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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성오의 심리카페] 도대체, 여자들은 무엇을 원하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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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성오 당신의마음연구소장

 


정신분석학을 창시한 프로이트에 대한 우스개 같은 이야기가 있다. 그런데 매우 진실된 이야기로 생각하는 이야기이다. 평생 사람의 마음을 이해하기 위해 애쓰던 프로이트가 죽으면서 다음과 같은 말을 했다는 것이다. "도대체, 여자들은 무엇을 원하는 것인가?"

우리는 보통 에로스를 말할 때 '남자는 동물이다'라고 말한다. 그래서 '남자의 정신은 생식기에 있다' 던가 '시각에 성적인 욕구가 있다' 던가 같은 말을 한다. 진화 심리학에서는 남자라고 불리는 동물은 나이가 적던 많던 엉덩이둘레와 허리둘레의 비율이 10대 7 비율의 소위 S라인이라면 무조건 짐승처럼 침을 흐린다고 설명하기도 한다. 뭐 그렇지 않다고 말하기에는 이제는 너무나 일반적으로 알려진 사실들이라 따로 아니라고 말하지는 않겠다.

그러면 반면, 여성은 어떤가? 여성들은 짐승이 아니라 현모양처로서의 소양을 가진 인간이기 때문에 욕망을 남성보다 잘 다스리고 또 여성은 남자들처럼 성적인 욕망을 마음대로 펼치게 되면 임신이라는 위험한 상황에 처하기 때문에 쉽게 성적 관계를 가지지 않으려고 한다. 등등의 설명들을 한다. 그런데 이러한 여성에 대한 시각은 어떤 면에서는 남성들의 '희망사항'일 가능성이 오히려 더 높다는 진실을 알려주는 연구들이 소위 말하는 성 심리학 혹은 성학에서 나오고 있다.

남자인 필자의 입장에서 보면 참 외면하고 싶은 진실이지만 여성의 욕망은 남성의 욕망보다 복잡하고 더 격렬하고 또 폭발적이어서 남성들이 감당하지 못하는 두려운 영역을 가지고 있다고 밝혀지기 시작하였다. 특히 매우 실질적인 여성의 성에 대한 과학적 연구들을 통해 볼 때 우리가 문화적으로 끊임없이 개념을 주입하고 있음에도 여성의 성욕이라는 힘은 대개 감정적 친밀감과 안정함만으로 촉발되지 않거니와, 지속되지도 않는다는 사실에서는 더욱 프로이트의 질문이 다시 떠오르지 않을 수 없다.

특히 더 충격적인 것은 남성들의 마음에 더 위안이 되겠지만 여성들도 위안이라고 믿는 또 하나의 억측인 여성의 에로스는 남성의 리비도에 비해 일부일처에 훨씬 더 적합하다는 믿음이 허구일 가능성이 높다는 사실이다.

필자가 이런 이야기를 강의 때 하면 많은 여성들은 호기심 반 신기함 반의 반응을 보인다. 반면, 남성들은 웃으면서 애써 외면하는 듯 하나 필자와 같은 남자 모두에게서 느껴지는 마음속 깊은 곳에서 올라오는 불안감이 눈에 보인다. 어떻게 보면 남성은 본능적으로 알고 있는 것일 수 있다. 바로 내가 사랑하는 여성이 내가 알고 있는 것과 다른, 내가 감당하지 못하는 욕망을 가지고 있다는 어떤 생각과 관련된 불안감 말이다. 이러한 불안감은 우리가 문화의 신조로 여기는 일부일처제의 신념에 관련된다. 이런 면에서 보면 남성들이 여성의 욕망에 대해 할 수 있는 가장 적극적인 대처는 억압이라고 할 수 있고 또 이러한 억압과 폭력적인 통제 방식의 문화적 역사적 예는 어디서는 찾을 수도 있다.

임상장면에서는 이런 여성의 욕망과 관련된 남녀 관계의 갈등을 자주 접하게 된다. 사실 여성들의 욕망을 보는 것은 남성 치료자인 필자에게도 매우 두려운 영역이 되기도 한다. 그러나 분명한 것은 남성들이 이러한 여성의 욕망을 더 정확히는 자신이 사랑하는 여성의 욕망을 이해하지 못한다면 더 이상 좋은 관계를 이끌 수 없는 시대에 살고 있다는 점이다.

일부일처제는 우리가 가장 소중하게 여기는 규범이자 또 가장 확고하게 자리 잡은 이상적인 문화로 간주된다. 아마 많은 독자들도 일부일처제를 우리가 사랑의 목표로 삼아야할 대상을 정해주는 것뿐 아니라 이뤄야 할 가족의 형태, 적어도 꿈이라도 꾸는 이상적인 가정의 모습도 정해준다고 믿을 것이다. 또 좋은 부모란 어떠해야 한다는 우리의 신념도 사실 일부일처제가 만들어 준 것이라고 볼 수 있다.

우리는 흔히 여자들은 선천적으로 일부일처제라는 규범에 더 협조적인 지지자이며 생물학적으로도 이 충실함에 더 적합한 성적 자아를 가졌다고 많은 사람들이 믿어왔다. 그러나 특히 남성에게는 충격적이거나 더욱 내적 불안감을 가져다 줄 진실은 이러한 믿음이 일종의 동화일 가능성이 높다는 점이다.

그렇다면 우리 남성들은 어떻게 할 것인가? 이슬람 문화처럼 배신을 하는 여성을 돌로 치는 문화를 더욱 가혹하게 구축해야 하는 것일까, 아니면 이 진실을 통해 더 여성과 깊이 있는 대화를 하고 이해하는 과정을 통해 더 굳건한 사랑을 만들어 낼 것일까? 아마도 그 선택은 남성 본인에게 있을 것이다.

필자가 경험한 여자에 대해 확실한 것은 남성이 만나는 여자는 어머니가 아니라는 사실이다. 오직 한 남자를 끝까지 지켜주고 사랑해주는 대상은 여자가 아니라 그 남자의 어머니일 가능성이 더 높다. 그러니 여자를 만나는 남성들은 자신이 만나는 대상이 어머니가 아니라는 사실을 받아들이는 것부터 시작해서 여자에 대한 환상으로부터 벗어나는 것이 둘 관계를 현실적이며 성숙되게 하는 시작이 될 것이다. 싫던 좋던.

그래서 필자도 궁금했고 궁금하고 앞으로도 궁금할 것 질문은 "도대체 여자는 무엇을 원하는 것일까?" 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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