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수십 년 동안 누적이 되어 온 부채의 문제인데 이에 대해서 물론 취약계층을 중심으로 지원하기 위해 일부 재정정책 기조도 필요하겠다."
크리슈나 스리니바산 국제통화기금(IMF) 아시아·태평양국장 지난달 25일 서울 중구 한국은행 본관에서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이 같이 말했다. 한국 경제가 충격을 완충할 수 있는 강력한 펀더멘털(한 나라의 경제가 얼마나 건강하고 튼튼한지(기초경제여건)를 나타내는 용어)을 보여주고 있지만 부채를 여전히 우려스러운 요인으로 꼽은 것.
◆韓경제, 가계빚 여전히↑
3일 한은이 발표한 '2분기 가계신용(잠정)'에 따르면 올 2분기 말 기준 가계신용 잔액은 1869조4000억원으로 전분기 말 대비 6조4000억원 늘었다. 가계신용은 지난 1분기에 2013년 1분기(-9000억원) 이후 9년 만에 감소세를 기록했지만 곧바로 증가세로 돌아섰다.
가계신용에서 비중이 가장 큰 가계대출은 전분기보다 1조6000억원 늘어난 1757조9000억원으로 집계됐다. 전분기 사상 처음으로 8000억원 감소한 뒤 가계신용과 마찬가지로 1분기 만에 다시 증가했다.
가계대출 중 주택담보대출은 전분기 대비 8조7000억원(0.9%) 증가한 1001조4000억원을 기록했다. 전분기(8조1000억원)보다 증가폭이 확대됐다.
박창현 한은 금융통계팀장은 "주택 매매 수요 위축 추세에도 불구하고 2분기 주택 매매, 전세 거래가 전분기보다 다소 늘어나면서 전세대출과 집단대출 중심으로 주담대가 늘었다"며 "기타대출 감소폭은 축소되면서 전체 가계대출이 증가했다"고 말했다.
◆금리상승에…대출이자 상승·경기침체 '경고등'
문제는 대출금리다. 국내의 경우 다른 국가와 비교해 높은 변동금리 비중을 기록하고 있다.
한은에 따르면 은행 주택담보대출(전세자금 제외)의 변동금리 비중은 2020년 초부터 상승해 올 8월에는 45.7%로 예년 평균을 상회하는 수준이다.
변동금리는 금리변동위험이 차주에 전가되어 금리 인상기에 원리금 상환 부담이 증가할 수 있다. 최근 한은이 본격적인 금리인상에 나선 만큼 차주들의 부담이 더 커질 것이란 우려가 나오는 이유다.
지난달 은행권 전체 가계대출 금리는 10년 2개월 만에 5%를 넘어섰다. 예금은행의 전체 가계 대출금리(신규취급액 기준)는 전월(4.76%) 대비 0.39%포인트(p) 오른 연 5.15%로 집계됐다. 가계 대출금리는 한은이 본격적인 금리인상을 단행한 지난해 6월부터 16개월 연속 증가세를 이어가고 있다.
박 팀장은 "7월에 빅스텝(기준금리 0.5%p 인상)을 단행하면서 금융채 5년물이 큰 폭 뛰면서 주택담보대출 등을 중심으로 가계대출 금리가 올랐다"며 "미국 긴축 가속화에 대한 시장 기대와 금융채 발행 확대 등에 따른 시장금리 상승도 영향을 미쳤다"고 말했다.
가계대출 이자가 늘어나게 되면 가계소비가 위축될 가능성도 높아지며 경기침체에 경고등이 켜지게 된다.
현대경제연구원에 따르면 가계동향조사 미시자료 분석 결과 올 상반기 중 이자 부담 가구는 전체 가구의 약 35.7% 수준으로 2020년 상반기 이후 증가세가 지속되고 있다. 이자 비용 규모 또한 올 상반기 중 증가세로 돌아섰다.
국내 가계의 평균소비성향이 전반적으로 하락한 가운데 이자 부담 가구의 경우 실질 소비지출도 크게 약화될 수 밖에 없다는 지적이 나온다.
실질 소비지출 역시 올 상반기 전체 가구 0.6%, 이자 미부담 가구 2.5%로 증가한 반면 이자 부담 가구는 -2.4%로 감소세가 확대됐다.
신지영 현대경제연구원 선임연구원은 "최근 국내 경제는 고물가와 고금리 기조가 장기화되면서 이자 부담 가구를 중심으로 한 가계소비 위축과 이로 인한 성장세 둔화 우려가 커지고 있어 적극적인 정책 노력이 필요한 상황"이라며 "고금리로 이자 부담 가구의 부담이 심화될 것으로 우려됨에 따라 이들 중 취약계층에 대한 적극적인 정책적 지원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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