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트로신문 나원재 기자] 미국에서 재판에 오르는 삼성전자와 화웨이의 특허 소송을 한국계 여성 판사가 심리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러한 가운데 화웨이가 이번 소송으로 삼성, 애플과 3강 구도를 정립하겠다는 생각을 내비친 것으로 전해졌다.
[b]◆삼성-애플도 한국계 여성 판사, 결과 몰라[/b]
26일 미국 캘리포니아주 북부지방법원 등에 따르면 앞서 24일 화웨이가 삼성전자를 상대로 제기한 특허권 침해 금지 소송 사건은 한국계 여성 판사인 샐리 김에게 배당됐다. 샐리 김 판사는 이번 심리를 단독으로 맡을 예정이다.
샐리 김 판사는 프린스턴대 학부와 스탠퍼드대 로스쿨을 졸업하고, 스펜서 윌리엄스 판사를 보조하는 재판연구원으로 법조계에 들어왔다.
그는 미 실리콘밸리 팔로알토 지역 로펌에서 기업사건 전문 변호사로 근무한 경험이 있던 터라 정보통신기술(ICT) 현황도 어느 정도 파악하고 있을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샐리 김 판사는 지난 2002년부터 로펌 GCA로파트너스에서 근무하다가 지난해 캘리포니아주 북부지방법원 판사로 내정된 바 있다.
이번 샐리 김 판사의 심리는 어떠한 결론을 맺을지 귀추가 주목되고 있다.
앞서 애플과 삼성전자 간 특허소송도 한국계 여성 루시 고 판사가 맡았기 때문이다.
루시 고 판사는 지난 2011년부터 캘리포니아주 북부지방법원에서 이들 기업의 특허 소송을 심리했다. 이후 그는 지난 2월 미국 제9구역 연방항소법원 판사로 대통령 지명을 받았다.
업계의 한 관계자는 "현재로서는 일이 어떻게 전개될지 아무도 모르지만, 한국계 판사가 심리를 맡았다는 점만 봐서도 안 된다"고 말했다.
[b]◆삼성전자 "소장 내용 분석 중"[/b]
이와 관련, 화웨이의 이번 소송 제기는 삼성전자를 상대로 미국 시장에서의 위상 강화와 마케팅 측면의 전략이 배어있다는 분석은 지배적이다.
화웨이가 밝힌 5년 후 목표만 봐도 삼성전자와 애플을 뛰어넘겠다는 의지는 고스란히 담겨 있다.
중국 IT 매체들은 화웨이 위청둥 소비자부문 최고경영자가 최근 "5년 내 삼성과 애플을 뛰어넘어 세계 1위가 되겠다"는 포부를 밝혔다고 보도했다.
중국 관련 업계도 화웨이가 이번 소송으로 삼성-애플-화웨이의 3강 구도를 노리고 있는 것으로 풀이하고 있는 분위기다.
삼성전자 관계자는 "현재로서는 화웨이가 법원에 접수한 소장 내용이 무엇인지 내용을 정확히 검토하는 단계"라며 "라이선스 교환 등의 뉘앙스도 있고, 기술적인 부분 등을 분석하고 있다"고 밝혔다.
한편 삼성전자가 최근 수년 간 혹시 모를 특허 분쟁에 대비하기 위해 미국에서 특허 취득에 집중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b]◆삼성전자 6년새 미국 특허 출원 1.7배, 미래 대비[/b]
삼성전자는 미국에서 등록한 누적특허 건수만 지난 2009년 대비 1.7배 수준으로, 지난해만 5000여건에 달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삼성전자의 누적특허 등록건수는 총 11만145건이고, 지난해만 2만3385건이다. 이중 미국에서 3만8809건의 특허를 출원해 가장 많다. 삼성전자는 이어 한국에서 3만741건을, 유럽과 중국에서 각각 1만5654건, 1만30건을, 일본과 이외 국가에서도 각각 6746건과 8165건 순으로 특허를 출원했다.
미국의 경우, 삼성전자는 IBM에 이어 10년 연속 특허취득 건수별 2위를 유지하고 있다.
삼성전자는 출원한 특허 대부분이 스마트폰과 TV, 반도체 등과 관련된 것으로, 특허 분쟁에 대응하기 위한 준비 과정으로 설명한다.
삼성전자는 이와 함께 디자인특허로 고유의 디자인을 보호하려는 움직임에서도 잰걸음을 보이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