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나라 경제성장률에 자칫 '빨간불'이 켜질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올 2분기 민간소비가 성장세를 견인했지만 수출 불확실성이 높아졌기 때문이다. 특히 무역수지(수출액-수입액) 적자는 66년 만에 최대 수준이다. 원화가치가 더 떨어지면 적자폭이 확대될 수도 있다.
4일 산업통상자원부에 따르면 8월 무역수지는 94억7000만달러 적자로 5개월 연속 적자를 이어갔다. 5개월째 무역적자는 글로벌 금융 위기가 있었던 2008년 이후 처음이며, 규모는 무역통계가 작성되기 시작한 1956년 이래 66년 만에 최대치다.
이처럼 무역수지가 위태로운 흐름을 이어간 것은 수입 증가세가 수출 증가율을 상회했기 때문이다. 달러화 대비 원화값이 급락(환율 급등)한 영향도 있다.
◆민간소비로 버틴 2분기
지난달 수출은 566억7000만달러로 전년 동기 대비 6.6% 늘었다. 수출은 지난 2020년 11월 이후 22개월 연속 증가세다. 다만 월별 증가율을 살펴보면 ▲6월 5.4% ▲7월 9.4%로 올 하반기 이후 한 자릿수로 떨어진 모습이다.
반면 수입 증가세가 가파르게 확대되며 무역수지 적자를 키운 것. 최근 수출로 벌어들인 돈보다 수입을 통해 외국에 지불한 돈이 더 많아지고 있다는 의미다.
같은 기간 수입은 전년 동기보다 28.2% 확대된 661억5000만달러로 집계됐다. 원유·가스·석탄 등 주요 에너지원과 원부자재 수입이 크게 증가했기 때문으로 분석된다.
문제는 민간소비다. 민간소비가 뒷받침되지 않을 경우 자칫 우리나라 경제가 흔들릴 수 있다는 우려마저 나온다.
실제 올 2분기 우리나라 실질 국내총생산(GDP)은 민간소비가 주도했다.
한국은행에 따르면 실질 GDP는 전기 대비 0.7% 성장하며 지난 7월 발표된 속보치와 같은 수준으로 나타났다. 민간소비는 2분기 들어 성장률 기여도가 전 분기보다 1.1%포인트(p) 크게 확대됐다. 정부소비 기여도는 0.1%p 수준이다. 반면 순수출(수출-수입)의 기여도는 -1.0%p로 마이너스로 돌아섰다.
다만 하반기까지 민간소비가 높은 수준을 이어갈 지는 확신할 수 없다.
◆"물가 상승·소비 둔화 우려"
특히 한국 경제의 버팀목인 수출이 흔들리면서다. 특히 수출 효자 품목인 반도체 등의 추이도 심상치 않다. 지난달 반도체 수출은 전년 동기보다 7.8% 감소한 107억8000만달러로 집계됐다. 지난 2020년 6월(-0.03%) 이후 26개월 만에 첫 역성장이다.
윤용준 한은 조사국 국제무역팀 차장, 박동현 과장 등은 한은 블로그에 게시된 '최근 무역수지 적자 원인 및 지속가능성 점검'을 통해 "무역수지 변화를 수출입의 단가와 물량 요인으로 구분해 보면, 최근 무역적자 대부분은 수입단가 상승으로 인해 나타났으며 중국의 경기둔화 등에 따른 수출물량 축소도 일부 작용한 것으로 분석된다"라며 "올해 하반기에도 국제유가가 높은 수준을 유지하는 가운데 글로벌 경기둔화의 영향이 본격화되면서 무역적자 흐름이 이어질 것으로 예상된다"라고 내다봤다.
관건은 하반기다. 하반기 수출이 불확실한 상황에서 물가 상승 여파로 인한 소비 둔화까지 더해질 전망이다.
전규연 하나증권 연구원은 "2분기 GDP가 전기비 0.7% 성장하면서 예상치를 크게 상회했다. 민간소비가 호조를 보이고 정부 지출이 뒷받침하면서 내수 주도의 성장을 시현했다"고 설명했다.
그는 이어 "여전히 하반기 한국 경제에 대한 기대감은 높지 않다"라며 "2분기 성장을 견인했던 소비 모멘텀이 하반기에도 이어질 수 있을지에 대한 의구심이 크다. 경기에 대한 기대가 약화되면서 한국 소비자심리가 부진한 흐름을 보이고 있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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