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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수첩] 고려아연 경영권 분쟁 '회사는 멍든다'

기자수첩

1949년부터 반세기 넘게 우호협력 관계를 이어온 영풍과 고려아연이 이별의 끝자락에 서있다. 오랜기간 협력하며 성장해왔지만 결코 아름다운 이별은 아니다.

 

한달 전 영풍이 MBK파트너스와 고려아연 공개매수에 나서면서 이들 기업의 존재감은 수면 위로 급부상했다. 단순히 고려아연의 경영권을 두고 치열한 분쟁을 펼치는 것으로 판단하는 이들도 많다. 그러나 영풍과 고려아연의 인연은 남다르다.

 

영풍 전신 영풍기업사는 고 장병희 전 회장과 고 최기호 전 회장의 동업으로 탄생했다. 경북 봉화 연화광산에서 채굴한 아연광을 아연과 납 같은 비철금속으로 제련하는 석포제련소를 운영했다. 이후 기업은 빠르게 성장해 나갔고 생산능력 확장을 위해 아연광 수입에 유리한 바닷가 온산에 제련소를 구축한다. 이를 운영하기 위해 고려아연을 설립하고 2대 주주인 고 최기호 전 회장이 경영권을 행사했다. 당시에도 양사의 관계는 의심할 여지가 없었다.

 

그러나 아름다운 인연은 3세 최윤범 회장이 고려아연의 경영을 맡으며 갈라지기 시작했다. 최근에는 양측이 치열한 공방전을 벌이고 있다. 영풍과 MBK파트너스 측이 최 회장의 경영 능력을 비판했다. 이후 최 회장은 영풍·MBK파트너스에 대해 회사경영과 미래보다는 단순히 돈을 목적으로 경영권을 확보하려한다고 주장했다.

 

문제는 이같은 싸움이 지분 확보를 위한 '쩐의 전쟁'으로 확대되면서 '승자의 저주'도 고개를 들고 있다. 지분 확보를 위해 양측이 투입하는 자금만 약 5조원에 육박한다. 누군가 고려아연의 경영권을 갖게 되든 후폭풍은 피할 수 없는 수준에 이르렀다. 결국 과도한 금액을 지불해 인수한 후 실질적인 이익을 얻지 못하면 자연스럽게 회사의 미래도 위축될 수 밖에 없다.

 

이처럼 고려아연 경영권 분쟁이 극으로 치닫으면서 고려아연과 거래해온 고객사들도 조심스러운 모습을 보이고 있다. 일각에서는 MBK연합이 경영권을 가져갈 경우 고려아연의 핵심기술진들의 이탈로 이어져 핵심 원자재 공급망도 위협을 받을 수 있다는 우려의 목소리도 나오고 있다.

 

회사의 발전을 위해 시작된 경영권 다툼이 올바르게 흘러가는지 의문이다. 세계 최고의 비철금속 제련 기술을 보유한 우리나라 핵심 기간산업인 고려아연이 누군가의 욕망을 채우기 위해 흔들려서는 안된다. 최 회장이 기자회견에서 장 고문에서 오해를 풀고 싶다는 의지를 내비친 만큼 창업세대에 시작된 아름다운 동행이 최악의 결과로 끝나지 않길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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