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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되살아난 서울] (158) 한국인의 생활상 엿볼 수 있는 '국립민속박물관'

15일 오후 국립민속박물관을 찾았다./ 김현정 기자

서울 광화문 경복궁을 지나다보면 탑처럼 생긴 좁고 뾰족한 건물을 볼 수 있다. 층고가 낮은 전각과 정전들 사이에서 나홀로 위로 높게 솟은 이 건축물의 정체는 '국립민속박물관 본관'이다. 국립민속박물관은 한국인의 생활문화를 연구·전시하고 교육·보존하는 공간으로, 지난 1946년 남산 시정기념관에 '국립민족박물관'으로 문을 열었다. 이후 개칭과 이전을 거친 국립민속박물관은 1993년 현 건물로 터를 옮겨 개관했다.

 

국립민속박물관 본관 건물은 1966년 '국립종합박물관 설계경기' 공모 특선 당선작이다. 1972년부터 1986년까지 국립중앙박물관으로 쓰였고, 1993년 국립민속박물관이 옮겨와 현재까지 사용하고 있다.

 

◆한국인의 생활문화 한 눈에

 

이달 15일 오후 한 관람객이 국립민속박물관의 전시물을 감상하고 있다./ 김현정 기자

지난 15일 오후 서울 종로구 삼청로 37에 자리한 국립민속박물관을 방문했다. 지하철 3호선 안국역 1번 출구로 나와 경복궁 방향으로 884m(도보 15분 소요)를 걸어 목적지에 도착했다. 국립민속박물관은 하늘 위에서 보면 호리병 모양으로 생겼다. 병 주둥이 부분에 돌탑과 장승, 효자각이 있다. 그 아래에 전통문화배움터, 연자방아, 물레방아, 오촌댁, 제수합이 위치했다. 병의 바닥부분에는 7080 추억의 거리, 놀이마당, 어린이박물관, 본관, 앞마당, 십이지신상이 들어서 있다.

 

가장 먼저 이색적인 풍광을 뽐내는 본관으로 향했다. 본관 정면 계단은 불국사의 청운교·백운교를, 건물 중앙은 법주사 팔상전을, 오른쪽은 금산사 미륵전을, 왼쪽은 화엄사 각황전을 본떠 디자인해서 그런지 건축물 외관이 묘하게 조립식 로봇 같은 인상을 풍겼다.

 

지난 15일 오후 외국인 관광객들이 국립민속박물관의 전시물을 둘러보고 있다./ 김현정 기자

본관에는 한국인의 오늘, 일 년, 일생을 다룬 3개의 상설전시관과 2개의 기획전시실이 마련됐다. '한국인의 오늘' 전시관에는 '쓸모 있는', '자연스러운', '함께 하는'을 주제로 한 것들이 전시됐다. 쓸모 있는 물건들로는 지게와 호미, 자연스러운 것들로는 달항아리, 원반과 찻잔, 함께 하는 일들로는 한강 둔치에서 보내는 여유로운 시간 등을 소개하는 전시가 진행되고 있었다.

 

이달 15일 오후 국립민속박물관을 찾았다./ 김현정 기자

'한국인의 일 년'은 19세기부터 20세기까지 한국인의 1년 생활상을 보여주는 전시로, 계절과 시간의 흐름에 따라 되풀이되는 우리네 삶의 모습이 생생히 묘사됐다. 유령선처럼 생긴 모형 배 하나가 눈에 띄었다. 짚으로 만들어진 배 위에는 사과 등의 과일이 올려져 있었다. 돛과 배의 앞뒤를 연결한 실에는 흰색 천으로 만든 꼬마 귀신 인형들이 대롱대롱 매달려 기괴한 모습을 연출했다. 이것은 제주도에서 의례용 배로 사용하는 물건이었다. 섬사람들은 해녀와 어민의 풍어와 안전을 기원하는 영등굿의 마지막에 제물을 실은 배를 바다로 띄워 보냈다. '배방선'이 마을의 나쁜 기운을 먼 곳으로 가져간다고 여겼다고.

 

15일 오후 국립민속박물관을 방문했다./ 김현정 기자

'한국인의 일생' 전시관에는 조선시대에서 현대까지 한국인이 태어나 죽을 때까지 겪게되는 주요 과정이 그려졌다. 수많은 전시물 중 시아버지가 며느리에게 쓴 편지가 가장 재밌었다. 아들을 낳지 못한 며느리를 위해 시아버지 이중하가 며느리 동래 정씨에게 보낸 서간에는 "순산 후에 국밥은 잘 먹고 있으며, 아이도 장수하게 생겼느냐? 섭섭해하지 마라. 어찌 번번이 아들을 낳겠느냐?"는 위로 아닌 위로의 말이 적혀 있었다. 과거와 달리 요즘은 아들 둘을 낳으면 '목메달', 딸·아들은 '은메달', 딸 둘은 '금메달'이란 우스갯소리가 나올 정도로 여아선호 사상이 강해진 것이 흥미로웠다.

 

◆옛 마을, 근·현대 거리 되살린 야외전시장

 

이달 15일 오후 국립민속박물관 야외전시장 내 '7080 추억의 거리'를 찾았다./ 김현정 기자

본관 실내 전시를 둘러본 후 야외전시장으로 발걸음을 옮겼다. 1970~1980년대 거리를 재현한 '7080 추억의 거리'에서는 타임머신을 타고 과거로 돌아온 듯한 기분을 느낄 수 있었다. LP판으로 벽을 장식한 뮤직 박스가 있는 찻집 '약속다방', 친구·가족들과 사진을 찍고 바로 출력해 가져갈 수 있는 체험형 사진관 '서울사장' 등이 관람객들의 발길을 사로잡았다.

 

15일 오후 외국인 관광객들이 국립민속박물관의 야외전시장을 둘러보고 있다./ 김현정 기자

파스텔톤의 고운 한복을 입은 외국인 관광객들은 문관 형상의 무덤을 지키는 석물 '문인석'과 마을의 안녕과 풍년을 기원하기 위해 동네 입구에 세워놓는 장승 등이 잔뜩 세워진 곳에서 기념사진을 남기며 즐거워했다.

 

이외에도 야외전시장에는 경북 영덕군 영해면 원구리에 있던 남씨 집안의 가옥 '오촌댁', 통일신라 성덕왕릉 호석의 십이지를 본 따 만든 '12지신상' 등이 전시돼 있었다.

 

국립민속박물관의 관람 시간은 3~10월 아침 9시부터 저녁 6시까지이며, 동절기에는 오후 5시까지만 문을 연다. 관람 종료 1시간 전까지 입장해야 하며, 매년 1월 1일과 설, 추석에는 휴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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