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조선업계가 독보적인 액화천연가스(LNG) 운반선 기술력을 앞세워 중국 기업과의 치열한 수주 경쟁에 나선다. 4일 업계에 따르면 국내 조선 3사(HD한국조선해양·삼성중공업·한화오션)는 올 하반기 업계에서 중요한 업적으로 평가되는 카타르 LNG 프로젝트 2차 발주전을 준비 중이다. HD한국조선해양은 LNG운반선 17척의 건조 계약을 체결해 2차 발주를 본격화했다. 카타르에너지는 지난달 27일 HD현대중공업과의 LNG운반선 17척 건조 계약에 대한 합의 각서(MOA)를 체결한 바 있다. 이를 통해 HD한국조선해양은 당초 예상보다 더 많은 LNG운반선을 수주했다. 한화오션과 삼성중공업은 카타르와의 협상이 한창이며 가격 협상의 마무리 단계에 들어섰다. 이번 카타르 2차 프로젝트는 총 40척에 달하는 선박 발주가 이뤄진다. 국내 조선사의 수주 목표는 40척을 모두 싹쓸이 하는 것이다. 문제는 최근 중국 업체들이 LNG운반선을 수주하면서 한국 조선업체를 추격한다는 점이다. 중국은 최근 카타르와 LNG 장기 구매계약을 체결하는 등 영향력을 넓히고 있다. 중국 국영 에너지기업 페트로차이나는 카타르에 매년 400만톤씩 27년간 석유를 구매하기로 계약을 체결했다. 이같은 중국 국영기업의 카타르 LNG구매 계약이 LNG 운반선 발주에 영향을 줄 수 있다는 우려가 있다. 그러나 국내 조선사들은 우수한 LNG선 건조 기술력으로 중국 벽을 넘을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특히 조선사의 선두 업계로 꼽히는 HD한국조선해양의 기술력이 돋보인다. 이번에 수주한 LNG운반선에는 HD한국조선해양의 자체 개발 기술 'LNG재액화시스템(Hi-ERSN)'이 탑재될 예정이다. LNG재액화시스템은 화물창에서 발생하는 증발 가스를 완전히 재액화해 공기 중에 흔한 질소로만 냉매를 구성하는 최첨단 친환경 기술이다. 또 기존 시스템보다 20% 이상 에너지 효율을 높일 수 있다. 또한 LNG운반선에는 HD한국조선해양의 '차세대 공기 윤활 시스템(Hi-ALS)'이 탑재된다. 공기 윤활 시스템은 선체 표면에 공기를 공급해 마찰을 낮춰 연료 소모와 탄소 배출을 줄일 수 있는 친환경 에너지 절감 장치다. 국내 조선사는 LNG 연료 공급 시스템에서도 우세한 기술력을 갖췄다. LNG 추진 장치가 원활하게 작동하려면 LNG를 일정한 온도와 압력으로 내보내야 하는데 이 과정에서 고도의 기술력이 요구된다. 특히 HD한국조선해양과 HD현대중공업에서 개발한 '고효율 연료공급시스템(Hi-eGAS)'의 기술력이 뛰어나다. 고효율 연료공급시스템은 LNG추진선의 연료 공급 과정에서 버려지는 열을 재활용하는 것이 특징으로 기존보다 연료 소모와 탄소 배출량을 각각 1.5% 줄일 수 있다. 이 외에도 국내 LNG 운반선에는 국내 조선사가 주력 제작하는 '멤브레인형 화물창'을 쓰고 있다는 강점도 있다. 화물창은 LNG 저장고로 LNG를 운반할 때 매우 중요한 역할을 한다. 화물창 내·외부 간 열전달을 차단해 내부에 저장된 LNG의 기화를 막고 바깥에 접해 있는 선체가 극저온에 노출돼 손상되는 걸 방지하기 때문이다. 멤브레인형 화물창은 선박과 연료 탱크가 하나로 일치된 게 특징이며 판이 얇아 더 많은 LNG를 운반할 수 있어 공간의 효율성을 높일 수 있다. 또 선체 내부에 화물창이 있어 외부와 맞닿은 표면적이 작아 바람의 영향을 적게 받는 게 장점이다. LNG운반선 주도권을 유지하기 위해서는 차세대 친환경 선박 분야에서 기술개발을 적극 추진 해야 할 것으로 전망된다. 액화이산화탄소 운반선을 비롯해 암모니아, 메탄올 운반선 등의 설계와 건조에 지속해서 힘을 쏟아야 한다는 분석이다. 한편 지난해 1차 프로젝트 당시 카타르의 국영 석유회사 카타르페트롤리엄(QP)은 총 65척을 발주했으며 당시 국내 조선업계가 이 중 53척 수주를 휩쓸었다. 구체적으로 한화오션 19척, 삼성중공업 18척, HD한국조선해양 17척 등을 수주한 바 있다.
