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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상미 기자의 '와이, 와인(Why, wine)']<41>4900원 와인, 그 아름다운 가격에 대해

안상미 기자



가끔 아줌마라는 점이 서글플 때가 있다. 예를 들면 햇살이 너무나 좋은 날 가장 먼저 든 생각이 빨래 참 잘 마르겠다는 것일때.

이번에도 그랬다. 이 와인을 당장 마트에 가서 사야겠다고 느낀 곳은 지난 주말 재활용 쓰레기 분리터였다. 보통 공병 버리는 곳에 가면 소주나 맥주병 말고 와인병은 우리집에서 먹은 것 밖에 없었는데 이날은 왠일인지 같은 와인병이 쌓여있었다. 어떤 와인이 정말 많이 팔렸다는 걸 재활용 쓰레기를 버리러 갔다가 알게되다니.

(왼쪽부터)도스코파스 까버네소비뇽, 도스코파스 레드 블렌드 /이마트 월간가격



공병 포대에 그득 들어있던 와인은 '도스코파스'였다. 이마트가 국민가격이라며 4900원에 내놓은 와인이다.

이미 동네 맘카페에서는 반응이 폭발적이었다. 이유는 매력적일만큼 싸서. 역시 너무나 아줌마적이지만 비싼 와인은 당연히 맛있어야 하고, 싸면 싸기 때문에 맛있는게 우리들이다. 물론 거슬리지 않은 만큼의 맛은 기본 전제다.

와인의 출발점 역시 가격이었다. 와인은 비싸다는 편견을 깨기 위해 수제맥주 한 잔 가격이나 커피 한 잔 가격과 비슷하게 4900원으로 책정했다.

해외도 아닌 국내에서 4900원 와인의 탄생이 가능했던 비결은 압도적인 대량 매입이다.

기존에 이마트가 해외 와이너리로부터 와인을 수입하는 경우 단일 품목 와인의 평균 수입 개런티 수량은 평균 3000병 가량이었다. 반면 이번에는 와이너리에 평소 대비 약 300배가 넘는 100만병을 개런티하면서 가격을 크게 낮췄다.

도스코파스(Dos Copas)는 스페인어로 '두 잔'이라는 뜻이다. 만원도 채 되지 않는 가격에 다른 두 병의 와인을 맛볼 수 있다는 말이다.

칠레에서 생산된 '도스코파스 카버네소비뇽'은 카버네소비뇽 품종 100%로 만들었다. 품종 특유의 과실미와 탄닌을 느낄 수 있었지만 복합미나 무게감보다는 가볍게 먹기 좋은 정도였다.

스페인에서 생산된 '도스코파스 레드 블렌드'는 템프라니요와 가르나차(그르나슈)를 섞어 만들었다. 붉은 과실향이 풍부한 가운데 부드럽고 깨끗해 특별한 안주없이도 홀짝거리기 좋은 맛이었다.

이달 1일 출시된 '도스코파스 까버네소비뇽'은 지난 26일까지 26만병이 팔렸다. 하루 평균 판매량이 1만병이다. 기존 인기와인도 1년 판매량이 7~8만병에 불과하다는 점을 감안하면 와인시장의 판을 뒤흔드는 수치다. 구매 고객 중 최근 6개월 동안 와인을 한번도 구매한 적이 없는 고객 비중이 55% 넘어설 정도로 신규 고객 유입에 성공적이었다.

지난 14일 2차로 출시된 '도스코파스 레드 블렌드' 역시 6일간 4만병이 넘게 팔렸다.

도스코파스 덕에 이마트 와인매출은 8월 휴가시즌 임에고 맥주, 소주를 포함한 주류 전체 매출 중 개별 상품으로 2위를 차지했다. 수량으로 따져도 소주보단 적지만 대부분의 맥주보다도 많이 팔리고 있는 수준이다. 맥주 대신 와인, 아니 와인을 물처럼 마실 날이 멀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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