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트로人 머니 산업 IT·과학 정치&정책 생활경제 사회 에듀&JOB 기획연재 오피니언 라이프 AI영상 플러스
글로벌 메트로신문
로그인
회원가입

    머니

  • 증권
  • 은행
  • 보험
  • 카드
  • 부동산
  • 경제일반

    산업

  • 재계
  • 자동차
  • 전기전자
  • 물류항공
  • 산업일반

    IT·과학

  • 인터넷
  • 게임
  • 방송통신
  • IT·과학일반

    사회

  • 지방행정
  • 국제
  • 사회일반

    플러스

  • 한줄뉴스
  • 포토
  • 영상
  • 운세/사주
사회>지역

[되살아난 서울] (97) 인공폭포·산책로 미술관 등 볼거리 가득한 서울 '홍제천'

지난 27일 오후 시민들이 홍제천 인공폭포 앞에서 기념사진을 촬영하고 있다./ 김현정 기자

홍제천은 서울 종로구 평창동에서 발원해 서대문구·마포구를 지나 한강으로 흘러드는 하천이다. 국토지리정보원이 펴낸 '한국지명유래집'에 따르면 홍제천 하천 명칭은 조선시대에 이 일대에 있던 빈민 구제기구이자 중국 사신·관리들이 묵어가던 홍제원(弘濟院)에서 비롯됐다.

 

홍제천은 여러 별칭들을 갖고 있다. 물줄기가 세검정을 거쳐 홍제원에 이르면 모래가 많이 쌓여 물이 늘 모래 밑으로 스며 내려간다 해 '모래내', 중국의 사신·관리들이 예복을 갈아입거나 숙식을 할 수 있도록 세운 홍제원이 있어 '홍제원천', 하천이 성산동을 지나 '성산천'으로도 불린다.

 

홍제천 위로 내부순환도로가 생기면서 한때 '지붕 덮인 하천'이 돼버린 적도 있었지만, 하천 복원을 통해 안산의 지형을 살린 인공폭포, 음악분수, 물레방아 같은 친수공간이 만들어졌고 버드나무, 억새류, 창포류가 식재돼 계절별로 특색 있는 경관을 뽐내는 서울의 여가 명소로 거듭났다. 하천 길이는 13.92km이며, 평균 하폭은 50m다.

 

◆답답한 가슴 뻥 뚫리는 '홍제천 인공폭포'

 

지난 27일 오후 아이들이 홍제천에서 물수제비를 뜨며 놀고 있다./ 김현정 기자

지난 27일 오후 서울 홍제천을 찾았다. 지하철 2호선 홍대입구역 4번 출구로 나와 동교동삼거리에서 153번 버스를 타고 6개 정거장을 이동해 서대문구청에서 내려 홍제1동 방향으로 3분을 걸었다. '까르륵' 웃음소리가 들려오는 홍연교 밑으로 발걸음을 옮겼다. 초등학생 두 명이서 홍제천 냇가에 발을 담그고 물수제비를 뜨며 놀고 있었다. 아이들은 볼링선수처럼 자세를 취한 뒤 물 위로 돌멩이를 날리며 즐거워했다.

 

27일 오후 한 시민이 홍제천에서 청둥오리들을 구경하고 있다./ 김현정 기자

그 옆에선 하천 위를 둥둥 떠다니는 청둥오리들을 신기하게 바라보던 어르신이 입으로 '쪼쪼쪼쪼' 소리를 내며 강아지 부르듯 오리들을 호출했다. 청둥오리 한쌍은 사람의 손에 먹이가 없는 것을 확인하곤 뒤도 안 돌아보고 제 갈 길을 갔다.

 

유유자적 천변 풍경을 즐기며 홍제천 인공폭포로 이동했다. 경기도 부천에서 온 김모 씨는 "오랜만에 나들이 겸 애들 데리고 놀러 나왔다"면서 "폭포가 있는 줄은 몰랐는데 아이들이 너무 좋아해 온 보람이 있다"며 활짝 웃었다. 이어 "어떻게 이런 곳에 폭포를 만들 생각을 다 했는지 궁금하다"고 말했다.

