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 최초의 베젤리스 커브드 TV인 2016년형 퀀텀닷 디스플레이 SUHD TV를 디자인한 삼성전자 VD사업부 디자이너들. 사진 왼쪽부터 이규복 선임, 조철용 수석, 이재능 선임. /삼성전자
[메트로신문 나원재 기자] 삼성전자가 2016년형 퀀텀닷 디스플레이 SUHD TV(이하 SUHD TV)의 혁신적인 디자인을 완성시킨 뒷얘기를 공식 블로그에서 밝혔다. 18일 삼성전자 블로그에 따르면 SUHD TV는 세계 처음으로 베젤을 없앴고, 공중에 떠 있는 듯한 느낌을 주는 등 디자이너들이 오래 고심한 흔적이 고스란히 묻어있다.
"SUHD TV 디자인의 출발은 사용자가 몰입할 수 있는 시청환경 조성이었습니다. 겉보기에 아름다우면서도 최대한 TV 시청에 집중할 수 있는 디자인을 완성하기 위해 노력한 것이죠."
조철용 삼성전자 영상디스플레이(VD)사업부 제품디자인그룹 수석은 TV 화면이 공중에 떠 있는 듯한 디자인을 작업하려면 얇은 스탠드가 큰 화면의 무게중심을 잘 잡아야 했고, 정확한 무게중심을 찾는 데만 3개월이 걸렸다며 이 같이 밝혔다.
실제 SUHD TV는 정면에서 바라보면 공중에 뜬 느낌을 받는다. 여느 TV에서나 볼법한 테두리 장식인 베젤도 눈에 띄지 않는다. 스탠드에서 화면 아랫부분까지는 불과 한 뼘 정도의 공간만 있다.
이러한 디자인에는 나름 이유와 배려가 묻어있다. 사운드바와 홈시어터 등 주변기기와의 조화를 고려한 결과다. SUHD TV 하단에 사운드바를 올려놔도 화면이 답답해 보이지 않기 위한 최소한의 양보로 풀이된다.
SUHD TV의 화면은 떠 있는 듯한 느낌을 준다. 얇은 스탠드가 큰 화면을 안정적으로 받치고 있기 때문이다. 삼성전자 디자인팀은 조금씩 중심을 바꿔 테스트하며 정확한 무게중심을 찾는 데만 3개월이 걸렸다고 밝혔다. /삼성전자
게다가 디자이너들은 아무리 얇은 베젤도 몰입하는데 방해가 될 수 있다는 판단에 모든 부품의 조립 순서를 바꿔가며 베젤을 없애려고 고군분투 했다.
이규복 디자인그룹 선임은 "TV 내 모든 부품의 조립 순서를 전부 거꾸로 바꿔야 할 만큼 완전히 새로운 시도였다"며 "디자인팀은 물론, 패널·기구·화질 등을 담당하는 부서들이 처음부터 함께했기에 세계 첫 베젤리스 커브드 SUHD TV가 탄생할 수 있었다"고 말했다.
나사 하나조차 보이지 않는 뒷면과 360도 어디에서 봐도 매끈한 디자인을 완성하려는 노력도 통했다. 후면에 메탈 소재를 채택해 마감 처리한 고급스러움은 관련 부서의 협업이 없었다면 어려웠을 것이란 설명도 있다. 디자인그룹은 시계와 같이 잘 세공된 느낌을 전달하고 싶었다고 입을 모은다.
이재능 디자인그룹 선임은 "나사를 보이지 않게 하려면 일정 두께가 확보돼야 하는데 개발팀의 적극적 협조 덕분에 뒷면까지 아름다우면서도 얇은 TV를 완성할 수 있었다"고 말했다.
이들 디자이너는 메탈 소재의 최적 활용 사례를 찾기 위해 덴마크에 위치한 시계방까지 방문했다. 특히 삼성전자는 SUHD TV 후면에 원커넥트를 사용해 복잡하게 얽힌 선을 최소로 줄였다.
이규복 선임은 "자세히 보지 않으면 놓치기 쉬운 디테일 하나하나를 눈여겨 봐 달라"며 "손잡이만 잡아도 알아본다는 명품 자동차처럼 SUHD TV에서 삼성전자만의 가치를 느끼게 하고 싶었다"고 밝혔다.
나사 하나 볼 수 없는 SUHD TV 후면은 디자인팀과 개발팀 간 긴밀한 협업의 결과물이다. /삼성전자
한편 퀀텀닷은 가장 최근 개발한 차세대 디스플레이 소재로, 머리카락 굵기의 수만 분의 1에 불과한 초미세 반도체 입자다. 지구의 크기를 1이라고 가정했을 때 퀀텀닷의 크기는 0.000000001 크기다. 지구와 축구공을 비교하면 이해하기 쉽다.
작은 크기만큼이나 세밀하고 정확한 색 표현이 가능하고, 기존 TV에선 접할 수 없었던 밝기와 색을 구현하면서도 전력 소모량은 줄일 수 있어 TV에 최적화된 소재로 꼽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