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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경기동향

'원高'증시 부담줄까...기업실적과 외국인 수급 딜레마



인천지역에 있는 자동차업체 A사는 최근 2개월 사이에 올해 환율 전망치를 두번이나 바꿨다. 지난해 10월 말 달러당 1150원으로 잡았다가 미국의 추가 금리 인상 우려와 북핵 리스크로 환율이 다시 상승기조(가치하락)로 돌아서면서 재차 수정작업에 들어간 것이다. 원자재를 들여와 가공하는 이 업체의 재무관계자는 "최근 수출에 영향을 미치는 요인이 환율보다 글로벌 수요에 기인하고 있다. 하지만 환율을 무시할 수 없다. 1원 움직일 때마다 순이익이 많게는 수 억원에서 많게는 두 자릿수까지 왔다 갔다 한다"며 걱정했다.

달러당 원화값이 뛰고 있다. 기업들은 어느 장단에 춤을 춰야 할 지 발만 동동 구른다.

서울 여의도 증권가에도 불안의 그림자가 드리웠다. 원·달러 환율이 1100원 밑으로 떨어지면서 원화 강세에 따른 증시 불안이 재현되는 것 아니냐는 우려가 나오고 있다. 원·달러 환율이 기업들의 손익분기점 환율을 밑돈다면 펀더멘털(실적 등 기초체력)로 먹고사는 증시에 부담을 줄 수 있어서다. 한국무역협회는 수출기업의 손익을 결정하는 손익분기점 환율을 중소기업은 1046원, 대기업은 1040원으로 보고 있다.

◆ 증시도 '환율멀미', 1050선 마지노선?

환율이 증시 영향을 주는 메커니즘은 실적과 외국인 수급이다.

먼저 한국처럼 수출 비중이 큰 국가는 원화 강세가 수출 실적 악화를 초래해 주가가 악영향을 받는다.

그렇다면 한국 증시가 버틸 환율은 어느 수준일까.

22일 신한금융투자에 다르면 2012년 이후 원·달러 환율이 100원 하락할 때 코스피 기업 순이익률은 1.0~1.5%포인트 하락했다.

2018년 코스피 예상 순이익률은 7.4%다. 주당순이익(EPS) 예상치는 265.7포인트다. 2017년과 2018년 EPS가 같아지는 2018년 순이익률은 6.5%다. 이에 2017년 6.9%였던 순이익률이 2018년 6.5% 이하로 하락하지 않으면 코스피는 이익은 감소하지 않는다.

신한금융투자는 순이익률 6.5%에 대응하는 원·달러 환율을 1065원로 분석했다.

이 증권사 노동길 연구원은 "편차를 고려해 달러 당 원화값이 1050원~1080원을 하향 돌파하지 않으면 감익을 걱정하지 않아도 된다. 원·달러 환율 하락이 펀더멘털 약화 요인이 되는 순간은 1050원을 하향 돌파할 때다"고 말했다.

한화투자증권 마주옥 연구원은 "환율에 따른 코스피 조정은 일시적일 것이다. 수출에 영향을 미치는 것은 환율보다는 글로벌 수요이다. 오히려 수출 호조가 환율의 강세를 가져오는 것이지, 환율 약세가 수출호조를 이끄는 것은 아니다. 물론 외환위기나 글로벌 금융위기 등에 따른 환율의 급등이 수출에 긍정적인 영향을 미치겠지만, 이는 예외적인 경우로 판단된다"고 말했다.

실제 코스피의 추세적인 상승은 환율의 강세 구간이었다. 원·달러 환율 강세가 무역수지나 경상수지 흑자, 외국인 매수 등의 결과로 나타난 것.

현대차투자증권에 따르면 환율이 5% 하락할 때 코스피는 19% 상승했고, 환율이 10% 하락할 때 27%, 20% 하락할 때 43% 각각 상승했다.

원화 강세가 지속된다면 주식 매각 시의 환차익을 노리고 외국인이 들어올 유인도 커진다. 다만 지금껏 원화 강세 때는 수출기업들의 실적 우려가 부각돼 증시가 하락했지만 이번엔 다른 신흥국들과 차별화된 경제 펀더멘털이 강조되고 있다.

실제 외국인은 지난 8월과 9월에 각각 1조 9967억원, 1조5899억원 어치를 팔아치웠다. 하지만 원화값이 강세에 접어든 10월 이후 4조 5773억원 어치를 순매수(11월21 일기준)했다. 원화값 강세에 베팅하고 있다는 분석이다.

투자측면에서 웃는 개미들도 있다.

전통적으로 원화강세 수혜주로 꼽히는 곳에 투자한 이들이다. 철강, 여행, 항공, 은행주 등이 꼽힌다. 외화부채가 많은 철강과 항공주의 경우 환율 하락시 외화부채 평가이익이 늘어나면서 수익성이 개선되는 효과가 있고 여행주는 해외여행객 증가 기대 등 투자심리가 개선되는 효과가 있다. 은행주는 대표적인 내수주인데다 환율 하락시 외환환산이익 발생 등 회계적 손익도 기대할 수 있다.

◆원화겅세는 韓경제 위혐요인, 경계는 해야

불리한 환율 상황은 기업 실적에 부정적 영향이 불가피해 보인다.

유진투자증권 이상재 이코노미스트는 "수출기업에 미치는 채산성의 악화는 불가피하다. 특히 코스피 상장기업 매출에서 IT를 중심으로 한 수출 매출액이 매우 높음을 감안하면, 4분기 원·달러환율의 전분기비 2.1% 하락은 상향조정되던 코스피 기업의 12개월 선행 주당순이익 전망치의 하향조정요인으로 작용할 수 있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다만, 국제유가와 반도체 가격 등의 상승기조가 전개되는 가운데 내수기업에서는 원화강세가 순이익 개선요인으로 작용한다는 점에서 그 부정적 영향이 일부 상쇄된다"고 덧붙였다.

이 때문에 내수 활성화를 통해 소득 주도 성장을 주문하는 전문가도 있다.

우리은행 민경원 이코노미스트는 "한국 경제의 기존 구조는 수출 의존도가 과도하게 높은 형태, 글로벌 교역 회복이라는 대외 변수에 민감하다.글로벌 교역에서 가장 큰 비중을 차지하는 미국의 보호무역주의는 대외수요 의존도가 높은 한국에 악재로 작용할 가능성이 있다. 수요 부진은 경기악순환으로 이어지기 때문에 상대적으로 안정적이고 불확실성이 낮은 내수시장 활성화 정책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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