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나필락시스보험, 들었어도 보장은 거의 불가능했을 것이다."
지난달 30일 화이자 백신 1차를 맞고 3분이 채 지나지 않아 이상반응이 나타났다. 가벼운 두통을 시작으로 기도가 붓는 느낌과 함께 호흡이 거칠어졌다. 급히 처치실로 옮겨서 수액을 맞고, 안정을 취했지만 차도는 없었다. 시간이 지날수록 한기와 과호흡이 심해져 결국 대학병원 이송을 결정했다.
아나필락시스 쇼크가 맞냐는 기자의 질문에 담당 의료진은 선뜻 투약 직후 쇼크 반응이 나타난 것인 만큼 그렇다고 답변했다.
그러자 아쉬운 마음이 들기 시작했다. 아나필락시스보험에 들었어야 하는데라는 아쉬움이었다.
일주일가량 여러 차례 응급실과 외래를 다닌 뒤 겨우 상태가 호전됐다. 업무에 복귀하기 위해 한 보험업계 관계자와 통화하던 중 백신 이상반응에 대해 얘기하게 됐고, 아나필락시스보험을 들었어야 했다는 아쉬움을 토로했다. 그러자 업계 관계자는 쉽게 보장받기 어려웠을 것이라고 했다.
실제 아나필락시스보험은 한동안 백신보험이라는 이름으로 판매되며 많은 오해를 낳았다. 아나필락시스 쇼크는 백신 부작용 중 하나에 불과하다. 따라서 아나필락시스 쇼크라는 의사의 진단이 나올 경우에만 보험금을 받을 수 있다.
문제는 아나필락시스 쇼크 진단을 받기가 쉽지 않다는 것. 실제 기자의 경우도 백신 접종 병원과 응급실에서는 아나필락시스 쇼크라는 설명을 들었지만 알레르기 내과 외래 결과 아나필락시스 쇼크는 아니라는 확진을 받았다.
개인 경험뿐만 아니라 업계에서도 백신 접종으로 인한 아나필락시스 쇼크로 인정된 확률은 0.0006% 정도로 예상했다. 이는 곧 아나필락시스보험에 가입한 뒤 보험금을 수령할 확률이 거의 없다는 의미다.
결국 아나필락시스보험을 들지 않아 보험금을 받지 못했다는 아쉬움은 털어냈지만 보험업계에 대한 아쉬움으로 번졌다. 백신 접종 후 이상반응에 대한 두려움을 그저 마케팅 수단에 이용했다는 의심을 지울 수 없어서다.
많은 보험사가 슬로건으로 내세우는 '함께'라는 의미에 대해 다시 한 번 생각하기를 기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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