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구로구에는 일반인들이 접하기 어려운 아트북을 테마로 한 공공복합문화공간 '서울아트책보고'가 있다. 앞서 서울시는 지난 2019년 오랜 기간 방치된 송파구 신천유수지 내 옛 암웨이 창고를 리모델링해 전국 최초의 공공헌책방을 만들어 개관했다. '서울책보고'가 큰 인기를 끌자 시는 제2책보고를 조성키로 결정했다. 장소를 물색하던 서울시는 장기간 비어있던 고척스카이돔 지하 1층 유휴공간을 발굴해 이곳에 '서울아트책보고'를 만들어 올 11월14일 문을 열었다.
◆라이팅북부터 팝업북까지··· 아트북 한자리에
지난 11월27일 오후 서울 구로구 경인로 430에 자리한 '서울아트책보고'를 찾았다. 지하철 1호선 구일역 2번 출구에서 구로소방서 방향으로 약 570m(10분 소요)를 걸어 목적지에 도착했다. 고척스카이돔 입구에서 에스컬레이터를 타고 지하 1층으로 내려가면 '서울아트책보고'가 나온다. 서울아트책보고는 단순히 보고 읽은 책의 경계를 넘어 예술 책을 통해 다양한 문화와 예술을 경험하고 체험하는 국내 최초의 아트북 기반 공공복합문화시설이다.
아트책보고는 하늘 위에서 보면 부채꼴 모양으로 생겼다. 부채 손잡이 부분에 있는 출입구서부터 시계방향으로 ▲아트북 체험존(즐겨보고) ▲아트북 전문서점(열린보고) ▲북카페 ▲중정광장 ▲갤러리(아트보고) ▲아트북 열람실(자료보고) ▲워크숍룸(해보고)이 차례로 들어섰다.
가장 먼저 개관 기념 특별전시가 열리고 있는 아트보고로 향했다. 책장에 꽂혀 있는 책들은 여느 책들과 달리 형형색색의 네온사인 조명을 뿜어내고 있었다. 조명의 색은 시시각각 변했다. 오노 요코, 프리다 칼로 등 여성 작가들의 얼굴이 그려진 책 표지가 가장 눈에 띄었다.
갤러리에서 '그 찬란함의 기록'이라는 라이팅북 전시를 선보이는 중인 강애란 작가는 "나를 주목해 주세요, 내 내용을 숙지해 주세요, 나를 통해 당신이 변화하길 바랍니다"는 메시지를 전달하기 위해 책들이 빛을 발산하고 있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아트보고와 연결된 중정광장에서는 기획전시인 '더 매직: 팝업북의 세계'가 진행되고 있었다. 이상한 나라의 앨리스에 나오는 하트의 왕과 여왕, 걸리버 여행기의 소인국 사람들, 빨간 망토에서 할머니로 분장한 늑대 등 동화 속 등장인물들을 구경하는 재미가 쏠쏠했다. 팝업북을 만지고 싶어 안달 난 아이들은 어른들의 눈치를 살피다가 부모들이 잠시 한눈을 팔면 재빨리 책에 손을 가져다 댔다. 꼬마들은 자신들이 엄마, 아빠 몰래 책장을 넘기고 있다는 사실을 그새 잊었는지 팝업북에서 그림이 튀어나올 때마다 '우와!'라는 감탄사를 연발했다.
◆어른 아이 할 것 없이 독서 삼매경
중정광장과 이어진 아트북 열람실 '자료보고'에서는 책에 고개를 콕 박고 독서 삼매경에 빠진 사람들을 목격할 수 있었다. 남녀노소 할 것 없이 모두 책 읽는 데 열중한 모습이 독서에 대한 동기부여를 하기에 충분했는지 도통 책에 관심 없던 아이들도 이곳에서는 책 한 권씩을 손에 쥐고 독서에 열을 올렸다. 책을 다 읽은 아이들은 식당에서 볼 수 있는 서빙로봇에 책을 올려뒀다. 파란색 눈을 가진 서브봇은 열람실 이곳저곳을 휘젓고 다니며 사람들로부터 책을 수거해 사서에게 전달했다. 사람이 앞에 서면 이동을 멈추는 로봇이 신기했는지 뒤뚱뒤뚱 펭귄 걸음으로 서브봇 뒤를 졸졸 쫓아다니는 아이들도 있었다.
아트북 체험존인 '즐겨보고'에는 '서울엄마아빠VIP존'이 조성됐다. 공간의 세 면이 책장으로 둘러싸였고, 가운데에는 들어가 책 읽기 좋은 구덩이가 파여 있었다. 아이들은 낮은 경사로를 미끄럼틀 삼아 오르내리기를 반복했다. 책장에 꽂힌 책을 손 닿는 대로 뽑던 꼬마는 그새 흥미를 잃었는지 엄마를 따라 동화책을 펴들고는 그림을 유심히 살펴봤다. 책장 사이 작은 틈새에 들어가 휴식을 취하는 어린이들도 보였다.
체험존 옆에는 아트북 전문서점인 '열린보고'가 들어섰다. 이곳은 아트북 전문 서점 11곳의 도서와 굿즈를 구매할 수 있는 장소다. 미술·사진·영화 관련 예술 서적을 취급하는 '관객의 취향', 그림책을 주로 다루는 '이루리북스' 등이 입점했다. 다른 대형 서점에서는 비닐에 싸여 쉽게 구경할 수 없었던 아트북들이 견본 서적으로 비치돼 보는 이들의 눈을 휘둥그레하게 만들었다.
아트책보고에서는 일러스트북, 미술작품집, 사진집 등 시각적 요소를 가진 예술 도서부터 책 자체가 작품이 되는 아트북, 아티스트의 책에 이르기까지 1만5000여권의 예술 서적을 마음껏 감상할 수 있다. 문 여는 시간은 평일 오전 11시부터 오후 8시까지, 주말과 공휴일은 오전 10시부터 밤 8시까지다. 월요일은 휴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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