 

서대문구는 지난 2006~2011년 총 692억원을 들여 홍제천 복원공사를 실시했다. 구는 메말랐던 하천에 물이 흐르게 하기 위해 한강에서 펌프로 물을 끌어 오고, 인공폭포와 음악분수 등을 조성했다. 전망 데크도 만들어 주민들이 폭포와 홍제천을 한눈에 내려다볼 수 있게 했다.

 

이달 27일 오후 시민들이 홍제천 인공폭포 앞에서 여유를 즐기고 있다./ 김현정 기자

27일 오후 홍제천 인공폭포 앞은 기념사진을 남기려는 시민들로 북적였다. 아이들은 폭포 인근에 설치된 대형 보름달 조형물과 강강술래 토피어리(식물을 여러가지 모양으로 자르고 다듬은 작품)를 손가락으로 가리키며 어른들에게 "이게 뭐야? 어떻게 만든 거야?"라고 질문했다.

 

27일 오후 한 시민이 홍제천 인공폭포에서 휴식을 취하고 있다./ 김현정 기자

이 조형물들은 서대문구가 홍제천 홍연2교에서 폭포마당 사이 670m 구간에 '가을바람이 머물다간 들판'을 테마로 연출한 작품들이다. 구는 맨드라미와 황화코스모스 등 12종 4만2000여본의 꽃으로 고향의 집, 꽃들의 향연, 허수아비 정원, 강강술래를 소주제로 한 꽃길을 가꿨다.

 

◆러닝하며 명화 관람하는 '산책로 미술관'

 

27일 오후 백로 한 마리가 홍제천에서 먹이를 사냥하고 있다./ 김현정 기자

형형색색의 꽃길을 지나 경의중앙선 가좌역 방면으로 물길을 따라 걸었다. 이날 홍제천에서 만난 대학생 김모 씨는 "러닝 매니아인데 맨날 동네에서만 뛰기 지겨워 집에서 좀 먼 곳까지 나와봤다"면서 "달리기하러 나온 게 아니라 미술관에 작품 감상하러 온 느낌"이라며 엄지를 추어올렸다.

 

김 씨는 "세상에 어느 미술관에서 달리기를 하며 백로가 먹이 먹는 걸 보다가 그림을 감상할 수 있겠느냐"면서 "파리 퐁피두 미술관이나 런던 테이트모던 미술관이 하나도 안 부러울 정도"라고 극찬했다.

 

27일 오후 시민들이 홍제천에서 여유를 즐기고 있다./ 김현정 기자

서대문구는 2010년 홍제3교에서 사천교에 이르는 약 3km 구간 내부순환도로 교각에 '홍제천 산책로 미술관'을 조성했다. 서양 회화 작품 20점과 한국근현대 명화, 풍경화 등 총 60점이 전시됐다. 이곳에선 빈센트 반 고흐의 '붓꽃', 폴 고갱의 '퐁타방의 풍경', 알프레드 시슬레의 '아르장퇴유의 언덕 위의 곡물밭', 장 프레데릭 바지유의 '작은 정원사', 김환기의 '항아리', 이인성의 '빨간 옷을 입은 소녀' 등의 작품을 만나볼 수 있다.

 

27일 오후 시민들이 홍제천에서 산책하고 있다./ 김현정 기자

서대문구 주민 최모 씨는 "어머니가 거동이 불편해 잘 움직이지 못하시는데 홍제천은 휠체어를 타고 산책할 수 있어 참 좋다"면서 "20년 넘게 살았는데 다른 곳으로 이사 가지 못하는 이유 중 하나가 홍제천"이라고 말했다.

트위터 페이스북 카카오스토리 Copyright ⓒ 메트로신문 & metroseoul.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