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트로人 머니 산업 IT·과학 정치&정책 생활경제 사회 에듀&JOB 기획연재 오피니언 라이프 AI영상 플러스
글로벌 메트로신문
로그인
회원가입

    머니

  • 증권
  • 은행
  • 보험
  • 카드
  • 부동산
  • 경제일반

    산업

  • 재계
  • 자동차
  • 전기전자
  • 물류항공
  • 산업일반

    IT·과학

  • 인터넷
  • 게임
  • 방송통신
  • IT·과학일반

    사회

  • 지방행정
  • 국제
  • 사회일반

    플러스

  • 한줄뉴스
  • 포토
  • 영상
  • 운세/사주
오피니언>기자수첩

[기자수첩] 바릴라와 리그레인드의 '오픈 이노베이션'



며칠 전 공유주방 위쿡에서 연 '밋업 행사'에서 러스티 슈왈츠 대표는 미국 실리콘밸리에 위치한 자신의 공유주방 '키친타운' 출신 스타트업 한 곳을 소개했다. 맥주 제조 공정에서 버려진 부산물로 곡물가루를 만드는 '리그레인드(ReGrained)'다. 두 명의 대학생이 만든 리그레인드가 음식물의 40%가 버려지는 미국의 심각한 문제를 해결하고 있다.

그러나 러스티 대표가 리그레인드를 소개한 이유는 따로 있다. 리그레인드가 대기업과 스타트업의 협업 모델을 만들고 있기 때문이다. 러스티 대표는 리그레인드의 두 대표를 세계 최대 파스타 기업인 이탈리아의 '바릴라'에 보냈다. 대량 생산 기술, 연구·개발, 엔지니어링 등에서 도움을 받고 오란 뜻에서였다.

그러나 오히려 반대로 이 작은 팀은 몇 조 달러 규모의 회사를 뒤흔들어놓고 왔다. 리그레인드의 전략을 인상 깊게 본 바릴라는 '업사이클링'을 회사의 중요 전략으로 삼고 관련 분야에 투자하겠다고 선언했다. 세계 최대 식료품 회사 중 한 곳이 작은 스타트업의 아이디어를 채택한 것이다. 바릴라는 지난해 9월 리그레인드는 250만 달러 규모의 투자를 진행했다. 두 회사는 손을 잡고 지속가능한 식품 시장을 만들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 이들의 '오픈 이노베이션'은 지난 8월 큰 회사와 작은 회사의 좋은 협업 사례로 뉴욕타임스에도 소개됐다.

이렇듯 최근 글로벌 대기업과 스타트업의 협력 사례가 늘고 있다. 포브스가 선정한 글로벌 500대 기업의 52.4%는 적극적으로 스타트업과 오픈 이노베이션에 나선다. 이 중 상위 100개 업체의 스타트업 협력 비율을 68%에 달한다. 이들은 기술 자문·제품 및 서비스 공유·인큐베이터 운영 등의 방식으로 스타트업과 손잡고 있다.

하지만 한국의 대기업과 스타트업은 여전히 오픈 이노베이션에 소극적이다. 한국무역협회가 최근 발간한 트레이드 포커스 보고서에 따르면 국내 제조업 기업의 83%는 혁신의 주체로 '자체 개발'을 꼽았다. 서비스업도 마찬가지다. 폐쇄형 이노베이션 구조를 여전히 고수하고 있는 것이다.

한국 기업에도 개방형 혁신 문화가 필요하다. 대기업과 스타트업이 오픈 이노베이션을 펼칠 플랫폼을 구축해야 한다. 스타트업의 반짝이는 아이디어와 대기업의 산업 기반이 힘을 합친다면 산업 전체에 혁신의 바람을 가져올 수 있다. 한국에도 제2의 '바릴라와 리그레인드'가 탄생하기를 기원한다.
트위터 페이스북 카카오스토리 Copyright ⓒ 메트로신문 & metroseoul.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