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풍과 MBK파트너스(이하 MBK연합)가 고려아연 공개매수에서 5.3%의 지분을 확보하면서 국민연금의 역할이 중요해졌다.
15일 업계에 따르면 MBK연합이 지난 14일 공개매수를 마무리하며 고려아연 전체의 38.47%, 의결권 기준 48%을 확보하면서 최윤범 고려아연 회장 일가 측의 우호 지분 등 33.99%를 넘어섰지만 양측모두 과반의 지분을 확보하지 못한 만큼 7.83%의 지분을 가진 국민연금이 주총 표 대결의 캐스팅보트를 쥐게됐다.
MBK 연합은 결제일인 17일 주당 83만원에 청약 지분을 매입할 방침이다. 당초 예정했던 목표 매입 수량엔 못해 절대적 우위를 차지하진 못했지만 향후 임시 주주총회를 통한 이사회 장악을 통해 영향력을 확대한다는 전략이다.
고려아연 정관에는 이사 수에 제한을 두지 않고 있다. 이사 수는 현재 13명으로 MBK연합이 신규 이사를 12명 이상 선임하면 기존 이사인 장형진 영풍 고문과 함께 이사회를 장악할 수 있다.
다만 최윤범 고려아연 회장 측과의 의결권 차이가 크지 않다는 점에서 결과를 쉽게 예측하긴 힘들다.
현재 MBK연합의 공개매수가 종료되면서 고려아연의 지분 구조는 ▲MBK·영풍 38.47% ▲최윤범 회장 및 우호지분 33.9% ▲국민연금 7.83% ▲자사주 2.4% ▲기타주주(17.4%)로 구성된다.
23일까지 진행되는 최 회장 측의 공개매수가 마무리 되면 지분율에도 변화가 예상된다. 최 회장 측은 주당 89만원에 최대로 물량을 사들인다는 계획이다.
MBK연합이 확보한 5.34%를 제외하면 현재 남은 물량은 14.66%로 추정된다. 최 회장과 손을 잡은 베인캐피탈이 매입하는 2.5%를 제외하면 최 회장 측이 얻을 수 있는 자사주 물량은 12.16%이다. 다만 자사주는 의결권이 없다.
결국 주총 표대결에 필요한 의결권을 기준으로 ▲MBK·영풍 45.2% ▲최윤범 회장 및 우호지분(베인캐피탈 포함) 42.5% ▲국민연금 9.16%이 된다. 양측의 차이가 2.7%포인트에 불과해 국민연금의 결정에 따라 이들의 경영권 분쟁도 정해질 전망이다.
아직까지 국민연금은 고려아연 경영권 분쟁에 특별한 움직임을 보이지 않고 있다. 하지만 최근 정치권에서 고려아연이 국가기간산업을 영위한다는 점을 강조한 만큼 국민연금의 선택에 대한 관심도 집중되고 있다.
국민연금은 앞서 올해 3월 열린 고려아연 정기 주주총회에서 진행된 영풍과 고려아연의 표대결에서 고려아연 측 안건에 모두 손을 들어준 바 있다. 고려아연의 미래 신사업과 중장기 기업 가치 향상에 힘을 실어주겠다는 의지를 내비쳤다.
고려아연 관계자는 "고려아연 경영진과 임직원 일동은 국가기간산업을 지켜낸다는 일념으로 절대로 해외에, 그것도 중국에 우리의 기업을 팔아 넘길 수 없다는 필사의 각오로 대응하겠다"며 "앞으로 '비철금속 세계1위 고려아연'을 '친환경에너지 소재기업'이라는 더 큰 세계1위로 키워, 주주가치를 제고하고, 주주들의 성원에 보답하겠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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