업계 훈풍에도 홀로 역주행하면서 주주들의 손실이 이어지고 있는 대표주들이 있다. 네이버와 카카오는 글로벌 빅테크 기업들의 상승세에도 내리막길을 걷고 있으며, SK이노베이션은 유가 급등과 함께 부상한 정유주 기대감에서 배제되고 있는 상황이다. 삼성전자도 엔비디아의 수혜를 입으며 주가 상승 흐름을 보였었지만, 부진한 3분기 실적 전망과 함께 제자리걸음을 반복하고 있다. ◆빅테크주 흥행에서 제외된 '네카오' 3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네이버와 카카오의 주가는 지난달에만 각각 6.06%, 8.62%씩 하락했다. 챗GPT 열풍과 함께 글로벌 빅테크 기업들이 생성형 인공지능(AI)으로 인한 훈풍을 맞고 있지만 네카오의 주가는 오히려 역진하고 있다. 지난 8월 24일 네이버는 훈훈한 전망과 함께 초거대 AI 모델 '하이퍼클로바X'를 공개했다. 하지만 공개 이후 예상보다 저조한 반응에 주가는 떨어졌다. 공개 당일에는 전 거래일보다 6.26% 올랐지만 다음날 바로 -7.86%로 추락했다. 현재까지는 12.00% 하락했다. 카카오도 연내 초거대 AI '코GPT 2.0'를 공개할 예정이다. 다만 현재까지 부진했던 실적과 시세조종 관련 의혹 등이 불거지면서 투자 심리는 위축되고 있다. 카카오페이와 카카오게임즈의 주가도 올해에만 24.81%, 43.00%씩 하락하며 위기감을 더하고 있다.이창영 유안타증권 연구원은 "AI 기술 공개, 헬스케어 신사업 시작 등 성장성 회복 모멘텀 등으로 하반기는 상반기 대비 실적 및 밸류에이션(가치평가)이 회복될 수 있다"며 "3분기 실적이 시장 예상치를 상회할 가능성이 높고, 4분기 실적에는 계열사 실적 상승으로 인한 전체 실적 개선이 예상된다"고 분석했다. ◆SK이노, 정유주 혹은 배터리주...주주환원 기대도 저조 업계 훈풍에도 주가가 지지부진한 종목은 정유주에서도 발견할 수 있다. 국제 유가가 고공행진을 이어가자 지난달에 에스오일(8.49%), HD현대(12.18%), GS(6.25%) 등이 모두 상승했다. 반면, SK이노베이션은 16.16% 떨어졌다. SK이노베이션 종목토론방에서는 '배터리주 오를 때는 정유주라고 떨어지고, 정유주 오를 때는 배터리주라고 떨어진다', '주주들 주머니 털어서 빚 갚지 말고, 주주 친화정책을 시행해라' 등의 불만이 쏟아지고 있다. 설상가상으로 2차전지주도 일제히 내리막길에 들어서면서 개미(개인 투자자)들을 배신하고 있다. 앞서 진행된 SK이노베이션의 1조3000억원 규모의 유상증자도 주가에 영향을 미쳤다. 유상증자 발표 당시 채무 상환에 30% 가량을 사용하겠다고 밝히면서 주주들의 반감을 사기도 했다. 이외에도 연구개발(R&D) 캠퍼스 조성 등 시설자금에 사용하겠다고 전했기 때문에 결론적으로 부채상환 및 SK이노베이션 별도의 장기 투자 재원 마련을 위해 이번 유증이 결정된 셈이다. ◆무너진 '8만전자' 기대감...장미빛 전망에도 주가 '흐림' 지난달 삼성전자는 엔비디아 훈풍에 힘입어 전고점(9만1000원)을 넘어설 것이라는 전망이 나왔었다. 이에 따라 지난달 1일 6.13% 가량 급등했던 주가는 상승세를 이어가면서 지난달 15일 7만2000원까지 터치했다. 당시 삼성전자가 엔비디아에 '고대역폭메모리(HBM)3'를 공급한다는 이슈가 호재로 작용했다. 게다가 메모리 반도체 업황이 4분기부터 반등 기미를 보일 것으로 전망되면서 주가 상승세도 예상된 상태였다. 다만 삼성전자의 실적 부진이 이어질 것이라는 증권가의 예상이 나오면서부터는 하락세를 기록했다. 결국 마지막 거래일이었던 지난달 27일 종가 기준으로 6만8400원까지 내려오면서 '6만전자'에 머물렀다. 김록호 하나증권 연구원은 "삼성전자의 3분기 영업이익이 기존 대비 하향 조정되는 부분이 부담스럽지만 주가의 방향성을 결정하는 디램(DRAM) 업황의 방향성은 명확하다"며 "DRAM의 흑자전환, 낸드(NAND) 업황의 바닥 확인이 임박한 현시점은 비중 확대 구간"이라고 분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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