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태원 SK회장의 최근 대내외 활동에 이목이 쏠리고 있다. 그룹은 최 회장 복귀 후 신성장동력 발굴이 탄력을 받고 있다고 밝혔다. /SK
[메트로신문 나원재 기자] 최태원 SK 회장의 지난 2개월 간 광폭 행보에 재계의 시선이 집중되고 있다. 올 3월 등기이사 복귀 이후 신성장동력을 직접 찾아 나서며 책임경영에 나선 최 회장의 리더십이 글로벌 경기불황을 어떻게 돌파할 지가 관전 포인트로 떠오른다.
최근 최 회장의 대내외 일정만 봐도 그룹과 최 회장의 결연한 의지를 엿볼 수 있다. 최 회장은 이달 초 박근혜 대통령의 이란 방문 기간 동안 주요 계열사 사장 6명과 경제사절단으로 함께 방문해 현지를 꼼꼼히 둘러봤다.
이후 10일엔 황교안 국무총리 초청으로 공식 방한 중인 자베르 무바라크 알 하마드 알 사바 쿠웨이트 총리를 만나 다양한 협력 방안을 논의한 것으로 알려졌다.
12일 SK그룹에 따르면 최 회장은 일련의 일정에서 석유자원 확보와 정보통신기술(ICT), 건설 등 인프라 구축에 심혈을 기울이고 있다. SK가 잘 하고 있는 사업을 바탕으로 새로운 성장동력을 꾸준히 찾겠다는 것이다.
일례로 최 회장은 쿠웨이트 총리와의 면담에서 "국영 석유공사인 KPC와 원유도입, 대규모 플랜트 공사 등 여러 분야에서 협력 중"이라며 "앞으로도 SK그룹은 한국과 쿠웨이트 사이에 실질적인 협력관계가 이어나갈 수 있도록 민간기업 차원에서 성장방안을 찾아나가겠다"고 말했다.
이와 관련, SK그룹 관계자는 "최 회장이 오기 전부터 그룹은 기업의 활동상 새로운 성장동력을 지속적으로 찾아왔다"며 "다만, 최 회장 복귀 전까지는 주요 경영진의 노력에도 성장동력을 찾기가 쉽지 않았는데 최 회장 복귀 후 탄력을 받은 건 사실"이라고 밝혔다. 큰 의사결정을 할 수 있는 최 회장이 신성장동력을 찾는 데 결정적인 역할을 하고 있다는 설명이다.
이 관계자는 이어 "이러한 일환으로 최 회장은 이란과 중국에 가고, 쿠웨이트 총리와 면담을 하면서 구체적인 사업 모델을 발굴하고 있다"고 부연했다.
최 회장의 바쁜 일정은 이후에도 계속되고 있다. 최 회장은 쿠웨이트 총리 면담 다음 날인 11일 중국행 비행기에 몸을 실었다.
최 회장은 중국 우시에 있는 SK하이닉스 반도체 공장과 우한 지역의 SK종합화학, 그리고 베이징 배터리 생산공장 등을 점검하는 일정을 소화한다.
그룹은 최근 중국 시장에 대한 투자를 확대 중이다. 정철길 SK이노베이션 부회장은 지난달 "연내 중국에 전기차 배터리 공장 설립을 검토하겠다"며 "글로벌 파트너와의 M&A를 통해 중국과 미국 시장의 진출 확대를 꾀하겠다"고 밝히기도 했다.
SK그룹은 최근 중남미, 중동, 중국 등 3중(中)에 집중하고 있다. 큰 시장이 열린 만큼 에너지·화학, 정보기술(IT), 신에너지 사업에서 시너지효과를 기대하고 있다.
3중은 석유와 석탄, 그리고 다양한 인프라를 구축할 수 있는 시장이다. SK그룹은 중동과 중국시장 외에도 중남미 지역에 관심을 둬왔다. 브라질이나 아르헨티아, 페루, 콜롬비아 등에서 에너지·화학과 관련된 사업을 지속적으로 펼쳐나가고 있기도 하다.
최 회장과 그룹의 이러한 행보는 기업의 곳간을 불리는 데도 직접적인 힘이 될 전망이다. 세계 시장의 불확실성 속에 주력 계열사들이 잠시 주춤하기도 했지만, 관련 사업이 하나씩 큰 그림을 완성해 나가면 기업의 체질은 보다 강화될 수밖에 없다는 판단이다.
SK그룹 관계자는 "기업의 입장에서는 사업의 성공을 100이라고 보면 오늘 일하고 내일 사람 만난다고 100이 되는 게 아니고, 갑작스럽게 이해관계가 맞아 사업으로 연결될 수 있다"며 "이란 시장도 열린 만큼, 3중이 중요해졌다. 우리의 기술과 파트너의 자본이 만나 협의를 해나가는 과정으로 이해하길 바란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