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 연준, '자이언트 스텝' 등 환율 상승요인 우세
자칫 무역적자…달러 빠져나가면 환율 더 올라
"경상수지 흑자를 어느 정도 유지하는지 중요"
미국 달러화에 대한 원화 환율이 1300원을 돌파해 한국경제에 먹구름이 끼고 있다. 원·달러 환율이 무섭게 치솟으며 자칫 경제 침체를 불러일으킬 수 있다는 지적이다. 특히 경상수지 흑자의 중요성도 높아지고 있다.
10일 서울 외환시장에 따르면 지난 8일 원·달러 환율은 전 거래일(1299.8원)보다 0.6원 오른 1300.4원에 마감했다. 이날 환율은 전 거래일보다 2.3원 내린 1297.5원에 출발해 장중 1295.1원까지 내려갔다. 환율 하락세에 대한 기대감도 모였지만 오후 들어 하락폭을 모두 되돌린 것. 끝내 환율은 다시 1300원대로 올라섰다. 원화값이 크게 떨어진 것.
환율이 1300원을 넘어선 건 글로벌 금융위기 여파가 남아 있던 지난 2009년 이후 약 13년 만이다. 원·달러 환율이 1300원을 넘어선 건 총 세 번이다. 국제통화기금(IMF) 구제금융을 받았던 1997년 말 외환위기 당시 2000원선 가까이 치솟은 원·달러 환율은 1998년까지 1300원대 이상을 지속했다. 이어 2001∼2002년 일본의 제로금리 정책에 따라 한동안 1300원대를 이어왔다. 이후 2008~2009년 글로벌 금융위기에도 1300원대를 넘은 바 있다. 모두 경제위기가 있던 시기다.
최근 환율이 무섭게 치솟고 있는 데는 미국의 긴축 통화정책에 이어 글로벌 경기 침체의 우려가 더해지면서다. 여기에 외국인 자금이 계속해서 빠져나가고 있는 점도 원·달러 환율 상승세에 영향을 미쳤다.
◆"원화약세 당분간 지속"
금융시장에서는 원·달러 환율 오름세가 한동안 이어질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미국 연방제도(Fed·연준)의 강력한 통화정책에 따라서다.
연준은 오는 26~27일(현지시간) 열리는 공개시장위원회(FOMC)에서 기준금리를 한 번에 0.75%포인트(P) 올리는 '자이언트 스텝'도 예고했다. 미국의 소비자물가지수(CPI)가 전년 동월보다 8.6% 오르면서다. 1981년 12월 이후 최고치며 시장 예상치인 8.3%를 웃돌았다. 6일 공개된 연준의 지난 6월 14~15일 FOMC 의사록에서는 이를 두고 "인플레이션 압박이 약해질 징후를 보이지 않는다"라고 분석했다.
오창섭 현대차증권 연구원은 "국내 외환시장 환경은 여전히 원·달러 환율 상승요인이 우세한 상황"이라며 "수급 측면에서는 국제 원자재 가격급등에 따른 무역수지 적자 전환 및 외국인 국내 주식 순매도 기조가 원화 약세 압력을 높이고 있다. 이와 함께 미국 자이언트 금리인상 등 통화긴축 가속 및 연준 자산축소(QT)에 따른 달러 감소 등도 달러화 강세를 견인하는 요인"이라고 평가했다.
◆경상수지 흑자 유지 주목
관건은 경상수지다. 경상수지는 한 달 만에 흑자 전환에 성공했지만, 흑자폭은 아직 불안정한 수준이다. 자칫 무역적자로 국내에서 달러가 더 빠져나가게 될 경우 원·달러 환율 상승세에 기름을 붓게 된다.
한국은행에 따르면 지난 5월 우리나라의 경상수지는 전월 8000만 달러 적자에서 38억6000만 달러 흑자로 돌아섰다. 다만 전년 동월 대비 흑자폭은 65억5000만 달러 축소됐다. 수입이 수출보다 빠르게 늘면서 흑자폭은 지난 2월과 3월 각각 16억4000만달러, 7억7000만달러 감소했다. 5월 들어서는 그 규모가 훨씬 확대된 것이다.
류현주 한은 국제국 국제금융연구팀장은 지난 8일 한국금융연구원 주재로 서울 중구 은행연합회에서 열린 '미국 통화정책 정상화의 영향과 시사점' 세미나 패널 토론에서 "미국이 통화정책 긴축에 접어들면 글로벌 달러 공급이 중단되고 신흥국 여타 국가에서는 달러 조달이 어려워지고 투자라든지 무역이 위축돼 침체 국면에 접어들게 된다"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미 긴축에도 수입 부문에서 원자재 가격에서 오는 충격을 어느 정도 흡수하냐에 따라 한국경제에 미치는 영향이 달라질 수 있다"라며 "경상수지 흑자를 어느 정도 유지하느냐가 중요하다"라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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