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高)물가 고착화 대응 강조
물가 정점 지나도 5%대 유지
최근 대내외 불확실성이 더 높아지면서 내년부터 주요 중앙은행이 금리 인하에 나설 수 있다는 전망이 사그라들고 있다. 특히 물가 피크아웃(정점 통과)에도 여전히 고(高)물가 수준이 이어질 것이란 우려도 제기된다.
28일 금융시장에 따르면 지난 25일 한국은행 금융통화위원회(금통위)는 사상 처음으로 네 차례 연속 기준금리 인상을 단행했다. 우크라이나 전쟁 장기화, 주요국 금리인상, 중국 제로코로나 정책 등 대내외 불확실성이 여전해서다. 또 6%대 소비자물가가 두 달째 이어지고 있는 만큼 고물가 고착화를 피해야 한다는 것.
특히 이날 금통위는 섣부른 금리인하에 대해 자칫 악순환을 초래할 가능성도 높다고 지적했다.
한 금통위원이 "현재 인플레이션(물가 상승)이 공급제약과 더불어 빠른 수요증대에도 기인하는 만큼 잠재수준을 넘어선 수요의 조절 없이는 물가를 안정시키기 어려우며 어느 정도의 성장률 하락은 불가피하다"라며 "이 과정에서 경기가 경착륙되지 않도록 적절히 대응해 나가는 것이 통화정책의 가장 중요한 과제인데 1970년대 미 연방준비제도(Fed·연준)의 '스탑 앤 고(stop-and-go)' 교훈을 되새겨볼 필요가 있다"라고 언급하면서다.
연준은 지난 1970년대 세 차례의 인플레이션 사이클에 대응하는 과정에서 금리 인상과 인하를 반복한 바 있다. 물가가 안정되지 않은 상태에서 경기침체를 우려해 성급히 금리인하에 나선 결과 기대인플레이션 상승에 따른 인플레이션 악순환을 막지 못해 경기진폭을 키우는 결과를 초래했다.
통계청에 따르면 소비자물가는 5월 5.4%로 5%대를 넘어선 후 6월 6.0%, 7월 6.3% 등 높은 상승률을 기록하고 있다. 금융시장에서는 이미 연간 물가를 5%대로 예상하고 있다. 연간 물가가 5%대를 기록하게 되면 1998년(7.5%) 이후 24년 만에 가장 높은 수준이다.
정부와 한은은 물가 정점을 9~10월로 내다보고 있지만 이미 1~7월 누적 물가 상승률은 4.9%로 5%에 바짝 다가섰다.
이창용 한은 총재도 이날 서울 중구 한은 본관에서 열린 금통위 정례회의 직후 기자간담회에서 "소비자물가 상승률 정점은 지난 통방에서 3분기 말, 4분기 초보다 더 당겨질 것으로 예상되지만 물가 정점을 지나도 물가 수준은 5%대를 유지할 가능성이 크다"라고 우려했다.
금융시장에서도 한은이 금리인상 기조를 이어갈 것이라고 보는 시각이 지배적이다.
윤지호 BNP파리바 이코노미스트는 "이번 인상 사이클의 최종 기준금리가 2.75%가 될 것이라는 전망을 유지한다"라며 "높은 인플레이션 리스크가 지속됨에 따라 기존 전망과 달리 한은이 내년 하반기에 금리를 인하하지 않을 것으로 예상한다"라고 말했다.
공동락 대신증권 연구원도 "한은은 현재 통화정책 기조가 여전히 물가 안정에 맞춰져 있음을 강조했다"라며 "기준금리 인상 폭을 전월 '빅스텝(한 번에 기준금리 0.50%p 인상)'에서 0.25%p로 낮추는 과정에서 자칫 인상 기조 자체가 후퇴하는 것이 아니냐는 금융시장의 섣부른 예측을 차단하기 위한 행보로 풀이된다"고 했다.
이어 "경기 하강 우려를 근거로 인상 사이클이 조기에 종료되고 있다거나 금리 정책의 기조가 인하 쪽으로 빠르게 전환될 수 있다는 금융시장 차원의 다소 성급했던 기대를 차단하는 행보가 이번 금통위를 통해 이뤄졌다고 평가한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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