볼보가 럭셔리 SUV XC90을 올 7월부터 출고한다. 사진은 지난달 30일 미디어 시승회에서 XC90의 주행 모습. /볼보
[메트로신문 나원재 기자] "차량에 탑승하면 스칸디나비안 디자인이 어떻게 표현됐는지 찾아보십시오. 센터에 위치한 9인치 스크린과 최고 수준의 스피커로 최고의 음질을 느끼면서 테스트 드라이브를 해보면 좋을 겁니다."
지난달 30일 인천 영종도 네스트호텔에서 열린 신형 XC90 미디어 시승회에서 이윤모 볼보코리아 대표는 "볼보만의 럭셔리 브랜드로 거듭나겠다"며 이 같이 말했다.
볼보가 럭셔리 스포츠유틸리티차량(SUV) 더 올 뉴 XC90을 국내무대에 공개했다. 볼보에 따르면 XC90은 사람 중심의 스칸디나비안 디자인과 파워풀하고 효율적인 파워트레인이 조화를 이룬다.
눈여겨볼 대목은 내부 인테리어와 반자율주행이다. 이날 호텔에서 인천대교를 지나 송도로 이어지는 주행코스에서 XC90의 매력을 구석구석 살펴볼 마음으로 운전석에 올랐다.
'볼보' 하면 떠오르는 튼튼함과 안전성이 이번 시승에서 어떻게 바뀔지 무척이나 흥미롭기도 했다.
운전석에 오르기 전 외관을 둘러봤다. 세로 모양의 그릴과 한 가운데에 박힌 볼보의 새로운 아이언마크가 눈에 들어왔다. T자형 풀 LED 헤드램프도 강한 인상을 풍긴다.
아래로 내려갈수록 넓어지는 차체가 전반적으로 묵직한 느낌이지만 강하고 날렵할 거란 상상을 자극하는 디자인으로 읽힌다. 크롬장식을 과하지 않게 배치한 후면부도 전체 디자인과 잘 어우러졌다.
운전석에 오르자 가장 먼저 눈에 띄는 것은 세로 모양의 터치스크린이다. 9인치 터치스크린은 스마트폰 화면전환 방식이 그대로 적용됐고, 주행에 필요한 모든 조작이 가능하다. 100% 천연 우드트림이 적용된 실내 공간과 크리스탈 글래스로 제작된 기어레버는 따뜻하고 안락한 분위기를 낸다.
가속 페달에 발을 올리자 발끝에서 XC90의 힘이 느껴졌다. 무게를 조금 싣자 물 흐르는 듯한 주행이 이어졌다. 도로 위 앞뒤 좌우에 차량이 없는 걸 확인하고 조금 더 힘을 주자 기다렸다는 듯이 튀어나갔다.
SUV만의 묵직함은 온데간데없이 사라졌다. 고속주행에서는 여느 스포츠 세단과 견줘도 될 정도다. SUV만의 무게감 때문인지 코너링에서는 묵직함이 느껴지기도 했지만 큰 쏠림은 없었다.
도로 위를 시원하게 달리자 반자율주행 기능인 '파일럿 어시스트2'가 궁금해졌다. 반자율주행 기능은 지난 1월 미국 디트로이트 모터쇼에서 공개한 더 뉴 S90에 처음으로 적용돼 화제를 모은 바 있다.
파일럿 어시스트2는 조향장치의 도움을 받아 자동차가 차선을 유지해 달릴 수 있는 기술로, 완전 자율주행 자동차 중간 단계의 기술로 이해하면 된다.
핸들에 약 24초간 손을 얹지 않으면 경고음이 나온다. 파일럿 어시스트2를 작동시키니 가속페달과 브레이크에 발을 올리지 않아도 될 정도로 안전하게 움직였다. 앞차와의 거리도 스스로 조절하며 완만한 코너 구간에서도 비교적 쉽게 적용됐다. 하지만 차선이 흐릿하거나 급격하게 꺾이는 코너에서는 운전자가 직접 핸들을 조작해야 했다.
파일럿 어시스트2 외에도 주행 중 앞차와의 간격이 위험할 정도로 가까워지면 브레이크가 작동하고 안전띠가 급히 몸을 보호하는 '시티 세이프티' 기능도 놀라웠다.
이날 XC90의 가솔린과 디젤 차량을 교대로 시승했지만 큰 차이는 느끼지 못했다.
XC90의 최대출력은 235마력이며 최대토크는 48.9㎏·m다. 정지상태에서 시속 100㎞에 도달하는 시간인 제로백은 6.5초다.
XC90의 가격은 가솔린 모델 T6 9390만~9550만원, 디젤 모델 D5 8030만~9060만원, 플러그인하이브리드 모델 1억1020만~1억2780만원이다. 볼보는 XC90을 올 7월부터 출고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