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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휘종의 잠시쉼표] 넌 어느 편이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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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국 법무부 장관 후보자의 인사검증이 이상한 방향으로 전개되고 있다. 조 후보자가 법무부 장관으로서의 자격이 있느냐 없느냐를 따지는 게 본질인데, 느닷없이 조 후보자를 지지하면 진보 또는 '좌빨', 반대하면 보수 내지는 '수구꼴통'으로 서로를 내몰면서 나라가 또 다시 두 조각으로 갈라져버린 느낌이다. 반공이냐 아니냐, 호남이냐 영남이냐며 서로 으르렁대던 과거의 모습이 떠오를 정도다.

이번 청문의 당초 목적은 여느 장관 후보자들처럼 조 후보자가 '법률에서 정무직으로 지정한 공무원'인 국무위원으로서 결격 여부가 있느냐를 검증하는 것이다. 그의 철학이나 정책뿐만 아니라 공직자로서의 결격 사유가 있는지를 들여다보자는 것이다.

그런데 조 후보자의 인사검증 과정에서 재산, 가족 등등에 대한 보도가 연이어 나가자 갑자기 '진보대 보수'라는 희한한 논리로 비약되기 시작했다. 물론, 조 후보자를 반대하는 진영에서 인사청문회라는 '기회'를 적극 활용한 배경도 많이 작용했다.

하지만 최근 조 후보자를 비롯해 민주당이나 자칭 진보세력이라고 하는 진영에서 조 후보자에 대한 비판이 나올 때마다 보여주는 자세는 도를 넘어선 게 아닌가 싶을 정도다. 심지어 이런 사람들이 진짜 진보세력인지, 이들이 말하는 진보가 뭔지 의심이 갈 정도다.

친여권의 한 인사는 '적폐들에게 조국 넘기겠다는 자들은 무조건 적(敵)'이라고 표현했으며, 한 유명 시인은 과거 정권에 비하면 조족지혈도 안 되는 사건이라며 조 후보자의 결함은 문제가 안 된다고 주장했다.

지금 우리는 조국이란 '개인'을 평가하자는 게 아니라 법무부 장관 후보자로서의 '공인'을 평가하자는 것이다. 그런데 조 후보자의 흠이 나오자, 그걸 지적하는 사람들을 적폐로 몰아가고 있다. 섬뜩하다. 어디 무서워서 말이나 제대로 할까 겁난다.

왜 그럴까. 조 후보자는 문재인 정부 '개혁의 아이콘'으로 상징되기 때문이다. 그래서 소위 진보를 자처하는 진영에서는 조 후보자에 대해 비판을 하면 개혁을 방해하는 수구세력이라며 집단 광기에 가까울 정도의 비난을 퍼붓는다. 조 후보자의 지지층은 대부분 SNS에도 능하고 적극적인 편이어서 이들의 말과 행동의 파급력은 일반인들보다 크다. 단결력도 좋다. 그래서 파급효과는 배가된다.

그러나 이런 '그들만의 똘똘뭉침'은 그들 속에 포함되지 않은 나머지를 모두 배척하는 부작용을 낳고 있다. 극단적으로는 조 후보자 지지층이 그렇게 혐오하는 보수진영에게 진보진영을 비판하는 빌미만 줄 뿐이다. 오늘도 광화문에서는 느닷없이 조 후보자를 비난하는 개인 시위(?)가 지나가는 행인들의 눈살을 찌푸리게 했을 정도다. 젊은이들은 '겉으로는 사회정의를 외치면서 뒤로는 챙길 것 다 챙겼다'며 386세대를 싸잡아 비판하기도 한다.

조 후보자만이 문재인 정부의 검찰개혁을 완성할 수 있다는 것도 납득하기 어렵다. 좋게 보면 자신감이지만 자칫 오만함으로도 보일 수 있기 때문이다. 오직 조 후보자만이 검찰개혁을 할 수 있다지만 당장 검찰은 조 후보자의 주위를 압수수색하고 있다. 정권의 실세인 조 후보자를 압수수색했다는 점에서 파장이 클 것으로 보인다. 이런 사건에 대해 진보진영에서는 "그래서 더욱 검찰개혁을 해야 한다"고 주장할 수 있겠지만 그 개혁을 반드시 조 후보자가 해야 한다는 건 납득하기 어렵다.

아울러, 과거 민주화와 사회정의를 외치며 진보를 자청했던 후보자가 정작 본인의 자녀나 집안 문제에 대해선 '송구하지만 법적으로 문제가 없다'는 반응을 보인 것도 실망스럽다. 법학교수 출신이어서 누구보다 법을 잘 알기 때문에 그런 말을 했겠지만 한꺼풀 벗겨보니 그들이 적폐라고 비난했던 자들과 크게 다르지 않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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