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비자물가 및 기대인플레 '사상 최고치'
연말 기준금리 2.75~3.00% 예상 합리적
한국은행이 처음으로 '빅스텝(기준금리 한 번에 0.5%포인트(P) 인상)' 밟은 것은 국내외 경기 하방위험이 증대됐지만 높은 물가상승세가 지속되고, 광범위해졌기 때문이다. 단기 기대인플레이션(향후 1년간 예상하는 물가상승률)이 크게 높아지고 있다는 판단도 영향을 미쳤다.
◆인플레·미 금리인상 등 대비
한은이 13일 '빅스텝'을 밟으면서 기준금리는 연 2.25%로 높아졌다. 한은은 지난 4월과 5월 각각 기준금리를 0.25%p 인상한 바 있다. 금통위가 두 달 연속 기준금리를 잇달아 올린 것은 2007년 7월과 8월에 이어 14년 9개월 만에 처음 있는 일이었다.
한은이 빅스텝에 나선 것도 지난 1999년 기준금리를 도입한 이후 최초다. 3연속 금리인상도 처음이다. 가계와 기업에 부담을 주고 시장에도 충격을 줄 수 있기 때문에 한은은 그간 빅스텝을 단행하지 않았다. 하지만 인플레이션(물가 상승) 상방 압력이 높아지면서 기준금리 인상 등으로 선제적인 대응에 나서야 한다는 인식이 더 컸던 것으로 풀이된다. 여기에 미국의 금리인상 속도가 빨라지면서 한국과 미국 간 금리 역전 현상이 가시화하고 있는 것도 금리인상의 배경으로 꼽힌다.
실제 한은은 취약 계층의 이자부담 등을 우려하면서도 고인플레이션 대응의 필요성을 강조했다.
통계청에 따르면 6월 소비자물가지수는 108.22(2020=100)로 1년 전보다 6.0% 올랐다. 전월 5.4%보다는 0.6%p 확대됐다. 전년 동월과 비교하는 소비자물가는 지난해 10월(3.2%), 11월(3.8%), 12월(3.7%), 올해 1월(3.6%), 2월(3.7%)까지 5개월 연속 3%를 기록했다. 3월(4.1%)과 4월(4.8%) 4%대에 이어 5월 5.4%까지 오르더니 지난달에는 6.0%까지 치솟은 것이다.
석유류 가격의 높은 오름세가 지속되고 여타 품목도 가격 상승폭이 확대된 영향이다. 소비자물가는 당분간 6%를 상회하는 높은 오름세를 이어갈 전망이다.
특히 한은에서는 올해 중 소비자물가 상승률이 5월 전망치인 4.5%보다 크게 상회할 것으로 내다봤다.
같은 기간 근원인플레이션율(식료품 및 에너지 제외 지수)과 일반인 기대인플레이션율도 모두 4%에 근접하는 수준으로 상승했다. 근원인플레이션 역시 상당 기간 4% 이상의 높은 수준을 지속할 것으로 보인다. 기대인플레이션은 향후 1년간 소비자물가상승률 전망치를 나타낸다. 금융시장에서는 금리인상 시 소비자물가지수와 기대인플레이션 등을 가장 중요하게 고려한다.
◆"물가안정 선제적 대응"
이창용 한은 총재는 이날 서울 중구 한은 본관에서 열린 금통위 정례회의 직후 기자간담회에서 "이날 금통위는 물가 안정을 위한 선제적 대응 필요성이 커진 점을 고려해 기준금리를 0.50%p 인상하기로 결정했다. 이 결정은 금통위원 전원 일치였다"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소비자물가의 정점은 3분기 말에서 4분기 초로 보인다. 하지만 워낙 불확실성이 크다"라며 "소비자물가가 정점을 찍게 되더라도 그 정점이 빠른 속도로 내려가진 않을 것"이라고 우려했다.
올해 남은 기준금리 결정 금통위는 오는 8월 25일, 10월 14일, 11월 24일 총 세 차례다. 남은 세 차례의 기준금리 결정에서 향후 금통위가 최소 두 번 이상 추가로 기준금리를 인상할 수 있다는 가능성에 무게가 실린다.
이창용 한은 총재는 "향후 몇 달간 지금보다 높은 수준을 보인 후 점차 완만히 낮아지는 상황에서는 금리를 당분간 0.25%p씩 점진적으로 인상해 나가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설명했다.
금융시장에서 내다보는 연말 기준금리는 2.75~3.00% 수준이다.
다만 일각에서는 연말 기준금리가 최대 3.75%까지 오를 수 있다는 관측도 나오고 있다. 이 총재는 "시장에서 보는 연말 기준금리에 대해서는 합리적으로 보고 있다. 그보다 더 많은, 높은 기준금리를 예상한다는 것은 고물가 상승률이 고착됐다는 가정이 필요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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