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연리뷰] '찌질의 역사' 서툴고 찌질해서 공감되는 청춘들의 이야기
대학로 주크박스 흥행 뮤지컬로 자리매김할까
한마디로 '찌질하다' 그래서 더욱 공감된다!
지난 3일 개막해 오는 8월 27일까지 대학로 수현재씨어터에서 공연하는 뮤지컬 '찌질의 역사'는 그야말로 모두가 공감할 수 있는 찌질했던 청춘의 이야기를 그려내 관객의 공감을 모은다.
서툰 청춘들의 연애 흑역사를 유쾌하게 그린 코믹 뮤지컬 '찌질의 역사'는 2013년 김풍 작가와 만화가 심윤수가 연재한 동명의 인기 웹툰을 뮤지컬화한 작품. 20대에 막 접어든 청춘들의 서툴고 부끄러운 연애의 민낯을 솔직하고 적나라하게 그려가며 어른으로 성장해 가는 청춘들의 모습이 무대 위에서 펼쳐진다.
뮤지컬 '명성황후' '영웅' 등을 제작한 한국 창작 뮤지컬의 선두주자 ㈜에이콤이 야심차게 선보이는 2017년 신작으로 윤호진 연출이 제작총괄을 맡았다.
앞서 열린 '찌질의 역사' 프레스콜에서 윤 연출은 "누구나 사랑 앞에서 찌질했던 순간이 있을 것이다. 사랑에는 용기가 필요하지만, 용기가 없을 때 찌질함이 나타난다. 사랑 앞에서 좌절할 때마다 자신이 저지른 실수에 대해 반성할 용기가 없어 상대방을 탓하는 그 모습이 진짜 '찌질함'이라고 생각한다"며 "이 작품은 용기가 없어 찌질할 수밖에 없었던 네 친구들의 이야기를 있는 그대로 보여주는 찌질 종합선물세트다"라고 연출 의도를 설명했다.
'찌질의 역사'의 주인공은 대학 시절 붙어다니던 4총사 민기, 기혁, 광재, 준석이다. 각자의 삶을 살아가던 서른 네살의 4총사가 서로의 근황을 묻다가 시점은 과거로 돌아간다. 자신의 감정만을 우선시하며 서툰 연애 흑역사를 써내려가는 민기를 필두로 어려운 가정환경과 보수적인 연애관때문에 연애를 두려워하는 소심한 기혁, 분수도 모르고 지나치게 눈만 높은 모태솔로 광재, 연애 고수이지만 정작 본인의 사랑 앞에서는 솔직하지 못한 석현의 이야기가 고르게 전개된다.
'찌질의 역사'는 공감가는 스토리도 인기요인의 하나이지만, 소극장 무대임에도 라이브로 연주되는 명곡들이 특히 인상적이다. 김형석, 김창환, 윤일상 등 국내 가요계를 이끌어온 작곡가들의 수많은 명곡이 3인조 밴드 '토끼굴'의 라이브 연주와 배우들의 열창이 더해져 색다른 감성과 웃음을 선사, 극의 재미를 배가시킨다. 웹툰 '찌질의 역사'를 모티브로 가수 이한철이 작곡한 노래 'Tobacco Lady'와 웹툰에 등장하는 델리스파이스의 '챠우챠우'를 비롯하여 임기훈 작곡가의 '바보', 윤일상 작곡가의 '알 수 없는 인생', 김형석 작곡가의 '당신에겐 특별한 뭔가가 있어요', 김창환 작곡가의 '그러지마', 등 대중에게 익숙한 인기 가요들이 넘버로 사용돼 관객들에게 친숙함을 안긴다. 더불어 1990년대의 추억을 소환하는 소품과 깨알같은 무대 배경은 또 하나의 즐거움으로 작용한다.
고구마 캐릭터 주인공인 서민기 역에 박시환, 박정원, 강영석 배우, 그의 영원한 첫사랑 설하 역에 정재은, 김히어라 배우가 출연하며 송광일, 이휘종, 황호진, 박수현, 윤석현, 손유동, 박란주, 허민진 배우가 함께 무대에 선다. 8월 27일까지 대학로 DCF 대명문화공장 수현재씨어터에서 만날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