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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되살아난 서울] (120) 맨발의 자유 느낄 수 있는 도봉구 '발바닥공원'

12일 오후 시민들이 발바닥공원에서 산책하고 있다./ 김현정 기자

서울 도봉구에는 건천인 방학천을 따라 조성된 생태 녹지 공간인 '발바닥공원'이 있다. 발바닥공원은 뱀처럼 기다란 선형 모형을 하고 있다. 방학3동 주민센터에서 시작해 도당로까지 이어지며, 총면적은 1만5520㎡이다. 공원 내에는 도봉환경교육센터, 지압보도, 생태연못 등이 마련돼 있다.

 

◆황톳길과 지압길 걸으며 건강 챙겨요

 

지난 12일 오후 한 시민이 발바닥공원 내 맨발산책로에서 걷기 운동을 하고 있다./ 김현정 기자

지난 12일 오후 도봉구 시루봉로6길 33에 위치한 '발바닥공원'을 방문했다. 공원은 지하철 4호선 쌍문역 2번 출구 앞에서 도봉07번 마을버스를 타고 6개 정류장을 이동해 방학3동 주민센터에서 하차하면 나온다. 성냥갑 같은 아파트 단지들 사이에 난 양팔 길이의 좁다란 오솔길을 따라 공원으로 들어섰다.

 

통나무 오두막 모양의 건물 하나가 눈에 들어왔다. 도봉환경교육센터였다. 이곳은 발바닥공원과 연계한 생태교육과 자연환경 체험 활동으로 아이들에게 환경보전 의식을 고취시키고 자원봉사자 운영을 통해 지역 사회 발전 및 환경 보호에 기여하고자 마련된 공간이다. 아쉽게도 이날은 휴관일이어서 내부를 둘러볼 수는 없었다.

 

이달 12일 오후 시민들이 발바닥공원에서 걷기 운동을 하고 있다./ 김현정 기자

센터 밖에는 '여름철 실내온도 26도, 겨울철 난방온도 20도 이하', 'LED 전구 사용', '사용하지 않는 전기 코드 뽑아두기'와 같은 에너지 절약 실천 방법을 소개하는 패널이 설치돼 있었다. 그 옆에는 우체통처럼 생긴 '곤충아파트'가 지어졌다. 아파트에는 다양한 크기의 동그란 구멍을 파 놓은 땔나무가 잔뜩 놓여 있었다. 집게손가락 크기의 벌 한마리가 윙윙거리는 소리를 내면서 바쁘게 날아다니며 곤충아파트 주변을 맴돌았다. 자신이 들어갈 만한 공간을 물색하는 것처럼 보였다.

 

12일 오후 도봉환경교육센터에 곤충아파트가 마련돼 있다./ 김현정 기자

벌이 제집을 찾는지, 못 찾는지 궁금해 한참 동안 왕벌의 비행을 감상하다가 '발바닥 건강길'로 자리를 옮겼다. 길은 오른쪽 발바닥 모양을 본 따 만들어졌다. 바깥쪽 테두리에는 황톳길(150m)이, 안쪽 트랙에는 문어 빨판 같은 둥근 돌기가 두둘두둘하게 솟아난 지압길(95m)이 마련돼 있었다.

 

지난 12일 오후 시민들이 발바닥공원 내 맨발산책로를 이용하기 위해 벤치 근처에 신발을 가지런히 놓이 두었다./ 김현정 기자

동네 주민들을 따라 산책로 앞에 놓인 벤치 아래에 신발을 두고 맨발로 황톳길 체험을 했다. 몰캉몰캉한 황토의 부드러움을 기대했는데 초가을 뙤약볕으로 인해 흙의 물기가 바싹 말라 까끌까끌한 모래 알갱이가 느껴졌다. '앗 따가워, 앗 따가워' 소리를 내며 산책로를 어기적어기적 걸었다.

 

발에 굳은살이 박인 어르신들은 성큼성큼 앞서 나갔고, 삶의 내공이 부족한 젊은이들은 양말을 신고 조심스럽게 한발 한발을 내디뎠다.

 

도봉구는 ▲치매 예방 ▲장 기능 향상 ▲혈액 순환 개선 ▲스트레스 해소 ▲몸속 독소 제거 ▲신경통, 요통 완화를 황톳길 걷기의 기대 효과로 제시했다.

 

 

 

◆족욕장부터 수중 생태 관찰 공간까지··· 아이들 웃음꽃 활짝

 

이달 12일 오후 시민들이 발바닥공원에서 휴식을 취하고 있다./ 김현정 기자

이날 발바닥공원에서 가장 인기 많은 장소는 '족욕장'이었다. 족욕장 가운데에는 부레옥잠, 검정말, 꽃창포 등으로 가꿔 놓은 아담한 연못이 하나 조성돼 있었다. 연못 주변에는 앉아서 쉴 수 있는 목재데크가 설치됐다. 아이들은 나무 의자에 걸터앉아 발장구를 치며 친구들과 신나게 놀았다. 걷기 귀찮아 유모차에 탄 어린이들도 이 근처에 진입하면 자리에서 벌떡 일어나 족욕장으로 달려가 물놀이를 즐겼다.

 

12일 오후 발바닥공원 내 수중 생태 관찰 공간을 찾았다./ 김현정 기자

족욕장을 지나 파란색 차양이 인상적인 수중 생태 공간을 찾았다. 하얀색 바탕에 붉은점이 콕콕 박힌 홍백 비단잉어와 누런색 황금 비단잉어 수십 마리가 연못 안을 유유히 헤엄쳤다. 넋을 빼고 물고기들을 구경하던 한 어린이는 손에 쥔 뜰채를 허공에 휘저으며 '이걸 잡아야하나, 말아야하나' 고민하고 있었다.

 

지난 12일 오후 한 어린이가 발바닥공원 내 수중 생태 관찰 공간에서 물고기들을 살펴보고 있다./ 김현정 기자

테마파크 부럽지 않은 아이들의 놀이터 '발바닥공원'은 어떻게 탄생하게 됐을까. 과거 이곳에는 1960년대 중반에 형성되기 시작한 판자촌이 자리했다. 당시 천변에 무단 투기된 쓰레기와 오물로 인해 비가 내리면 방학천에서 심한 악취가 풍겼다고 한다. 도봉구는 1998년 10월부터 무허가 건물들을 없애고 천변에 생태 공원을 만들어 2002년 개원했다.

 

이달 12일 오후 동네 주민들이 발바닥공원에서 산책을 즐기고 있다./ 김현정 기자

발바닥공원이라는 이름은 평소에는 하찮게 여겨지지만, 건강에 있어 중요한 역할을 하는 우리 신체의 발바닥처럼 예전의 열악한 환경을 개선해 없어서는 안 될 중요한 공간으로 재탄생시켰다는 의미에서 붙인 것이라고 구는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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