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적 순(順)으로 대학 진학, 그리고 유턴 입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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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적 순(順)으로 대학 진학, 그리고 유턴 입학

최종수정 : 2019-10-21 08:24:07

성적 순(順) 대학 진학, 그리고 유턴 입학

안연근 한국전문대학교육협의회 진학지원센터장

안연근 한국전문대학교육협의회 진학지원센터장
▲ 안연근 한국전문대학교육협의회 진학지원센터장

필자가 고교 교사로 재직했을 때다. 졸업생인 제자가 학교로 찾아왔다. 수도권의 명문대학에 진학했던 학생이라 기억이 났다. 'OOO구나. 웬일이야?' '네. 다시 수능 원서접수하려고요.' '아니! 지금쯤 대학 졸업할 때 되지 않았어?' '네. 막상 대학에 가서 공부해보니, 제 적성에 맞지 않고 취업도 어려울 것 같아 올해 휴학했어요.' '그렇구나. 다시 수능 보려고?' '네.' '….' 순간, 제자의 진로지도를 잘못했구나! 성적에만 맞추어 진학지도를 했구나! 라는 자괴감이 들어 할 말을 잃었다.

어찌 이 학생뿐이랴! 일반대를 졸업한 뒤 혹은 일반대 재학생이 전문대로 재입학하는 현상이 늘고 있다. 지난 10월4일 국회 교육위원회 위원장인 이찬열(바른미래당) 의원이 한국전문대학교육협의회로부터 제출받아 국감에서 발표한 자료에 따르면, 최근 5년간 전문대 유턴 입학생이 7285명에 달하고 있다. 유턴 입학생의 경쟁률도 높아지고 있는 추세다. 실제로 한국전문대교협의 '전문대 U턴 입학 현황(경쟁률)'을 살펴보면, 2015년 4.0에서 ▲2016년 4.4 ▲2017년 5.1 ▲ 2018년 6.0 ▲2019년 5.5 등 꾸준히 높은 경쟁률을 유지하고 있다.

재입학은 개인적으로나 사회적으로 큰 낭비임에도 불구하고 '유턴' 입학 현상이 지속되는 이유는 무엇일까? 흥미와 적성에 맞지 않는 전공 공부, 대졸자들의 취업난이 원인일 것이다. 지난 5년 동안 교육부와 한국교육개발원이 발표한 고등교육기관 졸업자들의 취업 통계를 보면, 전문대 취업률은 항상 일반대보다 높고, 격차도 점차 벌어지고 있다. 2012년 졸업자의 취업률은 전문대가 68.1%였으며 일반대는 66%로 취업률 격차는 2.1%p였다. 2017년 졸업자의 경우 이 격차는 7.2%p로 더 벌어졌는데, 전문대 취업률은 69.8%, 일반대는 62.6%였다.

또한 전문대에는 일반대에서 흔히 볼 수 없는 특성화된 전공들, 예컨대 카지노, 크루즈, 메이크업, 게임, 애니메이션 웹툰, 드론, 3D, 안경광학, 애완동물, 노인케어, 장례지도, 실용음악 전공 등이 개설되어있다. 흥미와 적성을 뒤늦게 발견한 학생과 성인들이 이들 전공을 찾아 재입학하거나 평생교육 차원에서 입학하는 사례가 많다.

지금은 4차 산업혁명 시대이다. 인공지능과 로봇, 빅 데이터와 클라우딩, 3D 프린팅과 퀀텀 컴퓨팅, 나노, 바이오 등 거의 모든 지식정보 분야뿐만 아니라, 생산과 소비, 운송과 교통, 교육과 보건의료, 소통과 미디어 등 사회 전반 시스템에서 혁신적인 변화가 일어나고 있다. 학령인구 급감으로 대학도 필요하면 언제든지 입학하고 졸업하는 평생교육 체제가 될 가능성이 크다. 이런 상황이 발생하면 대학 서열화는 약화되고 대학 특성화는 가속화될 것이다.

파괴적으로 변화하는 시대에 대학 진학의 행태도 혁신해야 한다. 명문대 간판이 취업을 보장하지 못하는 시대이기 때문이다. 성적순에 맞추어 대학에 진학하고 보자는 구태에서 벗어나, 소질과 적성에 맞는 전공, 미래에 유망한 전공을 찾아 진학하는 풍토는 이미 시작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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