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창용 총재 "외환보유고 전 세계 9위 수준"
다만 경상수지는 8월 적자 전환 가능성 솔솔
"대외거래 수지 악화…외환보유고 감소 압력"
"높아진 환율수준(원화값 하락)과는 달리, 대외건전성 지표들은 큰 변화 없이 안정적인 수준을 유지하고 있다. 종합적인 대외거래 지표인 경상수지도 상반기 중 248억달러 흑자를 기록하는 등 연간으로 상당규모의 흑자 달성에는 무리가 없을 것으로 예상된다."
추경호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은 지난 5일 오전 서울 중구 은행회관에서 열린 '비상거시경제금융회의'에서 이같이 말했다. 최근 강달러 지속에 따른 우리경제 위기 상황에서도 무리 없는 대응이 가능하다는 판단이다.
◆"원·달러 환율 1400원까지 열어둬야"
최근 원화값의 날개 없는 추락이 계속되고 있다. 2009년 금융위기 수준까지 하락했다. 지난 8일 서울 외환시장에서 원·달러 환율은 전 거래일(1384.2원)보다 3.4원 내린 1380.8원에 마감했지만 상승세가 심상치 않다. 환율이 하락세를 기록한 건 지난달 31일 이후 6거래일 만이다.
특히 지난 7일 원·달러 환율은 1384.2원에 마감했다. 이는 2009년 3월 30일(1391.5원) 이후 13년 5개월여 만에 가장 높은 수준이며 5거래일 연속 연고점을 나타냈다.
금융시장에서는 원·달러 환율 단기 고점을 이미 1400원까지 열어둔 상황이다.
오창섭 현대차증권 연구원은 12일 "미국 달러화 강세 및 글로벌 경기침체 논란 등으로 향후 원·달러 환율이 1400원 수준까지 상승할 가능성에 유의해야 한다"라며 "향후 한-미 기준금리 역전에 따른 원·달러 환율 스와프 레이트(swap rate) 마이너스(-) 전환 가능성 등도 감안해야 한다"고 말했다.
전규연 하나증권 연구원도 "원화가 끊임없이 약세 행보를 이어가고 있다. 글로벌 달러 강세의 영향뿐만 아니라 위안화 약세와 수급적인 쏠림이 동반되면서 환율이 급등했다"며 "수급 쏠림 감안 시 원·달러 환율의 상단은 1400원까지 열어둘 필요가 있다고 판단한다"고 설명했다.
◆외환보유고 충분…경상수지는 글쎄
그렇지만 정부는 아직까지의 원·달러 환율은 감내할 수준이란 입장이다. 외환보유액 등 대응 여력이 충분하다는 것.
한은에 따르면 지난달 말 우리나라 외환보유액은 4364억3000만달러로 전월 말(4386억1000만달러)보다 21억8000만달러 줄었다. 외환보유액은 지난 3월부터 6월까지 4개월 연속 감소하다가 외환시장 개입 속도 조절 등으로 전월 소폭 증가한 바 있다. 이후 다시 한 달 만에 감소세로 전환했다.
하지만 아직까지 외환보유고 수준은 문제가 없다는 설명이다.
이창용 한은 총재는 지난 8월 금융통화위원회(금통위) 정례회의 직후 기자간담회에서 "지금 현재 환율이 올라가고 있는 현상이 마치 우리나라 외환시장에 유동성 문제가 있고, 외환보유고가 부족하고 마치 1997년이나 2008년 사태가 반복될 가능성이 있지 않냐는 우려와 중복돼서 이야기가 있는 것 같다"며 "걱정하는 이유는 충분히 알겠지만 현재 상황은 우리나라 통화만 절하되는 게 아니라 달러 강세와 함께 다른 주요 국가의 환율과 다 같이 움직이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국제통화기금(IMF) 기준 150%를 놓고 봤을 때 우리나라 외환보유고가 몇 천 억 달러 모자라고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기준으로 하면 더 많이 모자란다는 보도를 많이 봤다"라며 "제가 IMF에서 왔다. IMF 어느 직원도 우리나라에 와서 150%까지 외환보유고를 쌓으라고 얘기할 사람도 없고, 외환보유고가 전 세계 9위여서 이렇게 외환보유고가 큰 나라는 그런 기준이 의미가 별로 없다. 그런 기준은 신흥국, 규모가 작은 나라를 대상으로 해야 한다"라고 강조한 바 있다.
경상수지만 현재 수준을 이어간다면 원·달러 환율 추세가 위험하지 않다는 분석이다.
한은이 내놓은 '7월 국제수지(잠정)'에 따르면 7월 우리나라의 경상수지는 10억9000만달러 흑자다. 전년 동월 대비 흑자폭은 66억2000만달러 축소됐지만 5월부터 흑자 기조를 이어오고 있다. 흑자폭이 크게 줄어든 데는 경상수지에서 가장 큰 비중을 차지하는 상품수지가 전년 동월 대비 67억3000만달러 줄며 11억8000만달러 적자로 전환한 영향이 컸다.
8월 경상수지 전망을 두고는 금융시장의 우려가 높아지고 있는 상황이다.
김영환 한은 경제통계국 금융통계부장은 국제수지와 관련 "우리나라 8월 무역적자가 94억7000만달러로 사상 최대를 기록하면서 상품수지도 영향을 받을 것"이라며 "무역적자 규모가 이례적으로 컸기 때문에 현재 추세라면 경상수지도 8월에 적자 전환할 가능성이 있다"고 우려했다.
이부형 현대경제연구원 이사대우도 "무역수지, 경상수지 등 주요 대외거래 수지도 최근 악화되면서 외환보유고 감소 압력을 높이고 있다"며 "경상수지 역시 지난해 상반기 417억6000만달러의 59.3% 수준인247억8000만달러에 그친 수준"이라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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