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과 SK, LG 등 대기업의 바이오 제약 사업 참여가 눈에 띈다. 이들은 국내 19조원, 글로벌 1400조원의 시장을 바라보면서 각자 이를 선점할 전략에 집중하고 있다. /각사
국내 시장만 19조원, 글로벌 시장은 1400조원이 넘어설 것으로 보이는 제약시장을 선점할 주인공은 누가 될까.
중소·중견기업의 난립과 복제약, 기능성음료 위주의 사업으로 점철된 국내 제약시장이 대기업의 등장으로 요동치고 있다.
연구·개발(R&D) 확대가 뒤따라야 한다는 자성 목소리에 부응했다는 해석은 어렵지만, 그만큼 새로운 성장 동력으로써의 매력은 넘쳐날 것이란 예상은 하기 쉽다.
대표적으로 국내 자산순위 '톱 5'에 이름을 올린 삼성과 SK, LG가 제약 사업에 열을 올리고 있다. 이들 기업은 막강한 자본과 사업에 대한 집중력, 오너십의 발 빠른 대응으로 단숨에 제약사업의 확대를 주도해 나갈 전망이다.
이들 기업은 바이오시밀러(복제약)과 바이오신약개발에 각각 몰두하며 담당 계열사를 통한 미래 청사진을 그려나가는 중이다.
22일 제약업계에 따르면 지난해 국내 의약품 시장 규모는 19조원을 넘어섰고, 글로벌 제약시장은 1400조원이 넘을 전망이다. 이중 바이오시밀러 시장은 전체의 17% 수준으로 알려졌다.
삼성은 바이오시밀러 사업으로 신약 특허가 만료되는 시점을 공략하는 동시에 신약 개발을 서두르고 있다. 단백질 복제약의 대량 생산으로 부작용이 적은 제품을 생산, 인류 사회에 공헌하겠다는 목표도 세웠다.
지난 2009년부터 약 2조원이 넘는 자금을 투입한 삼성은 삼성바이오로직스를 통해 바이오의약품 대행 생산(CMO) 사업을 펼치고 있다. 삼성바이오로직스는 지난 2011년에 설립돼 올해 말 상장한다.
삼성바이오로직스가 상장하면 예상 공모금액은 약 3조원대로, 시가 총액도 10조원대로 오를 것으로 보인다. 삼성바이오로직스는 이를 생산시설 확충에 투자해 2년 후 생산 능력을 세계 1위 수준인 36만 리터로 확대할 예정이다.
삼성의 신약개발은 삼성바이오로직스의 자회사인 삼성바이오에피스가 맡고 있다. 삼성바이오에피스는 최근 류마티스 관절염 치료제 2종을 한국과 유럽을 중심으로 출시했고, 판매 중이다.
LG도 최근 LG화학과 LG생활과학의 합병을 알리며 미래 신성장동력으로 바이오 산업 육성을 낙점했다.
LG는 LG화학이 2차전지 사업 성공 등으로 인해 1년에 1조원 이상의 현금흐름 창출이 가능하다고 판단, 여윳돈을 바이오 사업에 집중한다는 전략이다.
LG는 헬스케어와 바이오신약 제품을 생산하는 레드바이오 산업을 약 1100조원으로 추산하고 있다.
LG화학은 지난 4월 팜한농을 인수해 그린바이오 분야에 진출했고, 이어 LG생명과학 합병으로 레드바이오 사업에 본격적으로 뛰어든다.
특히 LG화학은 오는 2025년 전체 매출에서 바이오가 차지하는 비중을 10%로 끌어 올려 전체 매출을 현재 17조원대에서 50조원까지 늘려나가면서 세계 5위 화학사로 도약하겠다는 의중도 내비쳤다.
SK의 경우, 지난해 8월 통합 SK(주) 출범과 함께 대표에 오른 조대식 사장이 계열사인 SK바이오팜의 신약 개발에 1조원대 프리IPO(기업공개) 지분거래에 나설 준비를 마친 것으로 전해졌다. SK는 SK바이오팜의 흑자전환 이후 투자를 확대할 것으로 보인다.
SK바이오팜은 자금이 확보 되는대로 10여건의 신약 임상실험과 함께 동종 중소기업과의 M&A에도 적극 나설 전망이다. 이와 관련해 SK는 SK바이오팜과 그 자회사 SK바이오텍 등의 기업 가치를 오는 2020년까지 20조원으로 설정하고 생산시설과 인력을 확대하고 있다.
한편 대기업의 제약시장 진출은 기업의 오너십과도 직결된다. 사업에 대한 투자와 집중력은 발 빠른 판단이 바탕이 돼야하기 때문이다.
같은 맥락으로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과 최태원 SK 회장, 구본무 LG 회장의 리더십이 바이오 제약 사업을 어떻게 키워나갈지는 또 다른 관전 포인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