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경제가 흔들리고 있다. 소비자물가 상승률이 5%에 근접한 가운데, 기대인플레이션(미래의 물가상승률) 마저 흔들거리면서다. 여기에 한국은행이 기준금리 인상에 속도를 낼 수 있다는 전망까지 나오며 긴장감이 고조되고 있다.
9일 통계청에 따르면 지난달 소비자물가지수는 106.85(2020=100)로 전년 동기보다 4.8% 오른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글로벌 금융위기 시절인 2008년 10월 이후 13년 만에 최대치다.
소비자물가 상승률은 지난해 10월 3.2%를 기록하며 9년 8개월 만에 3%대로 올라섰다. 이후 3%의 상승률을 지속하다 지난 3월엔 4.1%까지 치솟았다. 자칫하면 물가 상승률이 5%대까지 오를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오는 이유다.
강민주 ING은행 서울지점 수석이코노미스트는 "한국 정부는 그동안 공공요금 추가 인상을 최대한 억제해 왔지만 우크라이나 사태로 전 세계 에너지 가격이 연초 이후 치솟으면서 이제는 추가 가격조정이 불가피한 상황이 됐다"며 "올해 말이나 내년 초에는 물가 체감을 최소화하기 위해서 순차적으로 공공요금이 재차 오를 수밖에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공공요금 인상은 올해 내내 계속돼 내년에도 소비자물가 상승률이 한은의 2% 목표치를 상회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여기에 최근 기대인플레이션도 심상치 않다. 기대인플레이션이란 향후 물가상승률에 대한 경제주체의 주관적인 전망을 나타내는 개념이다. 즉, 경제주체들이 물가가 계속 오를 것이라고 내다보게 되는 것을 의미한다. 이에 따른 경제주체들의 전망이 실제로 물가 상승을 일으키며 인플레이션(물가 상승)을 유발하게 된다.
그런 기대인플레이션율이 지난 4월 3.1%를 기록한 것이다. 이는 지난 2013년 4월 이후 9년 만에 가장 높은 수준이다.
기대인플레이션의 가파른 성장세는 전 세계적으로 나타나고 있다. 미국은 올해 3월 기준 5.4%를 기록하며 지난 2008년 2분기 이후 최고 수준이다. 유로지역의 지난 4분기 중 기대인플레이션도 7.0%에 달했다.
이에 따라 금융시장에서는 오는 26일 예정된 한은 금융통화위원회(금통위)에서 금리인상을 단행할 것이라는 의견이 지배적이다. 기대인플레이션이 한은이 예상한 올해 물가상승률 목표치인 2%를 넘어선 만큼 국내 물가에 경고등이 켜지면서다.
실제 이창용 한은 총재도 지난 25일 진행한 출입기자단 상견례에서 물가 안정에 대한 중요성을 거듭 강조했다. 이 총재는 "전반적인 기조로 봤을 때는 지금까지는 (인플레이션 압력과 경기 부양 중) 물가를 더 걱정하고 있다"며 "앞으로도 통화정책이 정상화되는 방향으로 가는 기조가 계속될 것"이라고 말했다.
이승훈 메리츠증권 연구원은 "현재는 수입물가 압력이 소비자물가로 넘어오고 있는 과정이며, 석유류뿐 아니라 가공식품과 외식 가격 인상 압력이 상당한 상태"라며 "3분기까지 물가상승률이 4%대에 머물 가능성이 높아 통화당국의 기민한 대응이 불가피해 보인다. 한은이 5월과 8월 기준금리를 인상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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