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트로신문 나원재 기자] 두산베어스가 지난해 한국시리즈 우승 분위기를 이어갈 것으로 전망되는 가운데 두산그룹도 올 상반기 흑자전환에 성공하며 분위기를 반등시키고 있다.
비용 대비 효율 면에서 10개 구단 중 으뜸으로 떠오른 두산베어스의 꾸준한 승리와 그룹의 성공방정식이 올해 관람객과 주주들의 눈과 귀를 즐겁게 만들 조짐이다.
두산베어스가 장기집권 중인 올 상반기에 두산그룹도 부활의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 그 중심에는 박정원 회장이 있다는 분석이다.
지난 18일 ㈜두산, 두산중공업, 두산인프라코어 등 주요 계열사의 2분기 잠정실적을 밝힌 그룹은 일단 합격점을 받았다. 재계 11위의 두산그룹이 점차 안정세를 찾아가고 있는 모습이다.
㈜두산의 2분기 연결 잠정 매출과 영업이익은 각각 4조2514억원, 3063억원을 기록했다. 매출은 전년 동기 대비 소폭 줄었지만 영업이익은 33.2% 증가했고, 올 상반기 실적으론 영업이익 5579억원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51%로 뛰었다.
특히 당기순이익은 지난해 2분기에 209억원을 기록했지만 올해 2분기에는 1812억원으로 767.84% 증가했다. 이는 주력 계열사들의 실적이 호전되고 있다는 방증이기도 하다.
두산중공업의 선전도 보란 듯이 눈에 띈다. 두산중공업은 올 2분기 매출 3조5984억원, 영업이익 2624억원을 달성했다. 매출은 전년 동기 3조7354억원 대비 3.67% 하락했지만, 같은 기간 영업이익은 1660억원 대비 57.98% 상승한 수치다.
두산인프라코어는 구조조정 효과와 두산밥캣의 성장세에 힘입어 호실적을 거뒀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두산인프라코어는 올 2분기 1조4336억원의 매출을 기록했고, 영업이익은 1735억원을 달성했다. 매출은 전년 동기 1조6223억원 대비 0.2% 하락했지만, 영업이익은 765억원 대비 126.9% 증가했다.
19일 증권가 등 관련업계에 따르면 두산그룹 이하 주력 계열사들이 흑자로 돌아선 것은 선제적 구조조정에 따른 수익성 개선 효과가 컸다는 분석이다. 여기엔 박 회장의 리더십이 그룹의 분위기를 바꿨다는 평가도 있다.
지난 3월3일 박 회장은 취임사에서 재무구조 개선을 강조한 바 있다. 그룹은 지난 2014년 KFC를 시작으로 공작기계 사업과 두산DST 등의 사업부를 매각하고 3조원이 넘는 실탄을 확보했다.
두산인프라코어도 지난해 말 5조8000억원에 달하는 차입금을 올 2분기 4조원으로 줄였다. 부채비율도 270%에서 200%대 초반으로 확 낮춰졌다.
이외 두산건설의 보일러 사업 매각과 메카텍 사업 양수도, 그리고 실적 개선 등으로 지난해 말 1조3000억원의 차입금을 1000억원 안으로 줄이며 부채비율도 170%까지 낮췄다.
박 회장의 현장경영 리더십도 돋보인다. 박 회장은 4개월이 넘은 지난 시간동안 현장을 숨가쁘게 돌았다.
박 회장은 지난달까지 경남 창원과 인천, 전북 군산, 중국 등 생산기지를 직접 찾아다니며 현장 점검에 신경을 썼다. 올 하반기 박 회장은 보다 바빠질 전망이다. 밥캣의 주요 생산설비가 있는 미국 노스다코타와 체코 등 해외기지까지 직접 발로 뛰며 하반기 밥캣의 성공적인 IPO(기업공개)도 챙길 것으로 예상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