자마자 기업은행에서 현장면접을 본 한 모씨(28)는 "인성 위주의 면접을 봤는데, 분위기가 나쁘지 않았다"며 안도의 한숨을 내쉬었다. 그는 "은행 업무가 적성에 맞아 7개월째 금융권 취업을 준비 중"이라며 "금융사들이 너무 채용을 안 해서 현재 다른 직종에서 인턴을 하고 있는데, 이번에 채용 인력을 늘린다고 해서 다시 도전하게 됐다"고 말했다.

현장면접 응시자들은 오후에도 줄을 이었다. 현장 면접 통과자는 일반 서류전형 합격자와 동일한 대우를 받는 데다, 이날 면접을 실시한 은행들이 학력 등을 보지 않는 '블라인드 채용' 방식을 선택한 영향이다.

국내 1호 인터넷전문은행인 케이뱅크도 부스를 마련하고 취업 상담을 제공했다. 김성철씨(27)는 "케이뱅크는 이제 막 출범했기 때문에 다른 은행에 비해 취업 정보가 부족해서 박람회장을 찾았다"며 "다른 시중은행에 비해 유니크한 장점이 있어 지원을 준비하고 있다"고 말했다.

정장 차림의 구직자 사이에 10대 고등학생들도 삼삼오오 친구들과 무리 지어 다니며 채용 상담을 받았다.

서울 종로 대동세무고등학교에서 온 19살 이수현, 윤혜선, 백승연 학생은 졸업하기 전 취업 준비를 하기 위해 직접 박람회에 신청했다. 이들은 "영업직을 희망하는 친구들은 벌써 면접을 보고 있다"며 "우리는 사무직을 희망하기 때문에 채용분위기나 정보를 얻기 위해 왔다"고 말했다.

53개 금융사가 공동으로 13일 서울 동대문디자인플라자(DDP)에서 '청년희망 실현을 위한 금융권 공동채용박람회'를 개최했다. 사진은 박람회장 전경./채신화 기자



◆ 비전공자에게 기회? 혹은 좌절?

이번 박람회에선 4차 산업혁명 등 급변하는 은행권의 현주소를 체감할 수 있었다. 금융사들은 4차 산업혁명 시대의 인재상을 주제로 특강을 하거나 신(新)금융일자리를 소개했다.

이에 정부와 금융권에선 금융의 변화된 환경이 새로운 일자리를 창출할 것이라고 보고 있다. 하영구 은행연합회장은 "금융권은 빅데이터 분석가 등 새로운 직무를 개발하고 핀테크 기업과 협업을 통해 새로운 일자리 창출을 위해 최선의 노력을 다하고 있다"고 말했다.

그러나 인문계열 등 비전공자들의 표정엔 먹구름이 끼였다. 국문학을 전공한 취업준비생 신 모(27)씨는 "인문대생에게는 핀테크 바람이 반갑지만은 않다"며 "금융사들이 블라인드 채용을 하고 채용 규모를 확대한다고 해서 기대했지만 IT 직군 등만 기회가 많아진 것 같다"고 토로했다. 그러면서 그는 "벌써 금융권 취업 준비한 지 2년차에 접어들었는데 비전공자로서의 한계를 느끼고 얼마 전부터 AFPK(국제공인재무설계사 취득하기 위한 자격) 자격증 준비를 시작했다"고 했다.

이 같은 상황에 비전공자들은 ICT 등 관련 분야에 대한 '새로운 스펙'을 쌓는 모양새다. 내년 월 졸업을 앞둔 경영학과 박기열(26)씨는 "금융권 취업을 준비하다 보니 핀테크가 필연적이었다"며 "그 방향성에 맞추기 위해 경영정보시스템 등 정보보안 공모전이나 ICT 연계 전공 등을 준비했다"고 말했다.
트위터 페이스북 카카오스토리 Copyright ⓒ 메트로신문 & metroseoul.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