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창용 한은 총재 첫 금통위
두 차례 연속 금리인상 단행
올 물가상승률 전망도 4.5%
한국은행이 기준금리를 두 차례 연속 올린 것은 미국의 본격적인 통화 긴축에 이어 국내 물가 오름세가 심상치 않다는 판단 때문이다.
미국 연방준비제도(연준·Fed)는 지난 3∼4일(현지시간) 열린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정례회의에서 22년 만에 기준금리를 한 번에 0.5%포인트(P) 올리는 '빅스텝'을 밟아 정책금리(기준금리) 목표 범위를 0.25∼0.50%에서 0.75∼1.00%로 인상했다. 여기에 국내 소비자물가 상승률은 5%를 바라보고 있는 상황이다.
◆한은, 15년 만에 기준금리 두 달 연속 올려
한은은 26일 금융통화위원회(금통위) 정례회의를 열고 기준금리를 현행 1.50%에서 1.75%로 0.25%p 인상했다. 지난해 8월 이후 5번째 인상이며 지난 4월에 이은 두 달 연속 인상이다. 금통위가 두 달 연속 기준금리를 잇달아 올린 것은 2007년 7월과 8월에 이어 14년 9개월 만에 처음이다.
이번 금통위는 이창용 한은 총재가 취임한 이후 처음 열린 금통위다. 이 총재는 앞서 여러 공식석상을 통해 기준금리 인상에 대한 가능성을 내비쳐왔다.
예정대로 금리인상에 나선 데는 크게 두 가지 이유로 풀이된다. 먼저 국제금융시장에서는 미 연준의 통화정책 정상화 속도가 빨라질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국내 금융시장에서도 한·미 금리가 역전될 것이란 우려도 높아지고 있다. 한미 금리가 역전되면 원화가 약세를 보이고, 외국인 자본이 대거 유출될 가능성이 높아진다. 이미 국내 원화는 약세를 이어가고 있는 상황이다. 미국이 남은 다섯 차례의 회의 기간(6월, 7월, 9월, 11월, 12월) 중 6, 7월에 빅스텝을 단행하게 되면 자칫 기준금리가 역전될 수 있다.
이창용 한은 총재는 이날 서울 중구 한은 본관에서 열린 금통위 정례회의 직후 기자간담회에서 "금통위는 국내 경제가 대외 여건의 불확실성 증대에도 회복세를 이어가고 있는 가운데 물가상승 압력은 당초보다 크게 높아질 것으로 전망되는 점과 금융불균형 위험에도 계속 유의할 필요성이 있다는 점을 고려했다"라고 말했다.
◆심상치 않은 소비자물가…13년 10개월 만에 최고치
통계청에 따르면 올해 1월부터 4월까지 누적 물가 상승률은 4.1%다. 이는 한은의 물가 안정 목표치인 2.0%를 두 배 이상 넘긴 수준이다. 4월 소비자물가 상승률은 4.8%로 13년 6개월 만에 가장 높았다.
한은은 올해 소비자물가 상승률을 무려 4.5%로 대폭 상향했다. 2008년 7월에 전망한 2008년 전망 4.8% 이후 13년 10개월 만에 최고치다. 연간 물가상승률 전망이 4%를 기록한 것은 무려 10년 10개월 만이다. 반면 성장률은 3.0%에서 2.7%로 0.3%p 낮췄다. 성장 둔화 우려보다 인플레이션 우려가 크다는 분석이 나온다.
소비자물가 상승률은 석유류 및 공업제품 가격의 상승폭 확대, 개인서비스 가격의 높은 오름세 지속, 전기·가스 요금 인상 등으로 4%대 후반으로 크게 높아졌다. 근원인플레이션율(식료품 및 에너지 제외 지수)과 일반인 기대인플레이션율은 모두 3%대 초반으로 상승했다. 앞으로 소비자물가는 당분간 5%대의 높은 오름세를 이어갈 전망이다.
이 총재는 "앞으로 수 개월 간 한은에서 판단하고 있기에는 물가 상승률이 5%가 넘을 가능성이 높아지고 있다"라며 "유가 등이 내려간다고 하더라도 국제 곡물가격이 굉장히 올라 있다. 그래서 식료품과 관련된 여러 품목의 물가가 상당한 정도로 오래 지속돼서 물가 상승률이 4%대를 상당 정도 가져가다 내려가지 않을까 싶다"라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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