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시가 택시 기본요금 1000원 인상안을 추진하는 가운데 업계와 시민 모두 불만을 나타내고 있다.(사진은 기사 내용과 관련 없음)./ 메트로DB
서울시가 택시 기본요금을 4000원 인상을 추진하는 것에 대해 택시 업계는 '인상 폭이 작다', 시민들은 '서비스 이용 부담이 크다'며 모두 불만을 나타내고 있다.
서울시는 지난 2일 '택시노사민전정 협의체 4차 전체 회의'를 열고 기본요금 조정, 택시 운수 종사자 처우, 서비스 개선방안 등을 논의했다. 협의체는 이날 택시 기본요금 인상안과 심야 할증시간 확대 등을 확정해 시에 보고했다.
이에 따라 택시 기본요금이 4000원으로 오를 것으로 전망된다. 서울 택시 기본요금은 지난 2013년 2400원에서 3000원으로 인상된 뒤 5년간 동결되어 왔다.
차순선 서울개인택시운송사업조합 이사장은 "1000원 인상은 너무 적다. 기본요금이 최소 1200~1300원은 인상되어야 한다"며 "사후 5년을 바라봤을 때 물가인상분만큼도 못 오르고 최저임금도 못 따라가는 수준이다"고 지적했다.
서울시 관계자는 "아직 구체적인 요금 수준이나 내용이 결정된 게 없다"며 "어제 회의는 택시 정책과 관련한 여러 안건을 논의하는 자리였다. 정책 자문을 구한 거지 의결을 한 것은 아니었다"고 해명했다.
협의체는 이날 회의에서 택시요금 인상 시 운전자 처우개선 수준을 2019년 서울시 생활임금을 충족하는 범위에서 다양한 택시요금 정책을 검토해 서울시가 정하도록 권고했다고 밝혔다.
앞서 시는 지난 1일 내년 서울 생활임금 시급을 올해보다 10.2% 인상한 1만148원으로 확정해 발표했다. 택시 기본요금이 4000원으로 오르면 서울 택시기사의 월평균 소득은 285만원이 된다.
시민들은 택시 요금 인상에 대해 불편한 기색을 드러냈다. 직장인 김정은(31) 씨는 "한 번에 33%를 올리는 건 좀 너무하지 않냐"며 "야근할 때 버스가 끊기면 택시를 이용했는데, 이제 야근 수당에서 택시비를 빼면 남는 것도 없겠다"며 허탈감을 나타냈다.
강서구 화곡동에 사는 이모(34) 씨는 "서울 외곽 지역에 살다 보니 밤늦게 택시를 타면 승차거부를 당할 때가 많다"면서 "서비스는 개선하지 않으면서 요금만 올려달라 하는 건 무슨 심보인지 모르겠다"며 불편함을 토로했다.
서비스 개선과 관련해 시는 승차거부 원스트라이크 아웃제, 승차거부 신고포상금제, 특수목적용 택시(펫 택시) 도입 등을 검토하고 있다.
택시기사 박모(62) 씨는 "기본요금이 충분히 오르면 기사들이 서비스를 하지 말라고 해도 알아서 하게 될 것"이라며 "투입(인풋)이 있어여 산출(아웃풋)이 있는 거 아니겠냐"고 말했다.
한편, 시는 협의체에서 결정한 내용을 바탕으로 대시민 공청회, 시의회 의견 청취, 택시정책위원회 등의 절차를 거쳐 요금 인상안을 확정할 계획이다.
시 관계자는 "요금 인상은 별도의 공청회를 열어 의견을 청취하고, 물가대책 위원회를 여는 등의 과정이 남아있다"며 "아직 확정된 사항이 아니다"고 말했다.