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소비자물가 못잡자 '자이언트 스텝'
한은도 '빅 스텝' 나서나…"지켜봐야"
금융시장, 연말 기준금리 2.75% 예상
한국은행의 고민이 깊어지고 있다. 미국이 최악의 인플레이션(물가 상승)에 대응하기 위해 한 번에 기준금리를 0.75%포인트(p) 인상하는 '자이언트 스텝'에 나서면서다. 우리나라도 오는 7월 예정된 한은 금융통화위원회(금통위)에서 기준금리를 대폭 올릴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오는 이유다.
19일 금융시장에 따르면 16일 미국 연방제도(Fed·연준)는 연방 기금 금리 목표 범위를 1.5~1.75%까지 인상했다. 이는 지난 1994년 11월 이후 28년 만이며 지난 5월 초 기준금리를 한 번에 0.5%p 올리는'빅스텝'에 나선 지 약 한달여 만이다.
미 연준이 강력한 긴축정책에 나선 데는 물가 상승세가 좀처럼 잡히지 않은 영향이 컸다.
지난 5월 미국의 소비자물가지수(CPI)는 전년 동월보다 8.6% 오른 것으로 집계됐다. 1981년 12월 이후 40여 년 만에 가장 큰 폭이다.
실제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는 성명을 통해 "팬데믹 관련 수급 불균형과 높은 에너지 가격 등으로 인플레이션은 여전히 높다"라고 밝혔다. 이어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은 막대한 인적·경제적 어려움을 야기하고 있다"라며 "침공과 이에 관련된 사건이 인플레이션에 추가 상방 압력을 초래하고, 세계 경제 활동에 부담을 주고 있다"라고 설명했다.
오는 7월 FOMC에서도 한 번에 기준금리를 0.5%p 올리는 '빅스텝'을 이어갈 것으로 예상된다. 파월 의장이 기자간담회를 통해 "7월 FOMC에서 0.5%p 또는 0.75%p 추가 인상을 고려하고 있다"라고 언급했기 때문이다.
이에 따라 한은의 고민도 깊어진다. 기준금리를 결정하는 다음 금통위는 오는 7월 13일이다.
일각에서는 미국의 긴축속도가 빨라지고 있는 만큼 한은에서도 '빅스텝'에 나설 수 있다는 의견이 나온다. 미국의 금리 상단과 우리나라의 기준금리(연 1.75%)가 같아진 만큼 한미 간 금리 역전 현상에 대비하기 위해서다.
실제 지난달 '금융통화위원회 의사록'에서 한 금통위원은 "당분간 5%대의 높은 물가상승률이 지속되고 내년에도 물가안정목표를 크게 상회하는 물가경로가 전망되는 데다 미국과 주요국들의 가파른 금리인상이 예견되는 상황에서 통화정책을 통해 선제적으로 대응할 필요가 있다"라고 지적했다.
다만 이창용 한은 총재는 아직 지켜봐야 한다는 입장이다.
이 총재는 지난 16일 오전 서울 중구 은행회관에서 열린 '비상거시경제금융회의'에서 '빅스텝'을 밟을 가능성에 대해 "다음 금통위 회의까지 3주에서 4주가 남아있기 때문에 그 사이에 많은 변화가 있을 수 있다. 그때까지 시장 반응을 보고 결정할 것"이라며 "임시 금통위는 고려한 바 없다"라고 선을 그었다.
이에 따라 시장에서는 한은의 연말 기준금리 전망치를 높게 내다보고 있다.
이승훈 메리츠증권 연구원은 "미 연준의 0.75%p 인상을 계기로 한은의 통화정책 전망을 수정한다"며 "지금까지 우리는 추정한 중립금리를 기준으로 한은 기준금리의 적정성을 가늠해 왔다"고 했다. 그는 "테일러준칙에 의거한 균형 기준금리는 높아진 물가상승률을 반영하며 3% 내외까지 상승 중이다"라며 "정책당국의 물가안정 의지가 강하고 통화정책의 명백한 우선순위인 점을 반영해 연말 기준금리 전망을 2.75%로 상향 조정한다"고 말했다. 현재 기준금리보다 1.0%p의 금리 인상을 예상한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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