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전자가 2016년 2분기 어닝서프라이즈를 기록한 것으로 알려진 가운데 IM 부문의 영향력에 이목이 집중되고 있다. 삼성전자는 스마트폰의 마진율을 높여 어려운 시장 환경을 돌파했다는 평가다. 사진은 갤럭시S7엣지. /삼성전자
[메트로신문 나원재 기자] 삼성전자가 9분기 만에 영업이익 8조원대로 다시 올랐다.
삼성전자는 올해 2분기 매출액 50조원, 영업이익 8조1000원의 잠정 실적을 7일 공시했다. 앞서 삼성전자는 지난 2014년 1분기 영업이익 8조4900억원을 기록한 이후 올 1분기까지는 8조원대에 미치지 못했다.
삼성전자의 2분기 실적은 시장 평균 전망치 7조3800억원을 훌쩍 뛰어넘은 '어닝서프라이즈'로 평가된다. 주목할 대목은 디스플레이 부문을 제외하곤 삼성전자 전 사업부문이 고른 성장을 보였다는 점이다.
갤럭시S7 시리즈의 영향은 여전했고, 반도체와 생활가전의 실적은 질적으로 개선되는 등 오는 3분기 전망도 밝게 했다.
삼성전자의 올해 2분기 IM(IT·모바일) 부문은 4조4000억원 안팎의 영업이익을 기록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와 함께 소비자가전(CE) 부문도 1조원이 넘는 이익을 올렸고, DS 부문 중 반도체 부문도 2조5000억원 안팎의 영업이익을 기록하며 어닝서프라이즈를 이끈 것으로 추정되고 있다.
[b]◆9분기 만에 영업이익 8조원대 복귀[/b]
IM부문 실적의 대부분을 차지하는 휴대폰 사업에서 갤럭시S7의 영향은 지속됐다.
삼성전자 전체 매출에서 IM 부문이 차지하는 비중이 50%가 넘는다는 점을 감안하면 전체 사업이 9분기 만에 영업이익 8조원대로 다시 돌아선 것은 갤럭시S7 시리즈의 역할이 컸다는 걸 방증한다.
갤럭시S7은 지난 3월 출시 이후 현재까지 글로벌 시장에서 약 2600만대가 판매된 것으로 추산되고 있다. 판매량은 잘 나갔던 S4 대비 적은 편이지만 제품의 마진율을 높여 어려운 상황을 극복했다는 평가다.
증권가와 전자업계 등에 따르면 삼성전자는 출고가가 비싼 갤럭시S7엣지 등의 비율을 절반 이상 올리는 동시에 부품 원가를 개선하면서 시장의 어려운 환경을 돌파했다. 여기엔 애플 아이폰SE 등 경쟁사 제품의 부진도 한 몫 거들었다.
삼성전자가 세계 최초로 개발한 10나노급 8기가비트 D램. /삼성전자
특히 갤럭시 A·E·J 시리즈 등 중저가 스마트폰을 내놓는 등 투트랙 전략도 수익성을 끌어올리는데 도움이 됐다는 평가다. 이 같은 활약에 힘입어 IM부문 전체 매출은 27조원 안팎을 기록한 것으로 추정되고 있다.
2분기의 좋은 분위기는 3분기에도 이어질 것으로 전망돼 고무적이다. 애플이 오는 9월 아이폰7을 내놓지만 3분기 후반에야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이며, 갤럭시노트7의 8월 출시는 분위기를 잇는 징검다리 역할을 할 것이란 전망이다.
[b]◆갤럭시S7 시리즈부터 보급형 투트랙 전략 주효[/b]
DS(반도체·디스플레이) 부문에선 반도체의 역할도 눈에 띈다. DS부문은 2분기 매출액 17조3000억원, 영업이익 2조7000억원을 기록한 것으로 추정되는 가운데, 디스플레이를 제외한 반도체의 매출과 영업이익만 각각 10조8000억원, 2조5000억원이 될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반도체 부분 영업이익은 전년 동기 3조4000억원 대비 26% 줄었지만, 벌어들인 내용의 질은 개선된 것으로 알려졌다.
올 상반기 D램 가격 급락과 글로벌 경기 침체로 수요가 줄었지만, 삼성전자는 경쟁사 대비 한 단계 높은 미세 공정 기술로 안정적인 이익을 유지할 수 있었다는 것.
삼성전자는 이미 올해 초 10나노급 D램을 개발해 양산 중이며 낸드시장에선 3D낸드 양산으로 경쟁력을 확보했다. 뛰어난 기술에 가격 상승이란 반전도 기다리고 있어 전망은 더욱 밝다.
한편 디스플레이 부문은 액정표시장치(LCD)부문에서 손실이 예상되고 있지만 유기발광다이오드(OLED) 부문의 성장으로 선방한 분위기다.
[b]◆반도체, 가전부문 약진도 한 몫[/b]
삼성전자의 소비자가전(CE) 부문의 약진도 빼놓을 수 없다. 삼성전자 CE 부문은 이번 2분기 1조원이 넘는 영업이익을 무난하게 기록할 것으로 보인다.
CE부문이 1조원 이상 영업이익을 낸 것은 지난 2009년 2분기 이후 7년 만이다. 이는 지난 1분기 5100억원과 전년 동기 2100억원의 영업이익과 비교하면 엄청난 성장세를 기록한 것이다.
삼성 패밀리 허브가 지난 3월말 출시 이후 20일 만에 1000대 판매를 돌파하며 좋은 반응을 얻고 있다. /삼성전자
CE 부문의 좋은 분위기도 지속될 전망이다. 브라질 리우올림픽과 계절적 성수기에 지속돼 생활가전을 찾는 소비자는 보다 늘어날 것이기 때문이다.
스포츠마케팅의 대표주자인 삼성전자는 올 8월 브라질에서 열리는 리우올림픽을 겨냥해 이벤트 효과를 끌어올린다는 전략이다. 퀀텀닷 디스플레이의 2세대 SUHD TV 등의 소비자 반응도 좋다. 세탁기와 프리미엄 냉장고도 좋은 평가만큼 호실적이 예상되고 있다.
전자업계의 한 관계자는 "2세대 퀀텀닷 SUHD TV의 선전이 매출 증대로 이어지고, 패밀리 허브 냉장고와 애드워시 세탁기, 무풍에어컨 등 프리미엄 가전도 확대됐다"며 "경쟁 우위에 있는 제품들이 글로벌 시장에서 좋은 평가를 받고 있기 때문에 올 3분기도 기대해볼 만 하다"고 예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