큰 폭의 명목임금 오름세, 기업의 판매가격 인상폭 확대 움직임 등을 고려할 때 최근 단기 기대인플레이션 상승은 이미 물가상승 압력으로 작용하고 있다는 평가다. 향후 추가 확대 가능성도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9일 한국은행이 국회에 제출한 통화신용정책보고서에 따르면 최근 물가 오름세가 확대되는 가운데 경제주체들의 기대인플레이션도 빠르게 상승하고 있는 모습이다. 단기 기대인플레이션이 한국은행의 물가안정목표(2%) 수준을 상당폭 상회하고 있으며 장기 기대인플레이션도 목표수준으로 올랐다.
이에 따라 기대인플레이션을 매개로 최근의 높은 물가 오름세가 장기화될 수 있다는 우려가 커지고 있다.
한은은 "물가에 대한 기대인플레이션의 파급시차, 물가 상승기에 기대인플레이션의 영향이 확대되는 경향 등을 고려할 때 최근 기대인플레이션 상승이 이미 물가상승 압력으로 일부 작용하고 있는 것"이라며 "향후 그 압력이 더 확대될 가능성이 있다"고 했다.
단기 기대인플레이션 수준은 현재 또는 과거 물가의 흐름에 주로 영향을 받아 형성된 후 다시 물가로 파급되는 경향을 보였다. 단기 기대인플레이션은 1~4분기 전 소비자물가에 영향을 받고 3~4분기 후 물가에 다시 영향을 미치는 것으로 추정된다.
최근과 같이 물가 오름세가 가파른 시기에는 경제주체들이 새로운 정보를 빠르게 반영했다. 그러면서 기대인플레이션과 물가 간 상호작용이 강화되고 있다. 일반인과 전문가의 단기(향후 1년 기준) 인플레이션에 대한 기대 형성시 새로운 정보 반영비율을 추정한 결과, 동 비율은 물가 상승기와 둔화기에 일반인은 각각 38%와 20%, 전문가는 각각 62%와 31%로 예상됐다. 즉, 물가 상승기의 신규 정보 반영비율이 약 2배 정도 높다는 분석이다.
한은은 "물가 상승기에 언론 기사 등을 통해 물가와 관련한 정보가 더 많이 제공되고 실질소득 감소로 경제주체의 물가정보에 대한 민감도가 더 커지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최근 기대인플레이션 상승에 따른 물가파급은 임금과 기업가격 설정 경로를 통해 주로 나타났다.
먼저 임금 경로를 보면 물가 요인의 영향을 상대적으로 크게 받는 정액급여의 오름세가 꾸준히 확대됐다.
기업 가격설정 경로의 경우 최근 판매가격 기업경기실사지수(BSI)가 큰 폭 상승한 가운데 생산자물가의 인상품목 비중도 크게 확대되고 인상 폭도 예년에 비해 높은 수준을 기록했다. 기업들의 판매가격 인상폭은 원자재가격 등 높아진 비용압력을 감안하더라도 과거보다 높은 수준인 만큼 향후 물가상승 기대를 일부 반영하고 있다는 평가다. 높은 기대인플레이션 수준, 원재료 가격 오름세 지속 등을 고려할 때 당분간 기업의 가격인상 유인이 상존하면서 물가상승 압력을 높이는 요인으로 작용할 것으로 판단된다.
최근 국내 장기 기대인플레이션은 한국은행의 물가안정 목표수준에 대체로 안착했다. 하지만 최근 물가목표를 상회하는 움직임을 보인다는 점에서 장기 기대인플레이션이 불안해질 가능성에 유의할 필요가 있다는 설명이다. 주요국과 비교한 상대적인 안착 정도와 지속성이 중간 수준으로 분석되고 최근 장기 기대인플레이션 수준도 소폭이지만 물가목표를 상회하면서다.
한은은 "장기 기대인플레이션의 경우 물가안정목표에 대체로 안착해 있는 것으로 평가되나, 최근 들어 목표수준을 상회하는 움직임을 보이는 데다 주요 선진국과 비교한 상대적 안착 정도도 크지 않은 것으로 분석된다"라며 "인플레이션 충격의 영향이 장기화되지 않도록 기대인플레이션 안정화를 위한 정책대응의 필요성이 커진 것으로 판단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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