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7월 한국은행은 처음으로 기준금리를 0.50%포인트(P) 인상했다. 이후 기자간담회를 통해 보다 구체적인 포워드 가이던스(forward guidance·사전 안내)를 제시했는데 이는 향후 통화정책 운용상의 신축성을 확보하기 위한 것이었다."
이창용 한은 총재는 27일(현지시간) '잭슨홀 경제정책 심포지엄'에서 패널 토론자로 참석해 이 같이 말했다.
이날 이 총재는 "선진국 중앙은행들은 전대미문의 보건 위기에 대응하여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광범위하게 사용해 온 비전통적 통화정책을 다시 동원했다"라며 "최근에는 총수요의 회복이 공급 측면의 회복을 앞서고, 유가 등이 상승하면서 인플레이션이 최근 수십 년간 가장 높은 수준으로 치솟았다"고 진단했다.
급격한 변화 속에서 이 총재는 선진국 비전통적 통화정책의 유효성 및 취약점 등에 대해 짚어볼 것을 조언했다.
이 총재는 "주요국 중앙은행들은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에 유효금리 하한(Effective Lower Bound)에 도달하기 시작했고 뒤이은 경기 침체에 대응하는 과정에서 대차대조표를 급격히 확장했다"라며 "선진국의 이러한 비전통적인 정책은 대체로 장기금리를 낮추고 경기를 안정시키는 효과를 거뒀다"고 말했다.
다만 몇 가지 취약점도 존재했다. 포워드가이던스의 적용 조건 및 기간에 대한 커뮤니케이션이 어려움과 '과도한 단순화'로 인해 시장이 불확실성을 과소평가하게 되면 중앙은행은 출구전략을 구사하기 어려워진다는 것.
또 '이자율과 성장률 격차(r-g)'가 0보다 작은 상태가 오래 지속되면 시장이 왜곡되어 재정운용이 방만해지는 부작용이 초래될 수 있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이 총재는 커뮤니케이션의 중요성에 대해 다시 한 번 강조했다. 대표적으로 지난 7월 금융통화위원회(금통위)에서의 사상 첫 빅스텝(한 번에 기준금리 0.5%p) 단행을 사례로 들었다.
이 총재는 "(지난 7월) 인상 시점에는 시장에서 0.50%p 인상이 이미 예견되어 있었기 때문에 인상 자체보다는 향후의 통화정책 경로에 대한 포워드 가이던스가 더욱 중요했다"라고 말했다. 이어 "보다 구체적인 포워드 가이던스를 제시한 것은 시장이 원하는 최소한의 가이던스를 제공하면서도 향후 통화정책 운용상의 신축성을 확보하기 위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끝으로 이 총재는 "인구 고령화 등으로 향후 신흥국 경제가 구조적 장기침체 국면으로 진입할 가능성을 부정하기 어려운 현실을 고려하면, 양적완화와 포워드 가이던스 같은 비전통적 정책수단을 완전히 포기할 수도 없을 것"이라며 "신흥국들은 앞으로 시나리오 기반의 전통적 포워드 가이던스와 같은 보다 정교한 정책체계를 갖추기 위해 노력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신흥국 및 소규모 개방경제가 각자의 여건과 필요에 최적화된 비전통적 정책수단을 갖추기 위해선 중앙은행의 분석 역량, 경험의 축적, 폭넓은 연구가 필요하며 지금과 같은 때야말로 이를 위해 투자할 시기"라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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