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트로신문 나원재 기자] 삼성전자의 2분기 잠정 '어닝서프라이즈'에 이재용 부회장의 실용주의가 묻어났다는 평가다. 그간 과감한 계열사 매각과 인사혁신 등을 비췄을 때 9분기 만에 8조원대의 영업이익 회귀는 예상된 결과라는 분위기다.
그만큼 이 부회장식 사업재편은 빠르게 변하는 글로벌 시장에서 통했다는 것으로 풀이되고 있다.
7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이 부회장은 지난해부터 경영 전면에서 전 계열사·사업부문에 강한 자립을 주문해왔다. 이 부회장은 자립하지 못하는 계열사는 과감하게 매각 절차를 밟기도 했다. 제일기획 매각과 삼성SDS 물류사업 분할 검토도 이 같은 경영철학을 바탕으로 이뤄진 셈이다.
바꿔 말하면 그간 삼성전자 외 그룹 계열사들의 저조했던 실적은 이 부회장의 사업재편을 재촉하는 계기가 됐을 것이란 해석도 가능하게 한다.
이러한 이 부회장식 실용주의는 시장 평균 전망치 7조3800억원을 훌쩍 뛰어넘은 삼성전자의 2분기 '어닝서프라이즈'를 현실화 하는데 큰 역할을 했을 것이란 분석이다.
다만, 삼성 내부에서는 이 같은 호실적에도 신중한 분위기가 지배적인 것으로 알려졌다. 3분기가 시작되면서 갤럭시S7의 효과가 조금씩 약해지고 있는 가운데 애플이 아이폰 신제품 '아이폰7'을 준비하면서 또 다시 애플과의 전면전이 예고되고 있기 때문이다.
2분기 실적에 갤럭시S7과 함께 기여한 중저가 스마트폰들인 갤럭시 A·E·J 등은 중국의 화웨이와 샤오미 등이 출시할 신제품들과 경쟁을 해야 할 상황이다. 이 역시 3분기 실적의 불확실 요소가 될 전망이다.
특히 3분기는 전 세계적으로 여름휴가 등으로 인해 전통적인 비수기로 꼽혀 시장경쟁은 더욱 빡빡할 수밖에 없다. 8월 개최될 브라질 리우올림픽에 신규 수요를 기대해보고 있지만 리우올림픽이 예년의 올림픽만큼 기대를 끌지 못하고 있어 이 역시 3분기 경영에 어려움을 줄 가능성이 높다.
이런 복합적인 요인 때문에 삼성 내부에서는 "3분기 기대감을 낮추고 좀 더 긴장해야 한다"는 의견이 대두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전자업계 관계자는 "전반적인 경기침체에 리우올림픽 특수도 큰 기대가 되지 않는 상황이어서 삼성전자뿐 아니라 모든 소비재산업의 3분기 실적 기대치를 낮춰야 한다"며 "브렉시트를 비롯한 거시경제 측면의 변수들도 고려사항이라 삼성전자의 3분기 경영전략이 어떤 형태로 전개될지 주목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