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원도 춘천에 자리한 네이버 데이터센터는 약 12만대 가량의 서버를 보관할 수 있다. 축구장 7배 크기인 약 1만6000평 위에 건립됐고, 지하 3층, 지상 2층 규모의 관리동인 본관 1개동과 지하 2층 지상 3층 서버관 3개 동 등 모두 4개 동으로 이뤄졌다. /네이버
[메트로신문 나원재 기자] 네이버가 15일 강원도 춘천 데이터센터 '각'에서 기자간담회를 개최한 가운데 '각'에 대한 관심이 이어지고 있다.
'각'은 지난 2011년 네이버가 '사용자가 만든 데이터는 영원히 후대에 전해져야 한다'는 사명감으로 시작해 2013년 6월 국내 인터넷기업으론 최초로 구축한 자체 데이터센터다.
네이버는 데이터센터를 세계 최고 수준의 친환경, 고효율 기술을 적용해 수많은 기록을 오늘도 지키고 있다. 현재의 기록을 보존하고 전하는 일은 역사적인 소명이라는 것.
네이버는 이를 강조하기 위해 고려시대 팔만대장경을 보관한 합천 해인사 '장경각' 정신을 계승해 '각(閣)'이란 이름을 붙였다는 설명이다.
네이버에 따르면 '각'은 나라가 위험에 처한 어려운 상황에서도 기록의 중요성을 알고 지켜낸 선조의 지혜, 그리고 자연 친화적인 공간을 통해 과학적으로 기록물을 보존해 온 '장경각'의 기술력을 데이터센터에 접목한다는 의지가 담겼다.
또 '각'은 축구장 7배 크기인 5만4229제곱미터(㎡)의 부지(약 1만6000평) 위에 건립됐고, 지하 3층, 지상 2층 규모의 관리동인 본관 1개동과 지하 2층 지상 3층 서버관 3개 동 등 모두 4개 동으로 이뤄졌다.
이렇게 큰 부지에 들어선 '각'에는 약 12만대 가량의 서버를 보관할 수 있다. 서버 1대 저장용량을 7.5테라바이트(Tera Byte)로 본다면, 12만대의 서버가 저장할 수 있는 데이터양은 약 900페타바이트(Peta Byte, 테라바이트의 1024배 크기)다. 이는 900만권을 소장한 국립중앙도서관 1만개가 지어져야 하는 규모다.
네이버비즈니스플랫폼 박원기 대표는 "네이버 이용자들의 삶이 고스란히 담긴 데이터가 빠르게 증가하면서 이를 디지털 기록으로 소중히 보관해야겠다는 사명감이 '각'의 출발이다"며 "팔만대장경을 보관하는 장경각처럼 데이터센터 '각'은 건물의 입지부터 건축 설계, 설비와 운영 시스템까지 모든 면에서 과학적 분석과 최첨단 기술을 적용했다"고 말했다.
[b]◆축구장 7배 크기, 국립중앙도서관 1만개 규모[/b]
'각'은 친환경적인 건축에 최고의 IT 기술이 접목한 결과물이다. '각'은 국제적인 친환경건물인증제도 'LEED(v2009)'에서 데이터센터로는 세계 최초로 최고 등급인 '플래티넘' 인증을 획득했다.
지난해에는 그린피스의 재생에너지 사용 현황 평가에서도 국내 기업 중 유일하게 투명성과 재생 에너지 정책 등급 'A'를 획득하기도 했다
'각'의 또 다른 매력은 기존 데이터센터의 틀을 과감히 깼다는 점이다. 건축설계와 설비, 운영 시스템까지 모든 면에서 과학적인 분석과 최첨단 기술을 적용했다.
네이버는 전력을 적게 쓰면서도 효율이 높은 자체 개발 서버를 개발해 35도씨(℃) 이상의 고온 상면에서도 최대한의 성능을 발휘하도록 설계했다.
급격한 서비스 환경의 변화, 데이터 급증 등 신속한 대응이 필요해짐에 따라 안정적인 인프라 운영을 테스트하기 위한 테스트랩(Test Lab)인 'NEMO'도 새롭게 구축해 테스트 하고 있다.
네이버 데이터센터 '각' 외관. 첨단기술이 접목된 '각'은 데이터센터로는 세계 최초로 최고 등급인 '플래티넘' 인증을 획득했다. /네이버
서버를 꽂을 수 있는 랙 또한 100여종의 보유 서버를 최대한 고집적화 할 수 있도록 자체 제작해 공간 효율성을 높였다. 전체 서버룸 랙 배치와 구조 설계는 '차폐 시스템' 등을 통해 더운 공기와 찬 공기가 섞이지 않도록 하고 찬 공기를 집중적으로 공급함으로써 냉각 효율을 극대화 했다.
때문에 IT장비에서 발생하는 열을 식히기 위해 자체 개발한 방법으로 외기를 이용해 미스트(Mist)를 뿌려주는 서버룸 냉각장치 'AMU'와 이를 개선해 찬물이 흐르는 벽에 바람을 통과시켜 온도를 낮춘 'NAMU'는 냉방 전력을 현저히 줄였다.
이와 함께 전기 사용이 적은 심야 전력을 활용해서 한 낮에 냉방에 필요한 에너지를 만드는 빙축열, 수축열 시스템과 폐열 회수 시스템, 태양광 발전 등은 전력 효율을 획기적으로 절감하는 데 큰 역할을 하고 있다.
[b]◆천재지변이나 온라인 공격에도 끄떡 없는 시스템[/b]
특히 '각'은 천재지변과 기후 등 외부 환경에 의한 영향은 물론, 각종 온라인상의 공격과 인재 등에서도 체계적으로 대응을 할 수 있는 시스템이 갖춰졌다.
규모 6.5의 지진뿐만 아니라 홍수, 태풍, 화재 등 피할 수 없는 천재지변에도 거뜬히 견딜 수 있다. 비상 시 외부로부터 전력 공급이 단절될 경우를 대비해 '다이나믹 UPS' 설비와 UPS에 이상이 생길 경우 다른 예비 회선으로 자동 연결해 전원을 공급하는 STS 장비는 단 1초의 중단도 없이 데이터를 안전하게 지키고 있다.
'각'은 각종 온라인상의 공격 등에서도 안전한 데이터 운영을 위한 기술을 갖추고 안전을 확보해가고 있다. IT서비스 통제센터를 통해 24시간 연중무휴로 모니터링하며 언제든지 발생할 수 있는 인터넷상의 공격이나 장애에 빠르게 대응하고 있으며, 어떠한 온라인 재해에도 적극적인 대응으로 데이터를 보호하기 위한 체계가 구축돼 있다.
네이버는 여기서 그치지 않고 세계 최고 수준의 친환경·고효율 데이터센터로서, 기존 IDC의 틀과 형식을 과감히 깨고 가용 가능한 최첨단 기술들을 모두 집약시킨다는 방침이다.
네이버비즈니스플랫폼 박원기 대표는 "당대 최고의 기술력으로 지어진 장경각이 750년 넘게 팔만대장경을 지켜온 것처럼, 친환경과 첨단 IT 기술로 구축한 '각'은 우리 손으로 새기는 디지털 대장경이란 소명 의식을 갖고 묵묵히 맡은 임무를 다할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네이버 이해진 의장은 이날 자회사 라인의 미국·일본 증시 상장을 계기로 세계시장에 도전하겠다는 큰 그림을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