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려아연 최대주주 MBK파트너스(이하 MBK)가 내달 23일 개최되는 임시 주주총회에서 이사회 재구성에 성공할 경우 주주들의 가치 회복을 위해 기업 지배구조를 전면 개혁키로 했다. 최윤범 회장 체제 출범 이후 고려아연의 주주 가치가 지속 하락했는데, 그 근본 원인이 지배구조에 있다는 진단에 따른 것이다.
MBK는 10일 서울 소공동 롯데호텔에서 기자간담회를 열어 '고려아연 지배구조 개선과 주주가치 회복 방안'에 대해 설명했다. 이날 MBK는 전체 주주 가치의 회복을 위해 주식 액면분할, 자사주 전량 소각, 분리선출 사외이사 후보 소수주주 추천 등 주주가치 보호 방안을 시행할 것을 강조했다.
김광일 MBK 부회장은 이날 "고려아연 주주 가치가 하락한 것은 숫자로 증명이 된다"며 "3~4년간 기업 지배구조가 나빠져서 기업 가치가 떨어진 것"이라고 말했다.
MBK는 자체 계산 결과 총 주주 수익률이 2021년 32%에서 2022년 15%로 하락했으며, 2023년에는 -5%로 축소됐다고 설명했다. MBK가 계산한 총 주주 수익률은 기간 말 주가(주당 배당가액 포함)에서 기간 초 주가를 뺀 값을 기간 초 주가로 나눈 값이다.
MBK는 최 회장이 이그니오홀딩스 인수, 원아시아파트너스(중학교 동창 사모펀드) 등 검증이 있었는지 의심되는 불투명한 투자를 취임 후 약 38건(1조3000억원) 집행했다면서 최 회장의 독단적 경영 문제에 대해 지적했다.
최 회장이 고려아연 공개매수 과정에서 차입한 대출금 9000억원을 포함해 고려아연의 최근 5년간 기업가치 훼손 규모는 약 2조5000억 원에 달한다는 게 MBK의 추정치다.
이를 해결하기 위해 MBK는 선진 거버넌스 체제를 위해 집행임원제 도입을 통한 감독형 이사회를 구축하고, 주주환원 및 참여 정책을 실행하겠다고 밝혔다. 소유와 경영을 분리하고 전문 경영인 체제를 도입하겠다는 것이다. 새 이사회에는 최윤범 회장 측도 참여하도록 한다는 방침이다.
MBK는 주주환원 방안으로 ▲주식 액면분할을 통한 거래 유동성 증대 ▲보유 자사주의 전량 소각 ▲배당정책 공시 정례화 등을 제안했다. 주주 참여방안으로는 ▲감사위원이 되는 사외이사를 소수주주가 추천한 후보 중 선임토록 하는 근거 규정 마련 ▲주주권익보호 사외이사 제도 도입을 공약했다.
김 부회장은 "원아시아펀드 출자와 이그니오홀딩스 투자와 같이 무분별하고 검증 안된 투자 행위가 재발하지 않아야 한다"며 "최 회장의 독단 경영을 감시하지 못하는 현재의 지배구조를 바꾸지 않고서는 고려아연의 미래가 암울할 수 밖에 없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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