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바지 입고 출근, 꿈만 같다."
최근 한 보험사 직원에게 보험사의 복장 자율화에 관해 묻자 돌아온 답변이다. 보수적인 성향의 금융업계에도 복장 자율화 등 혁신에 대한 의견은 다양했다. 하지만 '보험사마저 복장 자율화에 나설지는 몰랐다'라는 의견은 공통됐다.
사실 금융업계의 복장 자율화에 대한 논의는 오래전부터 이어져 왔다. 과거 시중은행 등을 시작으로 넥타이를 착용하지 않거나 캐주얼한 복장으로 출근하는 요일이 따로 정해지기도 했다. 하지만 실제 업계에서는 "오히려 어떤 옷을 입고 출근해야 하는지 더 눈치가 보인다"는 말도 나왔다.
사실 중요한 건 복장이 아니다. 이제 보험업계는 보수적인 색깔의 옷을 벗어 던지고, 혁신이란 옷으로 갈아입을 때다.
솔직히 보험업계의 불황은 사실 예고된 결과였을지 모른다. 보험사들의 신년 계획을 살펴보면 저금리·저성장 시대 속 새로운 고객층 'MZ세대' 확보를 내세워 왔다. 하지만 보수적인 성향을 탈피하지 못한 보험사가 MZ세대를 위한 마케팅 방안을 잘 마련하기는 당연히 어렵다.
보험사들이 복장 자율화를 권장하기 시작한 것도 직원들의 복장에 따른 각각의 개성을 살피며 MZ세대를 이해하기 위한 일환이었을 가능성이 크다. 실제 한 보험사 직원도 "평소 꿈도 꾸지 못하던 청바지를 입고 출근해 자유롭게 선택한 자리에 앉으니 기존에는 생각하지 못했던 발상이 떠오르기도 한다"고 힘을 보탰다.
하지만 앞서 말했던 것 처럼 중요한 건 복장 자율화와 자율좌석제가 아니다. 본질적인 체질 개선이 가장 중요하다.
보험사들은 복장 자율화에 이어 디지털혁신을 위한 애자일(Agile·민첩한) 조직 문화도 도입하고 있다. 오렌지라이프를 시작으로 신한생명, 한화생명, 하나손보, 캐롯손보 등이 대표적이다. 다만 애자일 조직 문화를 통해 얻어낸 뚜렷한 성과를 떠올리면 당장 생각나는 것은 없다.
새로운 고객층 MZ세대를 위한 복장 자율화·디지털혁신이지만 아직은 보수적인 색깔의 옷을 제대로 벗어 던지지 못했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보험사가 진정 살아남고 싶다면 젊은 직원들의 자유로운 의사소통과 수평적인 업무환경을 위한 체질 개선이 그 어느 때보다 필요한 시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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