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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피니언>기자수첩

[기자수첩] 그래서 우리은행은 누구겁니까?



"계파갈등이요? 없다고 얘기하지만 있죠. 윗선에선 특히 심합니다."

지난 1월 우리은행장 공모에 나선 한 후보자가 행 내 계파 갈등에 대해 입을 열었다. 그의 입을 열기까지는 어렵지 않았다. 그도 어느 한 편에 서 있었기 때문이다. 다른 후보자도 마찬가지였다. 당시 대부분의 후보자는 계파 갈등에 대해 인정했다.

그러나 상업은행 출신인 이광구 행장이 연임에 성공하면서 상황이 묘하게 흘러갔다. 우리은행은 지난 1998년 한일은행과 상업은행이 합병한 이후로 각 은행 출신이 번갈아가며 행장을 맡고 있다. 관례대로라면 이순우 전 행장(상업) 다음엔 한일은행 출신이 행장을 맡아야 했지만 상업 출신인 이광구 행장이 두 번이나 연달아 행장에 올랐다. 아니나 다를까. 이 행장은 6개월 만에 물러났다.

공식적으로 밝힌 이유는 '채용비리 사태'에 따른 도의적 사임이었다. 지난달 정의당 심상정 의원은 직접 입수한 문건을 공개하며 우리은행이 특혜성 채용을 했다는 의혹을 제기했다. 결국 연루된 간부 3명이 직위 해제되고 이 행장은 퇴임했다. 은행을 뒤흔든 이 사태의 진원지가 계파 갈등이라는 점에서 혼란이 가중됐다. 상업은행 출신이 연달아 행장을 한 것에 불만을 가진 한일은행 출신이 내부 문건을 심 의원에게 제보했다는 후문이다.

여기에 정부가 슬쩍 발을 들이밀었다. 예금보험공사는 지난해 우리은행의 지분(29.7%)을 털어내며 은행의 자율경영을 약속했다. 이에 우리은행은 올 초 행장 공모 대상을 내부 출신으로 한정하고 사외이사를 과점주주들로 구성했다. 그러나 불과 10개월여 만에 손바닥이 뒤집혔다. 차기 우리은행장 후보에 외부 인사가 포함된 것.

더 이상 내부 정치가 아닌 객관적 경영을 할 외부 인사가 필요하다는 의견도 나온다. 그러나 문제는 낙하산이다. 새 정부에서 금융권 수장에 관료나 OB(올드보이) 출신이 선임되고 있는 가운데, 우리은행도 이미 정해진 인사가 있다는 얘기가 나온다. 우리은행장이 관치 시험대라는 말이 나오는 이유다.

안팎으로 혼란스러운 상황이다. 올해 시도했던 금융지주사 전환, 잔여지분 매각 등의 과제도 자연스레 미뤄졌다. 이 와중에 신한과 KB는 실적으로 1위를 다투고 하나금융지주는 치고 올라온다. 최근 만난 한 고위관계자가 '예보, 과점주주, 한일은행, 상업은행, 우리은행'을 손가락으로 헤아려가며 받는 이 없는 질문을 던졌다. "주인이 너무 많은 것 아닌가"라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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