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트로신문 나원재 기자] SK 계열 결합상품 시장 점유율이 50%를 넘었을 것이란 예상에 관련 업계가 요동치는 분위기다.
SK텔레콤이 CJ헬로비전을 인수·합병(M&A)할 경우 방송통신 시장의 독과점을 우려하는 목소리가 높아지면서 미래창조과학부의 합병 승인 여부에 업계의 관심이 집중되고 있는 것.
이런 가운데 정보통신정책연구원(KISDI)이 곧 발표할 지난해 통신시장 경쟁상황평가가 핵심 쟁점으로 떠오를 전망이다.
17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KISDI의 통신시장 경쟁상황평가가 다음 주쯤 발표될 것으로 알려진 가운데 SK그룹 계열 통신사들의 이동전화를 포함한 결합상품 시장 점유율은 50.1%, 이동전화 시장 자체 점유율은 49.4%를 넘어설 것으로 추정되고 있다.
이런 결과가 나올 경우 이동통신 시장의 지배력이 인터넷과 TV, 전화 등으로 이동했다는 의미로 풀이할 수 있어 통신시장의 지배력 전이 주장을 펼치는 근거가 될 수 있다.
이는 KT와 LG유플러스 등 경쟁사가 시장점유율 1위 업체 간 결합상품 시너지에 따른 특정기업의 시장지배력 확대로 해석하는 이유기도 하다.
과거 KISDI의 발표도 눈길을 끈다. KISDI는 지난 2013년 경쟁상황평가에서 SK의 이동전화를 포함한 결합상품 시장 점유율이 이동전화 시장 점유율보다 낮아 시장 지배력 강화를 뒷받침할 근거를 찾기 어렵다는 견해를 밝힌 바 있다.
이듬해 KISDI는 경쟁상황평가에서 SK 계열 결합상품 점유율은 48.0%로 증가한 반면, 초고속 인터넷 점유율은 9.2%에 불과하다는 견해를 내놓기도 했다.
반면, 경쟁사들은 SK 계열 결합상품 시장점유율이 이동전화 시장 점유율을 뛰어넘기 때문에 시장 지배력 전이로 해석할 수 있다고 보고 있다. 아무래도 CJ헬로비전과의 합병이 불러올 시너지에 긴장할 수밖에 없는 형국이다. 이미 SK텔레콤을 제외한 경쟁사들은 업계 1위 간 합병과 이후 내놓을 결합상품으로 자사 고객들이 이탈할 것을 우려하고 있다.
이와 관련, SK텔레콤 관계자는 "결합상품의 중심은 초고속 인터넷으로, 결합상품 시장 점유율이 올랐다고 해서 지배력이 전이됐다고 보는 것은 무리한 해석"이라고 밝혔다.
실제로 최근의 통신·방송 시장은 과거 초고속인터넷 중심에서 모바일로 시장 주도권이 이전됐기 때문에 과거의 기준으로 시장지배력 이전을 추측하는 것을 무리란 논리가 힘을 얻고 있다.
한 통신업계 관계자는 "장기적으로 고객 이동은 예상할 수 있겠지만, 초고속 인터넷 중심에서 이동통신 단말기가 중요하게 여겨지는 지금의 모바일 시장에선 약정기간과 부가서비스 등의 변수가 있다"며 "단말기는 보조금으로 움직이는 시장이기 때문에 경쟁사도 보조금으로 대응하는 등 방안을 강구할 수 있다"고 말했다.
익명을 요구한 또 다른 관계자는 "CJ헬로비전의 410만 가입자에게 SK 결합상품을 제시할 수는 있겠지만, 이는 경쟁사도 결합상품 할인 등으로 맞대응할 수 있다"며 "케이블TV의 경우 IPTV와 묶을 수 있는 기술적 측면이 있긴 하지만, 전체 TV 중 CJ헬로비전의 시장점유율이 1%도 안 되는 상황을 감안하면 독과점 얘기와는 거리가 멀어 보인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