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전자가 반도체 리더십 사수를 위해 내년에 첫 선을 보일 고대역폭메모리(HBM) 6세대 'HBM4'를 반전 카드로 삼고, 개발에 주력할 방침이다. HBM은 해마다 신제품이 나오는 만큼 빅테크들은 매년 최신 HBM을 찾고, 내년에는 HBM4가 시장의 주인공이 될 수 있다.
앞서 삼성전자는 3분기 반도체(DS) 부문 실적 악화에 대한 사과문을 내고 현상황에 대해 심각하게 받아들이고 있음을 드러냈다. 삼성전자는 위기 타개를 위해 고수익 제품인 HBM의 최대 수요자 엔비디아(NVIDIA)가 HBM4 탑재 모델 계획을 밝힌 데 따라 신속한 HBM4 개발에 사활을 건다. 이를 위해 삼성전자는 낡은 조직문화 쇄신과 메모리 반도체, 파운드리, 시스템LSI까지 아우른 사업 범위 정리에 돌입했다.
16일 반도체 업계 관계자에 따르면 최근 삼성전자 내에서 희망퇴직과 함께 사업부 내 인력 이동이 계속되고 있다. 경쟁사 보다 앞선 6세대 HBM 개발이 목표다.
올해 2월 삼성전자는 업계 최초로 HBM3E 12단을 선보이고 올해 3분기 중에는 엔비디아(NVIDIA) 납품 및 양산을 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그러나 지난 2분기 HBM3E 8단을 3분기 중 양산하겠다고 밝힌 후 추가적인 메시지가 나오지 않으면서 삼성전자가 엔비디아의 퀄(성능) 테스트를 못 넘었다는 게 기정사실화 됐다. 현재 경쟁사인 SK하이닉스와 마이크론은 엔비디아에 HBM3E 8단을 납품 중이다. 더불어 두 기업은 9월 HBM3E 12단 양산도 시작했다.
삼성전자는 HBM3E가 아닌 ,HBM4 개발을 통해 전세역전을 노리고 있다. 엔비디아가 내년 출시할 주요 제품에 HBM4 적용을 예고한 탓이다. 엔비디아는 내년 출시할 차세대 최고 프리미엄 모델 GPU '루빈'에 HBM4 8개, 2027년 출시할 '루빈 울트라'에 HBM4 12개 탑재할 계획이다. 여기에 더해 현 최고사양 모델인 블랙웰 울트라에만 HBM3E 12단을 적용할 계획이었으나 최근 준프리미엄 모델인 B200A에 HBM3E 12단을 적용하겠다고 밝혔다. 엔비디아가 계획한 칩셋이 기존 블랙웰의 HBM3E 보다 더 많은 HBM을 요구하는 만큼 선제적인 HBM4 개발이 현 상황을 뒤집을 수 있는 키워드라는 판단이다.
삼성전자는 안팎에서 제기되는 조직에 관한 다양한 비판을 수용하며 기술 리더십 확보를 위한 개발 토대 마련을 진행 중이다.
삼성전자는 매년 연말 인사를 내고 조직 개편을 진행했으나 이미 일부 조직은 인사 이동과 개편이 이뤄진 것으로 알려졌다. 더불어 고령화 한 조직 쇄신과 다각화 하는 과정에서 집중도가 떨어진 사업 정리도 진행한다. 한국CXO연구소 조사에 따르면 삼성전자는 최근 3~4년 사이 CL3(차·부장급)에 해당하는 40대 이상 직원이 늘고 20대 직원의 수가 줄어드는 추세다. 이에 지난달부터 CL3 직급(차·부장급) 이상에 대한 희망퇴직 신청을 받고 있다. 인건비 절감과 함께 사업체 고령화로 인한 기업 내 문화 개선이 필요하다는 판단이다.
사업의 집중화 작업도 이어가고 있다. 비핵심 분야인 발광다이오드(LED) 사업에서 철수하고, 기존의 LED 사업인력은 메모리와 파운드리에 재배치할 예정이다. 또 R&D 인력을 메모리 공정 현장으로 투입해 전반적인 문제 진단을 하기로 했다. 파운드리 설계 등 비메모리 영역 또한 중요하지만 특히 메모리 반도체에서의 경쟁력 확보를 최우선으로 두는 것으로 알려졌다.
윤상직 전 산업통상자원부 장관은 이달 열린 한국경제인협회 주최 행사에서 삼성전자가 처한 현 위기 상황에 대해 조직문화 변화의 필요성을 설명했다. 윤 전 장관은 "AI 기반 사업 환경에서는 나 혼자 잘해서는 안 되며 생태계 내에서 협력하는 문화가 중요하다. 조직 문화, 기업 문화를 바꿔야 한다"며 "삼성전자가 내부 유보 자금을 어떻게 활용해 이 생태계를 빠르게 조성하느냐가 관건"이라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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