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4일(현지시간) 미국 캘리포니아 샌프란시스코에서 열린 구글 신제품 공개 행사에서 구글 제품관리 총책임자인 사브리나 엘리스가 스마트폰 '픽셀' 색상에 대해 이야기하고 있다. /뉴시스
스마트폰·인공지능(AI)·사물인터넷(IoT)을 비롯한 첨단 정보기술(IT) 산업에서 기존 선두 그룹인 삼성과 애플의 경쟁에 구글까지 합류하면서 경쟁구도가 복잡해지고 있다.
11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구글이 지난 4일 사실상 첫 번째 '구글폰'으로 내놓은 픽셀 시리즈가 애플과 삼성을 겨냥함에 따라 스마트폰 시장이 삼성전자, 애플, 구글 간의 기세를 잡는 첫번째 '전쟁터'가 되고 있다. 구글은 앞서 클라우드와 가상현실(VR) 분야에서도 경쟁을 예고한 바 있다.
구글이 선보인 픽셀 시리즈는 5인치 픽셀과 5.5인치 픽셀XL로 구성됐고, 아이폰7 시리즈와 가격이 동일하다.
픽셀 시리즈는 최신 모바일 OS인 안드로이드 7.1에 4GB의 램과 스냅드래곤 821을 탑재했고, 카메라는 전·후면 각각 800만, 1200만 화소로, 손 떨림을 방지하는 이미지 안정화 모듈과 지문인식 단자도 담겼다.
특히 픽셀 시리즈는 애플의 음성인식 서비스 '시리'와 견줄 수 있는 '구글 어시스턴트'로 무장했다. 구글 안드로이드와 애플 iOS 시장에서의 변화도 일부 있을 전망이다.
삼성전자 갤럭시노트7의 생산 일시중단이 다시 결정된 가운데 구글 픽셀폰은 출시되자 마자 매진되는 등 흥행을 예고하고 있다.
여기에 애플은 오는 21일 아이폰7, 아이폰7플러스, 애플워치시리즈2 등 신제품을 국내 시장에서 속속 출시하면서 무선 이어폰인 '에어팟'도 이달 하순 출시한다.
이는 스마트폰 외 다양한 사업에서도 경쟁을 일으킬 것이란 전망이다. 대표적인 분야가 클라우드 서비스다. 지난 6월 미국 클라우드 업체 조이언트를 인수한 삼성전자가 향후 사물인터넷(IoT)과 인공지능(AI) 시장을 공략하는 가운데 구글은 최근 클라우드 리브랜딩 작업을 하는 등 공격적인 행보를 보이고 있다.
앞서 삼성전자가 지난해 8월 삼성페이 출시 후 구글은 안드로이드 페이를 내놓은 바 있다.
관련 업계는 이를 두고 상대적으로 취약한 사업에 본격적으로 뛰어들면서 모바일 플랫폼 생태계를 강화하는 수순으로 풀이하고 있다.
전자업계의 한 관계자는 "이제는 단순히 모바일만 잘한다고 업계를 리드할 수는 없을 것"이라며 "관련 플랫폼 사업을 어떻게 준비하느냐가 미래 먹거리를 선점할 수 있는 경쟁력이 될 것은 자명하다"고 진단했다.
또 다른 업계 관계자는 "구글도 점차 포화돼가는 시장에서 새로운 전략 카드를 꺼낼 수밖에 없다"며 "아무래도 기존에 했던 사업과 연계된다는 점에서 현재 치고 올라오는 중국보다 더욱 강한 경쟁자가 될 것으로 예상된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