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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피니언>기자수첩

[기자수첩] 버려지는 종이뭉치

64장. 최근 청소를 하다 발견한 실손의료보험 청구 관련 서류다. 이름과 생년월일 등 기본적인 정보부터 개인 의료기록까지 함부로 버릴 수도 없고, 가지고 있자니 짐이고 처치가 곤란해졌다.

 

돌이켜 보면 많은 장수의 실손보험 청구 관련 서류는 발급 당시부터 골치였다. 서류를 발급 받기 위해 병원에 수 차례 방문해야 했고, 서류 발급에 드는 비용도 크지는 않았지만 아깝다는 생각이 들었다.

 

기자 뿐만이 아니다. 보험연구원이 보험금 청구 경험이 있는 소비자를 대상으로 설문조사를 진행한 결과 보험금 신청과정에서 어려움을 겪었다고 응답한 비율은 12.6%로 집계됐다. 특히 주된 어려움은 보험금 청구를 위한 제출서류 발급과 가입보험의 보장내용과 보상가능 여부 판단이었던 것으로 나타났다.

 

보험업계에 지속해서 실손보험 청구 간소화에 대한 주장이 나오는 이유다. 실손보험 청구 간소화가 보험금 신청과정에서 경험하는 어려움을 경감시킬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되면서다.

 

보험업계는 약 13년 가까이 실손보험 청구 간소화를 위해 목소리를 높여왔다. 하지만 의료계의 '의료기록 등 환자 개인정보 유출 우려' 등을 이유로 지속해서 간소화 절차를 반대해 왔다. 환자가 직접 병원을 찾아 의료기록을 열람해야만 개인정보가 지켜질 수 있다는 이유였다. 다만 일각에서는 건강보험심사평가원(심평원) 등이 비급여 항목에 대한 자료를 확보하는 것을 두고 이를 지속해서 반대하는 것이 아니냐고 꼬집고 있다.

 

실손보험 청구 간소화는 더 이상 업계와 환자만의 이야기가 아니다.

 

보험업계에 따르면 매년 실손보험 청구를 위해 환자들이 보험사에 제출하는 종이 서류는 약 4억장에 달한다. 이를 처리하는 직원들의 업무 피로와 처리 비용만을 따져서는 안 된다.

 

보험사를 비롯한 금융사 또 그 밖의 국내 주요 기업들은 최근 ESG경영을 위해 페이퍼리스(Paperless) 시스템을 속속 도입하고 있다. 전 세계적으로 기후 위기의 심각성도 높아지고 있는 만큼 탄소중립 실천에 나서는 기업들도 많아졌다.

 

이 가운데 아직도 몇십장에 달하는 서류를 직접 발급 받고, 보험금 청구 이후에는 처치 곤란한 애물단지로 남는다는 건 뒤로 가는 발상일 수밖에 없다. 무엇이 진정 소비자와 환경을 위한 생각인지 다시 한번 생각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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