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도 벵갈루루에 위치한 전자제품 유통점에서 소비자들이 갤럭시S7을 구매하고 있다. /삼성전자
[메트로신문 나원재 기자] 삼성전자의 호령 속에 애플의 하락과 중국 제조사들의 상승세가 또렷해지고 있다.
올해 전체 휴대폰 시장규모는 지난해 18억8000만대 대비 19억1000대로 약 2%의 성장이 예상되는 등 이들 제조사들이 승부를 겨룰 무대도 점차 넓어지고 있다.
5세대(5G) 이동통신이 가시화되는 오는 2020년엔 중국 다음으로 인도가 미국과 2배 이상의 격차를 보이며 글로벌 2위 시장으로 떠오를 것이란 관측도 나오고 있다.
[b]◆글로벌 1위 삼성전자, 3·4위 중국의 무서운 상승세[/b]
23일 가트너와 스트레티지애널리틱스 등에 따르면 삼성전자는 세계 스마트폰 시장에서 최근 1년 사이 0.9%가 빠진 23.2%의 시장점유율을 기록했다. 올 1분기에만 8120만대 가량 팔면서 지난해 1분기 8112만대를 넘었지만 꿈틀대는 중국의 상승세에 잠시 주춤한 모양새다.
화웨이와 오포 등 현재 시장점유율 3, 4위의 중국 제조사들은 지난해 1분기 각각 5.4%, 2.0%에서 올 1분기 8.3%, 4.6%로 2.9%p, 2.6%p 상승했다.
스마트폰 판매량만 따져도 화웨이는 지난해 1분기 1811만대에서 올 1분기 2886만대로 크게 올랐고, 오포는 같은 기간 658만대에서 1611만대로 수량 단위를 바꿨다. 반면 애플은 같은 기간 6018만대에서 5163만대로 17.9%에서 3.1%p 하락한 14.7%의 시장점유율을 기록했다.
또 중국 내 스마트폰 시장에선 화웨이가 올해 1분기 15.8%의 시장점유율로 1위에 올랐고, 애플은 11.0%로 5위를, 삼성전자는 6.7%로 6위를 기록했다.
세계 스마트폰 시장 규모에서 중국은 오는 2020년 5억대로 1위를 유지하지만 미국과 인도는 같은 시간 내 2, 3위에서 각각 1억7700만대, 2억5600만대로 순위가 역전될 것이란 전망도 나왔다.
최근 중국이 인도 시장을 주목했다는 점도 간과할 수 없는 대목이다. 인도 시장에서 1위를 수성 중인 삼성전자의 경쟁사로 애플 대신 중국 제조사가 거론되는 날도 머지않았을지 모르는 일이다.
이를 감안하면 삼성전자와 애플, 중국 제조사들의 격전지는 중국과 인도로 압축된다.
1위를 수성하려는 삼성전자와 느슨해진 고삐를 다시 옥죌 애플, 그리고 이들을 뛰어넘기 위해 안간힘인 중국기업의 거센 도전은 새로운 국면을 맞은 셈이다.
이와 관련, 삼성전자는 스마트폰 시장점유율 25.1%로, 2.7%의 7위 애플을 따돌리고 인도시장에서 여전히 1위를 수성 중이다. 특히 삼성전자는 인도 프리미엄폰 시장에서도 최근 애플을 제치고 시장점유율 47%로 올라서며 애플과의 격차를 2%p로 벌렸다.
지난해만 해도 삼성전자는 인도 프리미엄 시장에서 35%의 시장점유율로 43%인 애플과 5%p의 격차를 보여 왔다.
[b]◆중국 이어 인도는 떠오르는 격전지[/b]
삼성전자는 여세를 몰아 갤럭시S7 시리즈와 함께 보급형 갤럭시J 시리즈로 중저가 제품에서 프리미엄 시장까지 다양한 라인업으로 소비자를 유혹하고 있다. 삼성전자는 출시 한 달 만에 인도에서 갤럭시S7 시리즈를 6만대 이상 판매하면서 최근 2차 출시를 하기도 했다.
애플은 인도 등 신흥국 공략폰 아이폰SE의 가격 정책 실패로 부진의 늪을 벗어나지 못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아이폰SE의 미국시장 내 가격은 399달러인 반면 인도는 590달러로 200달러가량 비싸게 판매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기 때문이다.
이러한 가운데 중국 제조사들의 기세가 매섭다. 인도 시장에 대한 '차이나 파워'가 점차 강해지고 있다는 분석이다.
중국 스마트폰 제조사 샤오미를 비롯해 같은 국적의 제조사들은 현지에 공장을 신설하면서 점유율을 점차 쌓고 있다. 4G 스마트폰 시장에서 중국 제조사들의 시장점유율은 45%에 이른다는 보고서도 나온 상태다.
삼성전자의 모바일 결제 서비스 삼성페이가 중국 최대 모바일 결제 플랫폼 알리페이와 전략적 제휴 파트너십을 체결했다. /삼성전자
실제 샤오미만 해도 지난해 3분기 100만대 이상을 판매한 것으로 알려졌고, 저가 스마트폰으로 인도 시장을 지속적으로 공략 중이다. 이에 더해 화웨이와 레노버도 인도 내수용 생산라인을 마련 중인 것으로 밝혀졌다.
한편 삼성전자는 최근 중국 최대 모바일 결제 플랫폼 알리페이와 전략적 제휴 파트너십을 체결하고 알리페이 가입자를 끌어들일 교두보를 마련했다. 단순히 스마트폰 한 대를 판매하는 게 아닌, 관련 콘텐츠를 결합시켜 새로운 판로를 개척할 수 있다는 점에서는 고무적인 분위기로 해석할 수 있다.
삼성전자는 프리미엄폰부터 보급형까지 다양한 라인업을 바탕으로 스마트폰 글로벌 1위 위상을 지속하기 위해 플렉서블 디스플레이와 기어S2, 기어VR과 같은 웨어러블 제품 카테고리로 고객의 다양 요구에 적극 대응하겠다는 전략이다. 모바일 결제시장과 B2B(기업 간 거래) 등 미래 성장에 대비한 투자도 지속할 방침이다.
삼성전자 관계자는 "인도 시장은 소득수준이 높지 않기 때문에 프리미엄폰과 중저가폰을 함께 공략한다"며 "중국 알리 페이와의 협업도 중국 내 스마트폰 시장 점유율에 긍정적인 영향을 줄 것이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