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좁은 골목길을 지나는 차량 사이드미러 등에 고의로 신체일부를 부딪치는 수법으로 보험금을 타낸 20대들이 경찰에 검거됐다. 이들은 보험사와 수사기관의 의심을 피해기 위해 자신들의 인적사항을 번갈아 사용하는 등 치밀함까지 보였다. 이 같은 보험사기는 우리 일상에선 물론 배우 등과 같은 유명인에게도 예외가 아니었다.
13일 우리 사회에 만연한 보험사기를 뿌리 뽑기 위해 출범한 보험범죄방지연구포럼에선 배우 한예슬 씨가 지난 2011년 겪었던 뺑소니 논란이 화두였다. 당시 한 씨는 빌딩 주차장 입구에서 포르셰 승용차를 몰다 사이드미러로 도모 씨의 신체일부를 친 혐의를 받았다. 다만 경찰 조사 결과 이는 보험사기 행각에 지나지 않았던 것으로 드러났다.
경찰은 당시의 사고 장면이 담긴 CCTV 화면을 분석해 도 씨가 받은 충격은 미미한 수준이었고 충돌도 피할 수 있었다고 발표했다. 이날 출범 기념 세미나에서 박성지 대전보건대 교수는 "국립과학수사연구원의 컴퓨터 시뮬레이션 기술을 활용하여 한씨의 억울함을 풀 수 있었다"고 설명했다.
국내 보험사기 행각이 이 처럼 도를 넘어서고 있다. 국회에 따르면 최근 4년간 국내 보험사기로 인한 피해액은 2조5000억원에 육박한다. 보험사기로 적발된 인원만 30만명을 훌쩍 넘어섰다. 전체의 86% 가량이 자동차보험 등 손해보험 사기였다. 무려 1조2000억원에 달했다. 국회가 지난해 보험사기 조사와 수사절차를 적시한 보험사기방지 특별법을 제정했음에도 불구 법 취지가 무색한 실정이다.
국내 보험사는 현재 자체적으로 보험사기 전담조직(SIU)을 확충하고 보험사기 혐의자에 대한 적발 활동을 강화하고 있다. 금융당국도 빅데이터 등을 활용해 보험사기를 무력화시키겠다고 공식 선포하고 나섰다. 그러나 보험사와 금융당국의 이 같은 노력에도 보험사기를 예방하는 효과는 미미한 수준이다. 결국 정책을 추진하는 노력이 부실한 것 아니냐는 지적이 나온다. 보험사와 금융당국은 보험사기 예방 시스템을 한데 모아 최선의 방안을 강구할 필요가 있을 것으로 보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