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스마트폰 제조사들의 성장세가 매섭다. 중국 현지 기업들은 삼성전자와 애플의 글로벌 판매량을 2분기 연속 추월하는가 하면, 2020년 미국을 제치고 시장규모 2위로 떠오를 것으로 예상되는 인도에서도 약진 중이다.
26일 D램익스체인지 등 관련업계에 따르면 중국 스마트폰 브랜드의 판매량 합은 1억3900만대로, 7700만대를 기록한 삼성전자와 4800만대를 판매한 애플의 합인 1억2500만대를 추월했다.
또 중국 제조사들은 올 1분기 대비 2분기에 13.8% 증가했고, 두 분기 연속 삼성과 애플의 판매량 합계를 앞질렀다.
애플은 아이폰SE 판매가 전 분기보다 좋아 13% 성장한 반면, 삼성전자는 1분기 갤럭시S7의 분위기가 좋았던 탓에 2분기 판매량은 5% 정도 하락할 것이란 전망도 나오고 있다.
이와 관련, 삼성전자와 애플은 3분기 갤럭시노트7과 아이폰7으로 중국 제조사들과 치열한 경쟁을 벌일 것으로 예상된다. LG전자도 1700만대 정도 판매하며 10%대 신장률을 기록한 것으로 알려졌다. LG전자는 하반기 V20으로 삼성과 애플이 아성에 도전한다.
이러한 가운데 중국 화웨이는 올 2분기 글로벌 시장에서 2900만대를 판매하면서 뒤를 바짝 추격하고 있다. 화웨이는 지난해 중국 스마트폰 업체 중 판매 1억대를 유일하게 기록했다.
중국 내 신흥 강자로 떠오른 오포와 비보도 2분기 중국 스마트폰 판매량의 20% 이상을 점유하면서 무섭게 성장하고 있다. 잠시 주춤했던 샤오미도 2분기 회복세를 보이고 있다. 샤오미는 전 분기보다 27%나 늘어난 1400만대를 판매했다.
중국 제조사들은 이러한 분위기를 이어 인도 시장을 적극 공략하고 있어 눈길을 끈다. 최근 코트라(KOTRA)에 따르면 중국 내 스마트폰 시장은 넥스트 샤오미로 평가되던 다커러사가 지난 3월 폐업을 하는 등 시장 경쟁이 격화되고 있다.
중국 내 스마트폰 판매는 2011년 1억2000만대에서 이듬해 2억8000만대, 2013년 4억대로 늘어났지만 이후 매년 3000만~4000만대 정도만 성장하며 급격한 하락세를 보이고 있다. 올해는 0%대 성장률을 기록할 것이란 예상마저 나오고 있다.
게다가 중국 업체들은 해외진출을 통해 활로를 모색하고 있지만 북미와 유럽의 경우 특허침해 문제로 상황은 녹록치 않다.
코트라는 이 때문에 중국 제조사들이 특허 관련 규제가 적고 상대적으로 저가 스마트폰 중심으로 시장이 형성된 인도시장 진출을 적극 시도하고 있다고 밝혔다. 인도는 오는 2020년 중국에 이어 세계 스마트폰 시장 규모에서 2위에 오를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코트라는 지난해 인도로 수입된 스마트폰 3대 중 2대가 4G LTE 제품으로, 비보와 레노버, 오포, 샤오미 등 중국 스마트폰 업체의 수출액은 전년 대비 각각 759%, 344%, 184%, 58% 증가했다고 부연했다.
한편 삼성전자와 애플은 세계 스마트폰 시장에서 각각 1, 2위를 굳건히 수성하고 있다. 중국 스마트폰 제조사들의 성장세가 눈에 띄지만 글로벌 시장에서의 개별 영향력은 여전하다.
전자업계의 한 관계자는 "중국의 성장세를 신경 쓰지 않을 수 없게 됐지만 삼성과 애플은 중저가 폰과 프리미엄 전략폰 등으로 적절히 대응할 것으로 보인다"며 "스마트폰은 진화할 대로 진화했고, 웨어러블과 IoT(사물인터넷) 등과의 융합시대가 예상되는 만큼 다양한 각도에서 고민이 있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